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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획] ‘외연확장’ 나선 황교안, 한국당 ‘막말’에 발목 잡히나
  • 기자김동용 기자 dy0728@hankooki.com 승인시간승인 2019.06.11 08:55
‘엄정 조치’ 예고했지만 이틀 만에 입장 선회…“막말이라는 말부터 조심해야”
  •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 사진=연합뉴스
[데일리한국 김동용 기자]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외연확장을 목표로 시작한 ‘2차 민생투쟁 대장정’이 기획 단계부터 삐걱거리는 모양새다. 최근 잇따라 소속 의원들이 ‘막말 논란’으로 구설수에 오르자, 당내 일각에선 ‘강경 발언에 중도층이 떨어져 나갈 수 있다’는 우려 섞인 목소리도 새나오고 있다.

지난 6일 취임 100일을 맞이한 황교안 대표는 두 번째 민생투쟁 대장정을 예고했다. ‘1차 민생투쟁 대장정’과의 차이점은 공략 대상이다. 이번엔 소위 ‘집토끼’라 불리는 고정 지지층이 아닌, 여성과 청년 등 당의 취약지지층이 목표다. 이들의 지지를 토대로 본격적인 외연 확장에 나서겠다는 계획이다.

약 두달 간 문을 닫은 국회 상황을 제외하고, 다음 총선과 대선을 준비한다는 측면에서 바라본다면 취지는 나쁘지 않다. 다만 자신을 중도층이라고 생각하는 유권자들이 통상 정치권의 ‘과격한 발언’에 다소 거부감을 느낀다는 점을 고려하면 황 대표의 ‘외연확장 로드맵’의 변수는 ‘민생투쟁 계획’ 자체가 아닌, 당 내외 인사들의 위험수위를 넘나드는 발언이 될 수 있다.

한국당이 본격적으로 ‘막말 논란’에 휩싸인 시초는 지난 2·27 전당대회다. 당시 당대표·최고위원 후보들이 ‘자극적인 언사’에 환호하는 일부 핵심 지지층의 표심을 호소하는 과정에서 과도한 경쟁이 벌어졌고, 정제되지 않은 발언들이 연일 쏟아져 나왔다.

전당대회가 끝난 뒤에도 여야 ‘패스트트랙(국회 신속처리안건 지정) 대치’ 국면을 거쳐 한국당의 ‘장외 투쟁’이 장기화되면서 이 같은 분위기는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다.

이와 관련 정두언 전 새누리당(현 한국당) 의원은 지난 4일 MBC 라디오 ‘이승원의 세계는 그리고 우리는’에 출연해 “지금 (한국당이) 장외투쟁을 하는데 뭔가 비장하다”며 “조금 ‘톤다운’을 해야 하는데, 윗 사람들(당 지도부)이 그렇지 않으니 ‘톤다운’이 안되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정 전 의원은 “빨리 중도층으로 방향을 돌려야 하는데, 왜 방향을 못돌리는지, 그것 역시 지도부의 책임이 있다고 생각한다”며 “지도부에서 먼저 방향을 돌려야 ‘이 방향이 맞는가 보다’하는 것인데, 지도부가 일관되게 강경 보수층을 바라보고 얘기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왼쪽)가 5일 오후 국회 의원동산 앞에서 푸드트럭 체험행사를 하고 있다. 황 대표는 최근 당의 취약지지층인 여성과 청년 등의 지지를 얻기 위한 '2차 민생투쟁 대장정' 계획을 발표했다. 사진=연합뉴스.
일각에선 한국당의 잇따른 ‘막말 논란’이 지지율 하락으로 이어졌다는 해석을 내놓기도 한다.

실제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가 YTN의 의뢰로 3~5일·7일 조사해 10일 발표한 여론(전국 2002명 대상 / 신뢰수준 95% / 표본오차 ±2.2%p 응답률 6.1%)에 따르면 한국당은 2주 연속 완만한 하락세가 이어지며 14주 만에 다시 20%대로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황교안 대표는 당 내외 인사들의 ‘막말’에 소극적인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 지난 5일 국회에서 열린 당대표 및 최고위원-중진의원 연석회의에서 “국민의 신뢰를 떨어뜨리는 언행이 나온다면 엄정하게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예고했던 황대표는 이틀 뒤인 7일에는 “(주변에서) ‘막말’이라는 말부터 (사용을) 조심해야 한다”고 입장을 선회했다.

황 대표는 이날 경기 성남 판교 제2테크노밸리에서 청년 기업가들과 간담회를 가진 후 기자들과 만나 차명진 전 한국당 의원의 ‘문재인 빨갱이’ 발언이 용인할 수 있는 수준인지 묻는 질문에 이같이 답한 뒤 “말의 배경이나 진의가 무엇인지 잘 보면 될 것 같다”며 오히려 차 전 의원을 감싸는 듯한 태도를 보였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황 대표가 (막말 관련) 엄정 조치를 예고한 날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홍준표 전 한국당 대표 등) 당내 일부 인사들이 황 대표의 대응 방식을 지적했다”며 “꼭 그들의 불만이 아니더라도, 당 내에서 ‘왜 우리가 하는 발언만 막말로 몰리느냐’는 불만이 있는 상황에서 황 대표도 ‘(막말) 문책’에 부담을 느꼈을 것 같다”고 나름의 분석을 전했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데일리한국과의 통화에서 “당내 기반이 부족한 황 대표에게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며 “자신의 계파가 있다면 ‘(막말에) 문제가 있다’고 대응할 수 있겠지만 지금은 그럴 수 없다. 그런 맥락에서 해석을 해야 한다”고 풀이했다.

신 교수는 ‘한국당의 잇따른 막말 논란이 황 대표의 외연확장 행보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에 대해서는 “(한국당의 입장에서) 어떤 전략이 더 좋은 것인지 얘기할 수는 없지만, ‘쎈 발언’ 보다는 국민들이 체감하는 경제 분야를 파고드는 게 더 낫지 않겠느냐”라면서 “지금 (그 외 분야에서) 발언의 수위를 높이는 건 합리적인 것 같지 않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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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시간 : 2019/06/11 08:55:19 수정시간 : 2019/06/11 08:5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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