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난 수위 낮춘 채 차기 북미협상에서 폼페이오 빼라고 압박

"김정은 위원장-트럼프 대통령 개인적 관계 좋은 것은 다행"

미국의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왼쪽)과 존 볼튼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오른쪽). 사진=연합뉴스
[데일리한국 박진우 기자] 북한 외무성(외교부)가 차기 북미협상에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아닌 다른 인물이 나오길 바란다는 입장을 밝혔다.

다만 북한은 외무성 공식 담화나 성명이 아닌 외무성 미국담당국장이 언론과 문답을 하는 형식을 통해 수위를 낮췄다.

조선중앙통신은 18일 이런 내용이 담긴 권정근 외무성 미국담당국장과의 문답을 보도했다고 연합뉴스는 전했다.

권정근 국장은 이 자리에서 미국이 빅딜 입장을 고수하면 북미간 핵협상이 진전할 수 없을 것임을 재확인했다.

권 국장은 "앞으로 미국과의 대화가 재개되는 경우에도 나는 폼페이오가 아닌 우리와의 의사소통이 보다 원만하고 원숙한 인물이 우리의 대화상대로 나서기 바랄 뿐"이라고 말했다.

권 국장은 폼페이오만 끼어들면 일이 꼬이고 판이 지저분해진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권 국장은 다행인 것은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사이의 개인적인 관계가 여전히 좋은 것이며 "국무위원장께서 트럼프 대통령과 가까이 지내는 데 대해 기쁘게 생각하고 계시는 것"이라고 말했다.

권 국장은 "이 기회에 국무위원장께서 시정연설에서 천명하신 대미입장에 담긴 뜻을 다시 한번 폼페이오에게 명백히 밝히고자 한다"며 "그 뜻인즉 미국은 우리를 핵보유국으로 떠민 근원, 비핵화를 가로막는 장애물을 제 손으로 올해 말까지 치워야 한다는 것이며, 그렇게 되지 않을 경우 조선반도 정세가 어떻게 번져지겠는지 그 누구도 예측할 수 없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권 국장은 "이에 대해 미국이 올해 말 전에 계산법을 바꾸고 화답 조치를 취해야 하는 것으로 만 사람이 명백히 이해하고 있는 때에 미 국무장관 폼페이오만이 혼자 연말까지 미조(미북) 사이의 실무협상을 끝내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라고 잠꼬대 같은 소리를 하여 사람들의 조소를 자아내고 있다"고 말했다.

권 국장은 "폼페이오가 이런 언행을 일삼고 있는 것이 정말로 말을 제대로 알아듣지 못해서인지 아니면 의도적으로 알아듣지 못하는 척하는 것인지 그 저의는 알 수 없지만, 그가 정말로 알아듣지 못했다면 이것은 대단히 위험천만한 일"이라고 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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