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서 면담…文 “안전한 작업장과 차별 없는 신분보장 이루는 큰 계기 되도록 최선”

문재인 대통령이 18일 오후 청와대에서 태안화력 발전소에서 사고로 숨진 비정규직 노동자 고 김용균 씨 어머니 김미숙 씨를 비롯한 유가족을 만나 위로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데일리한국 안병용 기자] 문재인 대통령은 18일 고(故) 김용균씨 유가족을 만나 애도의 뜻을 표한 뒤 “앞으로 더 안전한 작업장, 차별 없는 신분보장을 이루는 큰 계기가 되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오후 4시30분부터 5시15분까지 45분 동안 고 김용균씨 유가족을 면담하며 “스물네살 꽃 다운 나이의 김용균씨 안타까운 사고 소식을 듣고 가슴이 아팠다”며 이같이 밝혔다고 김의겸 대변인이 서면 브리핑을 통해 전했다.

문대통령은 “특히 첫 출근을 앞두고 양복을 입어보면서 희망에 차있는 동영상을 보고 더 그랬다. 모든 국민들이 마음 아파했을 것”이라면서 “그래도 자식 잃은 부모의 아픔을 다 헤아릴 수는 없을 것이며, 간접적으로 애도의 마음을 전했지만 이 자리를 빌어서 진심으로 애도의 뜻을 표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사고 이후 조사와 사후 대책이 늦어지면서 부모님의 마음 고생이 더 심했으나 다행히 대책위와 당정이 잘 협의해서 좋은 합의를 이끌어내서 다행”이라며 “대책위 여러분 수고가 많았다”고 격려했다.

문 대통령은 “어머니 말처럼 용균이의 죽음이 헛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는 우리 모두가 노력을 해야 한다”면서 “작년과 재작년에 타워크레인 사고가 빈발해 꽤 많은 사람들이 희생됐으나 집중대책을 세우니 사고는 나더라도 사망자는 발생하지 않고 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생명과 안전을 이익보다 중시하도록 제도를 만들어야 한다”면서 “공공기관 평가 때도 생명과 안전이 제1의 평가 기준이 되도록 하고,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에도 속도를 내겠다”고 약속했다.

그 는 “대책위와 합의된 사항에 대해서는 당도 잘 이행되도록 끝까지 챙겨달라”면서 “그렇게 해야 용균이가 하늘나라에서 ‘내가 그래도 좀 도움이 됐구나’ 생각할 수 있지 않겠느냐”고 당부했다.

이에 김용균씨의 아버지 김해기씨는 “대통령이 용균이의 억울한 죽음을 다 알고 계셔서 너무 고맙다”면서 진상 규명과 책임자 처벌이 이뤄져서 더 이상 동료들이 억울한 죽음을 당하지 않도록, 절대 꽃다운 나이에 목숨을 잃지 않도록 해 달라”고 말했다.

김용균씨의 어머니 김미숙씨는 “우리 용균이가 너무나 열악한 환경에서 죽음을 당해 너무 억울하고 가슴에 큰 불덩이가 생겨, 진상조사만큼은 제대로 이뤄질 수 있도록 대통령이 꼼꼼하게 챙겨주길 바란다”면서 “책임자도 처벌할 수 있도록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을 만들어 생사의 기로에 서있는 용균이 동료들이 더 이상 죽음을 당하지 않도록 해달라”고 요청했다.

이날 면담이 끝난 뒤 문 대통령은 본관 앞 현관까지 유가족들을 배웅했으며, 차가 떠나는 모습을 끝까지 지켜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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