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그에 자신과 유시민 진술서 게재…“누가 동료들의 목 조였나” 진실공방 2라운드 돌입

심재철 자유한국당 의원(위)과 유시민 '사람사는 세상 노무현 재단' 이사장. 사진=연합뉴스
[데일리한국 김동용 기자] 심재철 자유한국당 의원은 6일 ‘1980년 서울의 봄’ 당시 합동수사본부에서 조사를 받았던 유시민 ‘사람사는세상 노무현재단’ 이사장의 진술서를 공개했다.

심 의원은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역사 앞에 서는 각오로 유 이사장과 저의 진술서를 가감없이 국민 앞에 공개한다”며 “누구의 진술이 수사의 가이드라인이 돼 동료들의 목을 조였는지 국민들께서 진술서를 읽어보고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심 의원은 자신의 블로그에 자신과 유 이사장의 진술서(원본+텍스트)를 PDF 파일 형식으로 게재하고 인터넷 주소 링크도 함께 실었다.

심 의원은 “유 이사장은 5월 1일 알릴레오 유튜브 방송을 통해 저와 자신의 합수부 진술서 동시공개를 제안했고, 저 역시 동의했다”며 “2011년 5·18 민주화운동 기록물과 함께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된 ‘김대중내란음모사건’ 기록은 지금까지 국민 앞에 공개된 적이 없다”고 설명했다.

심 의원은 “따라서 ‘김대중내란음모사건’ 재판기록 안에 포함된 합수부 진술서 공개는 국민의 알권리 측면에서도 바람직하다”며 “그 안에 거론된 학생운동가들의 실명은 굳이 익명처리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심 의원과 유 이사장의 ‘진술서 공방’은 지난달 20일 유 이사장이 KBS 예능 프로그램 ‘대화의 희열2’에 출연해 “(합수부에서 진술서를 쓸 때) 누구를 붙잡는 데 필요한 정보와 우리 학생회가 아닌 다른 비밀 조직은 노출 안 시키면서 모든 일이 학생회 차원에서 이뤄진 것으로 썼다”고 주장하면서 불거졌다.

이에 심 의원은 이틀 뒤인 지난달 22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유 이사장이) 합수부에서 쓴 A4 용지 90쪽 분량에 이르는 상세한 운동권 내부 동향 자백진술서는 사실상 그가 진술서에 언급한 77명의 민주화운동 인사를 겨눈 칼이 됐다”고 주장했다.

심 의원은 특히 “그 중 3명은 김대중내란음모 사건의 공동피의자 24인에 포함되는 등 검찰이 재판부에 제출한 핵심증거로 활용됐다”며 “유시민의 진술은 김대중내란음모 사건 판결문에서 증거의 요지로 판시됐다”고 강조했다.

유 이사장은 지난 1일 심 의원의 이 같은 주장을 정면으로 반박했다.

유 이사장은 재단 유튜브 채널에 올린 ‘1980 서울의 봄, 진술서를 말할레오’ 영상에서 “저는 그 진술서를 보면 잘 썼다고 생각한다. 감출 것은 다 감췄고, 부인할 것은 다 부인했다”며 “(제가 조사받은 이후) 500명 가까운 수배자 명단이 발표됐는데 저희 비밀조직 구성원은 단 1명도 그 명단에 올라가지 않았다”고 말했다.

당시 서울대 총학생회 대의원회 의장이었던 유 이사장은 “ 그때 학생회장이나 대의원회 의장은 늘 잡혀간다는 것을 전제로 활동했다”며 “처음에 학생회 간부를 맡을 때 잡혀서 진술하게 되면 뭘 감추고, 뭘 노출할지 사전에 얘기가 돼있었다”고 회상했다.

유 이사장은 “합수부에서 쓴 진술서에는 (당국이) 다 아는 것만 썼다”며 “다른 내용도 비밀이 아닌 별 가치 없는 진술이었다. 김대중 총재의 조종을 받아 시위했다는 진술을 계속 요구받았지만, 알지 못한다고 하며 버텼다”고 강조했다.

유 이사장은 특히 “당시 진술서라는 게 변호인을 대동하고 ‘묵비권을 행사’하는 식이 아니다. 제가 임의로 쓴 것은 하나도 없고 두들겨 패니까 쓴 것”이라며 “말을 안 했다가 들키거나, 사실이 아닌데 어쩔 수 없이 써야만 하는 내용을 쓴 것”이라고 당시 상황을 떠올렸다.

유 이사장은 “심 의원이 본인의 진술서를 공개해봤으면 한다”며 “김대중 내란음모 조작사건 당시 군사법정에 제출된 심 의원의 자필 진술서와 진술조서, 법정 발언을 날짜순으로 다 공개해보면 제 진술서에 나온 내용이 누구 진술서에 제일 먼저 나왔는지 바로 확인할 수 있다”고 말했다.

유 이사장은 “우익 유튜버들이 내가 동지를 밀고했다는 등 헛소리를 한다고 들었는데, 지금까지 한 것은 용서하겠다”며 “이 방송이 나가고 나서 계속 그런 식으로 하면, 제가 송사하는 것을 정말 안 좋아하는데 어떻게 할지 모른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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