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미사일 시험 보면 실망할 것"…北, 위성발사도 안 돼' 사전 경고

제2차 북미정상회담 이튿날인 지난 2월 28일(현지 시각) 도널드 트럼프(사진 왼쪽)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베트남 하노이의 소피텔 레전드 메트로폴 호텔에서 회담 도중 심각한 표정을 짓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데일리한국 최승훈 기자] 북한의 동창리 미사일 발사장 움직임이 포착된 가운데 미국 내 우려가 점점 커지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8일(현지 시각) 토네이도 피해를 입은 앨라배마 주로 떠나기 전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만약 (미사일) 시험을 보게 되면 매우 실망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합의와 맞지 않는 무언가를 한다면 부정적인 쪽으로 놀라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고 연합뉴스가 전했다.

북한의 동창리 복구 움직임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은 사흘 연속 실망감을 표현하면서 발언의 수위를 조금씩 올리고 있다.

트럼프는 이틀 전 북한의 미사일 발사장 복구 움직임이 사실일 경우라는 전제를 달아 "매우 매우 실망할 것"이라고 말했고, 전날에 "조금 실망했다"고 밝힌 데 이어 이날은 "시험을 보게 되면 매우 실망할 것"이라고 말해 북한의 미사일 시험발사를 용납하지 않겠다는 메시지를 명확히 했다.

전날 미 국무부 고위당국자는 긴급 브리핑을 통해 동창리 발사장의 정상복구 관측 보도에 대해 "면밀히 들여다보고 있으며 (당국도) 같은 결론을 내린 건 아니다"라고 전했다.

이어 당국자는 "우주발사체라고 해도 북한의 약속과 부합하지 않는다"며 사전 경고 메시지를 띄웠다.

미국은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 대신 우주의 평화적 이용 권리를 내세워 위성을 탑재한 우주발사체를 쏘아 올린다고 해도 ICBM 기술을 이용한 발사라 허용할 수 없다고 보고 있는 것이다.

한편, 미국 내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동창리 미사일 복구 움직임에 대해 북한이 ICBM 시험발사나 위성 발사에 나설 수 있다고 보는 시각도 있는가 하면, 북한도 북미협상 중단과 트럼프 행정부의 강력 대응이라는 위험요인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는 만큼 신중을 기할 것이라는 분도 나온다.

조엘 위트 미 스팀슨센터 수석연구원은 "상업 위성사진으로 보면 북한이 뭔가를 발사하려고 계획하고 있다고 볼 만한 근거는 없다"고 진단했다.

그는 이어 "하지만 물론 가능성은 배제할 수 없다"며 "만약 북한이 발사를 결심한다면 (ICBM이 아니라) 위성을 탑재한 우주발사체일 것이고 이는 ICBM보다는 낫지만 미국의 부정적 반응을 촉발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AP통신은 "일부 전문가들은 김 위원장이 추가 (미사일) 시험발사를 준비하고 있다는 신호라고 보지만 다른 전문가들은 김 위원장이 단지 2차 북미정상회담에서 합의가 나오지 않은 데 대한 실망감을 표명한 것으로 해석한다"고 보도했다.

수미 테리 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선임연구원도 전날 토론회에 참석해 "북한이 도발로 귀환하는 것으로 보지 않는다"며 "트럼프 대통령에게 보내는 압박 전술의 메시지이자 문재인 대통령에게 '중재자가 되어달라'며 보내는 메시지"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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