조세영 외교부 1차관, 정부의 독도 관련 수호훈련에 대해 美정부
관계자들이 과도한 반응 보이자 정부의 엄중한 인식 명확히 밝히기도

2일 일본 정부가 한국을 백색국가(화이트리스트)에서 제외하는 결정을 내린것과 관련해 나가미네 야스마사(왼쪽) 주한 일본대사가 서울 종로구 외교부 청사로 초치돼 모두 발언하고 있다. 오른쪽은 외교부 조세영 1차관. 사진=연합뉴스
[데일리한국 안병용 기자] 외교부가 28일 서울 외교부 청사에 해리 해리스 주한 미국대사를 불러 최근 미국 정부가 한국의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지소미아) 종료 결정을 비판하는 데 대해 정부 차원의 공개적 발언을 자제해 달라고 당부한 것으로 확인됐다.

그럼에도 미국 정부 당국자들의 우려 메시지는 계속 터져나오고 있다. 미국 측이 한국 정부의 책임을 거론하며 종료 결정 재고를 요구하는 모양새가 지속적으로 연출되고 있는 형국이다.

정부 소식통에 따르면 조세영 외교부 1차관은 이날 해리스 대사와 면담을 가졌다.

조 1차관은 미국 정부가 한국의 지소미아 종료 결정에 대해 실망했다는 메시지를 공개적으로 반복해서 내놓는 것은 한미 동맹을 강화하는 데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조 1차관은 미국 정부 관계자가 한국의 동해 영토수호훈련에 대해 이례적으로 비판적인 입장을 표명한 데 대해서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언급한 것으로 전해졌다.

외교부는 조 차관이 이날 해리스 대사를 부른 것이 항의의 의미를 담고 있는 ‘초치’가 아닌 ‘면담’이라고 설명했지만 이를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기에는 다소 무리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외교부 장·차관이 특정 현안으로 인해 주한 미국대사를 외교부로 부르고 이를 언론에 공개한 것 자체가 매우 이례적인 일이기 때문이다.

이는 미국 정부 관계자들이 한국의 지소미아 종료 결정과 동해 영토수호훈련에 대해 단순 우려를 넘어서는 수준의 발언을 하는 데 대해 우리정부가 엄중하게 인식하고 있다는 점을 대내외에 확실히 하려는 의도가 담긴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해리스 대사는 “한국 정부의 입장에 대해 알겠다”고 언급하면서 “본국에 관련 사항을 보고하겠다”고 말했다고 외교부는 전했다.

한국 정부가 지소미아 종료 결정 이후 한미동맹에 대한 우려를 일축하고 있음에도 한미 간의 이견은 여전히 언론을 통해 공개되고 있는 상황이다.

마크 에스퍼 미 국방장관은 28일(현지시간) 기자회견을 통해 지소미아 종료 결정에 대한 질문을 받고 “(한일) 양측이 이와 관련된 것에 매우 실망했고, 여전히 실망하고 있다”고 말했다.

랜들 슈라이버 미 국방부 인도·태평양 안보담당 차관보 역시 ‘한미일 안보협력의 중요성’을 주제로 한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공개 강연에서 “(지소미아 종료 결정이) 우리가 동북아에서 직면한 심각한 안보 도전과 관련해 문 정부(한국정부)의 심각한 오해를 반영하는 것일 수 있다는 점을 우리는 우려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슈라이더 차관보는 “한일이 갈등하면 유일한 승자는 우리의 경쟁자들”이라며 "한미일 삼각공조체계의 와해는 중국·러시아·북한 등에게만 이득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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