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표 제출 9일만에 문자메시지 통해 첫 입장 표명…"할 수 있는 것 다 해"

탁현민 청와대 의전비서관실 선임행정관. 사진=연합뉴스
[데일리한국 안병용 기자] 탁현민 대통령 의전비서관실 선임행정관은 16일 기자들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내 청와대 근무를 그만두겠다는 뜻을 재확인했다.

지난 7일 사표를 제출한 것에 대해 오히려 승진 얘기도 나오는 등 온갖 추측이 잇따르자 탁 행정관 본인이 직접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탁현민 행정관은 사표 제출 9일만인 이날 먼저 진짜 나가는 것이냐는 논란에 대해 “지난 20개월 동안 가장 많이 받은 질문이며 가장 많이 했던 답”이라면서 “나가고 싶고, 나가겠다고 했고, 기회가 있을 때마다 실행에 옮겼으며, 이번에는 가능할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탁 행정관은 공석중인 의전비서관 자리로 승진할 수도 있다는 관측에 관해서는 “의전 비서관 자리 두고 걱정과 우려가 많으신데 안 그러셔도 된다. 제 자리가 아니다”고 일축했다.

탁 행정관은 사직서를 제출한 이유에 대해서는 “기획자이며 연출가가 어떤 일을 그만 둘 때는 세 가지 이유가 있다. 그 일이 끝났거나, 더 이상 새로운 아이디어가 없거나, 입금이 안되었거나”라면서 “바닥 났다. 밑천도 다 드러났고. 하는 데까지, 할 수 있는 것까지는 다 했다. 새 감성과 새 시각이 필요한 시점이다. 저도 다시 채워야 할 때”라고 밝혔다.

탁 행정관은 자신을 대체할 후임자에 대해선 “20개월 동안 제가 혼자 일하지 않았다. 지난 시간 동안 무언가 성취가 있었다면 그것은 절대 혼자 한 것이 아니다”면서 “겸손이나 듣기 좋으라고 하는 말이 아니라 사실이 그렇다”고 언급했다.

그는 이어 “청와대 행사라는 것이, 그저 찻잔 하나 놓는 일이라 해도 많은 고민과 협의·협업의 과정이 필요로 한다”면서 “누구 한명 빠졌다고 일이 안 되거나 문제가 생기지 않는다. 청와대에서는 대통령 한 사람을 빼고는 누구도 언제든 대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자신 외에도 대체될 인력은 충분하다고 설명했다.

탁 행정관은 “왜 이렇게 화제가 되었나도 생각해 보았다”고 언급했다. 그는 “먼저 언론에서 화제로 만들어 주었고 그리고 나서 화제가 되었다고 화제를 삼으니 화제가 됐고, 그러고 나서는 그냥 지나가도 화제, 얼굴만 비추어도 화제, 심지어는 얼굴이 안보여도 화제가 되더라”면서 “그러니 ‘너는 왜 화제가 되었느냐’고 묻지 말아 달라. 뭐라 드릴 말씀이 없다”며 글을 끝맺었다.

탁 행정관은 10여 전 출간한 자신의 자서전에 드러난 왜곡된 성의식 논란으로 청와대 입성한 뒤 줄곧 야당과 여성계를 중심으로 한 시민단체로부터 사퇴 압박을 받아왔다. 이에 못이긴 탁 행정관 역시 지난해 6월 사표를 제출했으나, 당시 임종석 비서실장은 “첫눈이 오면 놓아주겠다”며 그의 사의를 반려한 바 있다. 사표를 제출한 지 두 번째인 이번에는 탁 행정관이 청와대를 떠나겠다는 마음이 완곡한 것으로 전해지면서 문재인 대통령이 어떤 결정을 내릴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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