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OA, 13세 소녀 등 일가족 3명이 포함된 '탈북민 8명'의 가족 서울 인터뷰

중국에서 최근 체포된 탈북민 가족들이 30일 VOA에 가족들이 체포된 상황을 설명하며 북송만은 막아달라고 호소했다. 사진=VO
[데일리한국 정하영 기자] 최근 중국에서 13세 소녀 등 일가족 3명이 포함된 탈북민 8명이 중국 공안에 체포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의소리(VOA) 방송은 30일 서울 이연철 특파원이 만난 이들의 가족을 인용해 이같이 보도했다.

이 보도에 따르면 북한을 탈출해 현재 한국에 살고 있는 탈북민 A씨는 30일 VOA 기자에게, 자신의 아들(18)-딸(13)-어머니(60대 후반)가 5월21일 중국·베트남 국경 인접 도시인 난닝(南寧)에서 중국 공안에 체포됐다고 말했다.

A씨에 따르면 가족3명은 지난 11일 강을 넘어 북한을 탈출했다. 이들은 선양(瀋陽)에서 머물다가 제3국으로 이동하기 위해 난닝까지 내려왔다가 잡혔다.

A씨는 "자신의 가족 외에 20대 여성 1명도 함께 체포됐다"며 "이들이 어디에 구금돼 있는지 소재 파악 조차 되지 않고 있어 답답한 심정"이라고 호소했다.

A씨는 "가족들을 한국으로 데려와서 함께 힘을 합쳐 열심히 살아가고 싶었다"며 "일이 이렇게 되니까 지금은 자신의 결정이 후회된다"고 토로했다.

A씨는 "북한에 있을 때 북송된 사람들이 죽어나가는 모습을 직접 목격했었다"면서 "가족들이 북한으로 강제송환되는 것이 가장 우려된다"고 말했다.

또 다른 탈북민 B씨는 자신의 아들이 지난 25일 중국 선양에서 공안에 체포됐다고 밝혔다.

B씨는 "5월25일에 탈북중개인에게 아들 목소리를 듣고 싶다고 해서 12시쯤 아들하고 통화했다"면서 "통화하던 도중에 전화기에서 사람들이 들이닥치고 중국말로 닥쳐라 이런 소리도 막 들리고 그 다음 전화가 끊어졌다"고 설명했다.

B씨는 "그로부터 2시간 후 탈북중개인으로부터 아들이 잡혔다는 소식을 들었다"면서 "아들 외에 다른 남자 1명과 여자 2명 등 모두 4명이 체포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B씨는 "북한에서 살기가 힘들어 중국으로 나가면서 1년만 돈을 벌어 다시 북한으로 돌아가려 했었다"며 "하지만 중국에 더 머물다가 2016년에 한국으로 오면서 아들과는 10년 동안 소식이 끊겼었다"고 설명했다.

B씨는 "그러다가 우연한 기회에 아들 소식을 듣고 한국으로 데려오려다 이런 일이 벌어졌다"고 토로했다.

B씨는 "아들이 공안에 체포되기 전 전화통화에서 하루라도 엄마와 함께 사는 것이 소원이라는 말을 했다"며 "대한민국 정부에서는 조금이나마 저희들에게 관심을 가져주시고 우리의 아픈 이 심정을 조금이나마 이해하시고 살려달라?고 호소했다.

C씨는 B씨의 아들이 체포될 때 자신의 누나도 포함됐다고 밝혔다.

C씨는 "누나 소식을 듣고 하늘이 무너지는 것 같은 심정이었다"면서 "백방으로 수소문했지만 아직 누나를 비롯한 4명이 어디에 갇혀 있는지 조차 확인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C씨는 "북송만 되지 않도록 최대한 노력해주시면 그 이상은 바랄 게 없겠다"면서 "북송만 되지 않게끔 북송만 막아달라"고 호소했다.

VOA는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는 국제인권규약에 가입한 중국이 탈북 난민들을 강제송환하는 것은 명백한 국제법 위반이라고 비난하고 있지만, 중국 정부는 이를 거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중국 정부는 자국 내 탈북자들은 불법적으로 국경을 넘은 범법자이며, 난민이 아니라고 주장하고 있다.

한반도 인권과 통일을 위한 변호사모임(한변)의 김태훈 상임대표는 "중국이 가입한 국제인권규약에는 강제송환금지의 원칙이 있다"고 강조했다.

김 대표는 "이번에 체포된 탈북민들은 한국으로 오려고 했기 때문에 북한으로 송환될 경우 처형되거나 정치범 수용소로 보내지는 등 더 심한 처벌을 받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김 대표는 "A, B, C씨 등과 함께 28일 외교부를 방문해 도움을 요청했는데 외교부로부터 관련 사실을 파악하고 있다는 답변을 들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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