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북사업 속도 내고 있는 현대그룹에 남북평화 잘 풀릴 것이란 자신감 내비쳐

‘남북평화=경제대국’이란 평소 지론, 다시 한번 강조…‘남북경협 선도기업’ 공인

문재인 대통령이 15일 오후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2019년 기업인과의 대화를 마친 뒤 기업인들과 청와대 경내를 산책하고 있다. (왼쪽부터) 구광모 LG 회장,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강호갑 한국중견기업연합회장, 정의선 현대차 수석부회장, 방준혁 넷마블 의장, 최태원 SK회장,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 문 대통령, 노영민 비서실장,서정진 셀트리온 회장, 김수현 청와대 정책실장,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 사진=연합뉴스
[데일리한국 안병용 기자] 문재인 대통령은 15일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에게 한반도 평화를 이룰 수 있다는 자신감을 피력했다. 현대그룹은 개성공단과 금강산관광 등 대북사업을 가장 활발하게 했던 기업으로, 현정은 회장은 최근 남북 화해 분위기에 발맞춰 관련 사업에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상황이다.

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기업인과 대화를 가진 후 청와대 경내 산책을 가졌다. 이 자리에는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 방준혁 넷마블 의장,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 강호갑 중견기업연합회장 등이 함께 했다.

문 대통령은 대북사업과 관련된 현정은 회장에게 “요즘 현대그룹은 희망 고문을 받고 있죠”라면서 “뭔가 열릴 듯 열릴 듯하면서 열리지 않고 있는. 하지만 결국은 잘될 것”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산책을 마칠 때는 현 회장과 악수하면서 “속도를 내겠습니다”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남북관계가 잘 풀려나갈 것이니, 걱정 말라는 뜻으로 풀이된다.

현대그룹은 지난 1998년 금강산관광을 시작으로 개성공단 개발·관광 등 남북 경제협력 선도기업으로 자리매김해 왔다. 그 중심에는 계열사인 현대아산이 있었다. 그러나 참여정부가 물러나고 보수 정권이 들어선 2008년 이후에는 대북사업이 중단되면서 회사경영에 어려움을 겪어왔다.

현대그룹은 문재인정부 출범 후 남북 관계가 개선될 기미를 보이자, 대북관련 사업 재개를 위해 많은 공을 들여오고 있다. 특히 현 회장은 지난해 11월 금강산관광 20주년을 맞아 1박2일 일정으로 방북 일정을 소화하기도 했다. 최근에는 배국환 전 기획재정부 차관을 현대아산 대표이사 사장으로 영입하는 등 남북경협 사업에 강한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문 대통령의 이날 ‘격려’ 발언은 현 회장으로선 대북사업을 진척시키는 데 적잖은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현대그룹은 남북경협을 추진하는 한국 정부와 대북 제재 이행을 촉구하는 미국 정부 사이에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라는 불만섞인 속내를 언론을 통해 슬며시 내보여왔기 때문이다.

문 대통령은 취임 후 남북평화가 이뤄지면 경제대국을 이룰 수 있다는 언급을 그간 수차례 해왔다. 문 대통령이 이날 내보인 평화에 대한 자신감 역시 이러한 배경과 그의 확고한 철학에서 나온 것으로 풀이된다. 현대그룹은 문 대통령으로부터 다시 한번 ‘남북경협의 선도기업’이란 지위를 공인받게 된 셈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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