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4당 ‘패스트트랙 추진’에 반발…“더 이상 당에 남아있을 이유없어”

“한국당, 어떤 면에서는 힘을 합해야 할 상황도 있어…단독 입당은 아냐”

“바른미래당 내 탈당 상의한 의원들 있어…결심하면 추가 탈당할 것”

바른미래당 이언주 의원이 23일 오후 국회 정론관에서 바른미래당 탈당과 관련한 긴급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데일리한국 김동용 기자] 이언주 바른미래당 의원은 23일 자유한국당을 제외한 여야 4당의 ‘패스트트랙 법안’ 합의안이 추인되자 탈당을 선언했다.

이언주 의원은 이날 오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바른미래당이 더불어민주당의 2중대, 3중대로 전락하고 있는 것을 비판한 것을 빌미로 ‘손학규 지도부’가 나를 징계할 때부터 탈당을 결심했다”며 “하지만 패스트트랙을 저지하기 위해 그 모든 수모를 감내해왔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이 의원은 이어 “이제 더 이상 당에 남아있을 이유가 없다”며 “여기까지가 내 소임인 것 같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나는 단기필마(單騎匹馬)로나마 신(新)보수의 길을 개척하고자 한다”며 “나라를 걱정하는 뜻있는 국민들이 보수정치 세력에게 요구하는 바는 분명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의원은 또 “내년 총선은 반드시 헌법가치 수호세력들이 단일대오가 돼야 한다. 어떤 분열도 정당화될 수 없다”며 “이제 나는 광야에 선 한 마리 야수와 같은 심정으로 보수대통합과 보수혁신이라는 국민의 절대적 명령을 쫓을 것”이라고 향후 행보를 암시했다.

이 의원은 회견 후 기자들을 만나 ‘내년 총선에서 보수 단일대오라면 한국당과 같이 가겠다는 뜻이냐’는 질문에 “어떤 면에서는 힘을 합해야 할 그런 상황도 있다는 현실적인 부분은 인정한다”고 답했다.

이 의원은 “지금 제가 할 일은 한국당을 비롯해 보수가 변화하는데 제가 뭔가 추동력이 될 수 있도록, 당분간 그렇게 해야겠다고 생각한다”며 “결국 변화된 보수와 함께 손을 잡고 심각한 헌법파괴 세력에 대해 경종을 울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바른미래당 이언주 의원이 23일 오후 국회 정론관에서 바른미래당 탈당과 관련한 긴급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 의원은 다만 “(한국당) 입당을 말한적은 없다”며 “한국당이 변하고 새로운 보수세력을 위해 새 한국을 만들어가자고 하면 그때는 통합할 수 있다. 단독으로 입당하느냐, 마느냐의 문제가 아니다”라고 부인했다.

이 의원은 ‘탈당을 상의한 바른미래당 의원들이 있느냐. 추가 탈당에 대해 전망해달라’는 질문에는 “그런 분들이 계시고, 그분들의 생각을 들은적이 있지만, 아직 결심을 하지 않은 상황이기에 이 자리에서 밝히는 건 적절치 않다”며 “(그분들도) 결심하면 탈당할 것”이라고 답했다.

앞서 한국당을 제외한 여야 4당은 이날 오전 10시 일제히 의원총회를 열어 선거제 개혁안,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공수처)법·검경수사권 조정안 패스트트랙 처리 방안을 논의했다.

더불어민주당과 민주평화당, 정의당은 만장일치로 합의안을 의결했으나, 바른미래당은 두 차례 표결에 부쳐 단 1표차(찬성 12, 반대 11)로 추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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