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 "미래로 가기 위한 과제는 '통합'…챙겨야할 사람·계파 없어"

오세훈 "내년 총선, 수도권에서 승리하려면 합리적 개혁보수 뽑아야"

김진태 "확실한 우파정당돼야…'5·18 공청회' 징계받지 않게 도와달라”

자유한국당 3차 전당대회 충청ㆍ호남권 합동연설회가 14일 오후 대전 한밭운동장 다목적체육관에서 열렸다. 왼쪽부터 당 대표에 출마한 황교안, 오세훈, 김진태 후보들이 당원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데일리한국 김동용 기자] 자유한국당 2·27 전당대회 후보들의 첫 합동연설회가 14일 대전에서 열렸다.

당대표 후보로 나선 황교안 전 국무총리는 ‘통합’을, 오세훈 전 서울시장은 ‘확장성’을, 김진태 의원은 ‘선명성’을 강조하며 지지를 호소했다.

당권주자 3인은 ‘자유한국당 3차 전당대회 충청·호남권 합동연설회’에서 자신이 2020년 총선의 승리를 이끌 적임자라고 주장했다.

자유한국당 대표 후보로 나선 황교안 전 국무총리가 당원들에게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황교안 "절실한 과제는 '통합'…챙겨야할 사람·계파 없어"

우선 기호 1번 황교안 후보는 “이제 통합의 울타리를 넓히고 혁신의 속도를 높여 총선 승리와 정권교체의 길로 나아가야 한다”며 “그 첫 관문이 이번 전당대회”라고 힘줘 말했다.

황 후보는 ‘탄핵정국 총리’ 꼬리표를 의식한 듯 “서로에게 손가락질하는 일은 이제 그만 끝내야 한다”며 “과거가 아니라 미래를 바라보면서 이번 전당대회를 새로운 희망의 축제로 만들어 나가자”고 목소리를 높였다.

황 후보가 ‘혁신’ ‘미래’ ‘희망’ 등의 표현을 강조한 것은 정치신인 특유의 신선한 이미지를 내세운 것으로 보인다.

이는 ‘낡은 보수’를 지양하고 ‘신(新)자유우파’를 지향하는 콘셉트(concept)를 강조하면서 기성 정치인들과의 차별화를 꾀한 것으로 풀이된다.

황 후보는 “우리가 대한민국을 위기에서 구해야 한다. 이를 위해 내년 총선서 압승하고 그 힘으로 정권을 찾아와야 한다”며 “이를 위해 무엇보다 절실한 과제가 바로 통합”이라고 역설했다.

황 후보는 “당의 통합을 최우선 과제로 삼겠다”며 “저에게는 챙겨야 할 사람도, 계파도 없다. 오로지 당원동지 여러분과 국민 뿐”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이같이 ‘청산’ 혹은 ‘타파’가 아닌 ‘통합’이라는 표현을 강조한 황 후보의 연설은 사실상 ‘친박(친박근혜)계’로 분류되는 자신의 이미지를 일정부분 희석시키면서 상대적으로 온건한 성향의 친박계의 지지도 확보할 수 있는 전략으로 분석된다.

자유한국당 대표 후보로 나선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당원들에게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오세훈 "내년 총선, 수도권 승리 위해서는 중도층 표심 얻어야"

기호 2번 오세훈 후보는 “이번 전당대회는 내년 총선을 이끌 간판이자 얼굴을 뽑는 대회”라며 “오세훈만이 내년 총선을 승리로 이끌 수 있다”고 역설했다.

오 후보는 “황교안·김진태 후보, 물론 훌륭하지만 적어도 수도권에서는 필패”라며 “정당지지율이 아직 더불어민주당의 절반밖에 되지 않는 수도권에서 이기려면 중간지대인 중도층과 부동층의 표심을 얻어야 하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오 후보는 “저는 1000만 시민의 생활을 보듬은 지방행정가(서울시장) 출신이다. (저를 보면) 생활 보수, 개혁 보수가 생각이 나는데, 황교안·김진태 후보를 보면 무슨 생각이 나느냐”며 두 사람을 ‘이념형 지도자’라고 평가했다.

오 후보는 “(그러나) 박빙의 승부처 수도권과 중부권에서는 정치 싸움에 전혀 관심이 없다”며 “이분들의 표심을 얻어야 (총선에서) 이길 수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오 후보는 “합리적 개혁 보수주자로서 수도권·중부권 총선을 반드시 승리로 이끌겠다”며 “이것이 바로 언론에서 말하는 오세훈의 강점, 확장성”이라고 호소했다.

실제로 일부 언론과 정치권 일각에서는 오 후보의 최대 강점으로 확장성을 꼽는다. 서울·경기·인천 등 수도권에 어필할 수 있는 ‘중도 이미지’가 기대요인이다.

다만 이들 후보와 비교해 다소 약하다고 평가받는 영남기반은 약점이다. 무상급식 찬반 투표를 추진해 서울시장직을 사퇴한 것과 탄핵정국 때 바른정당에 입당해 ‘배신자’ 낙인이 찍힌 점도 아킬레스건으로 꼽힌다.

자유한국당 대표 후보로 나선 김진태 의원이 당원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김진태 "확실한 우파정당 약속…'5·18 망언 공청회' 징계받지 않게 도와달라"

기호 3번 김진태 후보는 “제가 당대표가 되면 우리당은 그때 비로소 확실한 우파정당이 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김 후보는 이번 전당대회를 앞두고 작년 말부터 박근혜 전 대통령의 열성지지자 모임인 ‘태극기부대’ 회원들의 당원가입을 적극 추진하는 등 황교안·오세훈 후보와 비교해 이념적 선명성은 유리한 고지에 올라있다.

다만 김 후보는 이른바 ‘5·18 망언 공청회’와 관련 당 중앙윤리위원회에 회부돼 전당대회를 마칠 때까지 징계가 유보된 상태다.

이에 일각에선 김 후보가 당대표로 선출되지 않을 경우 최대 ‘당원권 정지’ 징계를 받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이를 의식한 듯 김 후보는 “만약 제가 당대표가 안되면 당에서 쫓겨날 수도 있다”며 “(당원) 여러분이 저를 지켜주셔야 한다. 마지막 날 당대표가 될 때까지 확실히 지지해 달라”고 호소했다.

김 후보는 또 “문재인정부의 ‘100대 촛불입법’을 거의 다 막았다. 수많은 선심성 퍼주기 법안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막았다”며 “그런데 당으로부터 표창장을 받기는커녕 법사위에서 쫓겨 났다. 이런데 제대로 된 당이라고 할 수 있느냐”고 불만을 토로하기도 했다.

한편 한국당은 이날 충청·호남권을 시작으로 오는 22일까지 대구·경북, 부산·울산·경남·제주, 서울·인천·경기·강원 등 네 차례의 권역별 합동연설회를 개최한다.

한국당은 23일에는 오전 6시부터 오후 5시까지 책임당원과 일반 당원을 대상으로 모바일 투표를 진행하며, 27일 전당대회 당일에는 대의원 현장투표를 실시한다.

저작권자 © 데일리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