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천안함 폭침·박왕자 피격사건·SNS 발언 등 집중 비판…與, 전문성 부각하며 엄호

김연철 통일부 장관 후보자가 26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곤혹스러운 표정을 짓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데일리한국 김동용 기자] 국회 외교통일위원회가 26일 개최한 김연철 통일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에서 여야는 김 후보자의 과거 ‘SNS 막말’·이념편향성 논란을 두고 공방을 벌였다.

박주선 바른미래당 의원은 “역대 통일부장관 후보자의 인사청문회 중 이번처럼 검증할 사항이 많은 건 처음”이라며 “금강산 관광 중 피격당한 박왕자씨 사건을 두고 ‘통과의례’였다고 주장한 적이 있지 않느냐”고 지적했다.

박 의원은 이어 “통과의례 표현은 남북 간 신뢰부족을 지적하면서 (박왕자씨 사건을) 직접 지칭한 게 아니라고 했지만, NLL(북방한계선) 관련 서해해전 토론회에서는 NLL을 해상경계선 기준으로 확정한 뒤 (남북) 회담하면 성과를 기대못한다고 주장하지 않았느냐”고 질타했다.

이에 김 후보자는 “부적절한 표현은 깊이 반성하고 있다”며 “NLL이나 금강산 관광 문제에 대해서는 발언 취지가 잘못 알려졌지만 제 입장은 확고하다”고 답했다.

김 후보자는 “NLL은 제가 2007년부터 계속 강조했지만, 북방한계선을 지키면서 (남북 관련 협의를) 할 수 있다”며 “금강산 관광(피격사건)은 처음부터 사과와 재발방지가 필요하다고 말해왔다”고 반박했다.

천정배 민주평화당 의원은 “후보자가 2011년 한겨례와의 인터뷰에서 천안함 침몰·연평도 포격이 우발적이라는 식으로 발언했다고 보도됐다”며 “그런데 2018년 1월 저서에서는 북한의 공격으로 천안함이 침몰했다고 썼던데, 그런 표현을 했다는 것 자체가 국민의 안전을 인식 못한 경거망동이고 북한에 대한 편향된 인식으로 비난받아 마땅하다”고 질타했다.

이에 김 후보자는 “그 (우발적이라는) 부분은 천안함 폭침을 지칭하기 보다는 이명박 정부 시절 남북관계가 처한 상황에 대한 (발언) 취지였다”고 해명했다.

실제로 김 후보자의 ‘천안함 폭침 부정’ 논란은 과장된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앞서 한겨례는 2011년 5월 15일 김 후보자와의 인터뷰 내용을 실은 기사에서 김 후보자가 천안함 사건을 ‘우발적 사건’이라는 의견을 밝혔다고 전했으나, 이후 해당 표현은 ‘북한의 소행이 아니다’라는식으로 해석돼왔다.

오히려 김 후보자는 지난해 1월 펴낸 책 ‘70년의 대화’ 267쪽에서는 “2010년 서해에서 북한의 어뢰공격으로 천안함이 침몰했다”라고 확실한 입장을 밝혔다.

정진석 자유한국당 의원은 “(김 후보자가 과거) 세상을 향해 내뱉은 언사들이 전 지식인이나 대학교수라고는 믿기지 않았다. 품위없고 분노에 차있고 거칠고 욕설에 가까웠다”며 “자신의 전공분야인 남북문제 등에 국한하지 않고 세상사 전반에 걸쳐 자신의 의견을 개진했다”고 비판했다.

정 의원은 “여당(더불어민주당) 의원 한분에게도 거의 욕설 가까운 비난, 현직 대통령에게도 비난, 박근혜 전 대통령 향해서는 거의 정신병자 취급을 했고, 중진 정치인에게는 ‘씹다버린 껌’이라는 표현을 했다”며 “너무나도 저질발언이고 욕설, 막말”이라고 언성을 높였다.

정 의원은 “장관이 되라라고는 평소에 전혀 생각 못하지 않았느냐”며 “예상했다면 어떻게 이런 경박하고 천박한 언사를 일삼았겠느냐”고 거듭 비난했다.

이에 김 후보자는 “부적절한 표현에 대해서는 깊이 반성했고, 지명 이후 제 인생을 냉철하게 성찰하는 시간을 가졌다”며 “앞으로도 언동에 대해서는 조심하도록 하겠다”고 고개를 숙였다.

자유한국당 정진석 의원이 26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에서 열린 김연철 통일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질의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여당인 민주당은 김 후보자의 전문성을 부각하며 적극적으로 엄호했다. 다만 일부 의원들은 언행에 신중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수혁 의원은 “정직석 의원이 김 후보자에 대해 거친 표현을 한 것에 유감”이라며 “인권침해적인 발언이라고 생각한다”고 비판했다.

송영길 의원은 김 후보자의 과거 SNS 발언에 대해 “적절치 않다”며 “SNS 특성상 (그런 논란이) 생길 수 있지만, 신중해야 하고, 특히 통일부 장관은 남북관계의 모든 것을 고려해야 하는 중요한 위치라서 다각적으로 발언에 신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원혜영 의원은 “후보자의 판단은 이념에 갇혀있지 않고 현장을 중시하고, 그를 기반으로 창의적으로, 능동적으로, 다각적으로 판단할 수 있는 실용주의자라고 생각한다”며 “앞으로 중요한 때에 능동적인 대북정책을 당부 드린다”고 평가했다.

김 후보자는 원 의원이 “(남북관계 관련) 최고의 전문가라고 생각되는데, 장관이 되면 어떤 부분에 중점을 둘 것이냐”고 묻자 “남북관계의 물꼬를 트는데 노력하겠다”고 답했다.

이석현 의원은 “김 후보자의 청문회 자료를 보고 놀랐다. 청와대 인사검증 7대 원칙 중 어느 하나도 해당이 안된다”며 “전문성을 볼 때도 투철하게 연구한 분이다. 통일부 장관으로서 천연 다이아몬드같은 소중한 분”이라고 치켜 세웠다.

이 의원은 다만 “기고문이나 SNS에 대해 표현과잉은 흠이 있다”며 “앞으로 장관이 되시면 정제되지 않은 표현을 해선 안된다”고 지적했다.

이에 김 후보자는 “그 부분에 대해서는 깊이 반성한다”며 “인간적으로 성숙해지는 계기로 삼겠다”고 자세를 낮췄다.

박경미 의원은 “현장에서 실질적인 역할을 한 만큼 (통일부) 수장을 맡을 적임자라고 생각한다”며 “북한이 6자회담 연기를 선언해 당시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면담했던 경험이 현재의 교착상황에서 빛을 발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저작권자 © 데일리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