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홍준표 행보는 '변수'…전대 룰 확정 후 '출마 여부' 결정할 듯

오세훈 전 서울시장(왼쪽)과 김태호 전 경남도지사. 사진=연합뉴스
[데일리한국 김동용 기자] 제1 야당인 자유한국당의 새 당대표 선거는 오세훈 전 서울시장과 김태호 전 최고위원의 2파전이 될 전망이다.

새 지도부를 뽑는 한국당 전당대회는 2월27일 열린다. 당대표로는 자천·타천 10여명의 후보가 거론되고 있다.

오세훈 전 시장은 대권잠룡이라는 중량감과 높은 인지도·확장성이 강점으로 꼽힌다.

그는 비박(非박근혜)계로 분류되지만 차기 대선을 염두에 둔다면 중도층은 물론, 일부 친박(親박근혜)계의 표심까지 기대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오 전 시장은 작년 11월 한국당에 입당한 후 국회 의원회관을 돌며 당 소속 의원들과 인사를 나누는 등 접촉면을 넓히는데 주력해왔다.

그는 지난 3일에는 수원 경기도당 신년인사회에 참석해 기초단체장과 지방의원 뿐만 아니라 당원들에게도 눈도장을 찍었다.

김태호 전 최고위원은 두번의 경남도지사와 두번의 국회의원을 역임했다.

김 전 최고위원은 작년 6·13 지방선거에서는 김경수 현 경남지사와 접전을 펼치며 경쟁력을 입증했다. 그는 중량감에서 오세훈 전 시장에게 뒤지지 않는다는 평가다.

다만 오 전 시장이 '확실한 비박'으로 분류되는 반면, 김 전 최고위원은 '확실한 친박'으로 분류하기엔 애매한 부분이 있다.

김 전 최고위원은 과거 이명박정부 시절 국무총리 후보자로 지명되는 등 친이(親이명박)계, 혹은 비박계로 분류됐으나, 박근혜정부에선 청와대와 각을 세운 당시 유승민 새누리당 원내대표의 사퇴를 촉구하는 등 친박계로 노선을 변경했다.

그러나 중앙당 정치에서 적지 않은 시간 동안 거리를 뒀다는 점과 6·13 지방선거에서 당시 홍준표 한국당대표의 요청을 받아 경남지사 후보로 출마한 부분을 고려하면 ‘제2의 나경원(한국당 원내대표)’이 될 가능성도 있다.

이들의 당권 도전을 위협할 만한 변수 또한 원외 인사들이다. 우선 범야권의 유력한 대권주자로 떠오른 황교안 전 국무총리의 전대 등판 여부가 관건이다.

황교안 전 국무총리. 사진=연합뉴스
황교안 전 총리는 지난해부터 일부 친박계 의원들이 전대 출마를 권유했으나, 아직 확실한 입장을 정하지 못한 상태다.

다만 당내 기반이 약해 두 달도 남지 않은 기간 동안 당원들을 대상으로 하는 경선에서는 승리하기 쉽지 않다는 점에서 출마 여부를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시각이 적지 않다.

이에 당내 일각에선 황 전 총리가 차기 총선을 통해 원내로 진입한 뒤, 대권을 노릴 것이라는 관측에 좀 더 무게가 실린다.

6·13 지방선거 참패의 책임을 지고 당대표직에서 물러났던 홍준표 전 대표의 출마 여부도 변수로 꼽힌다.

황 전 총리와 마찬가지로 범야권 대권주자 중 한명으로 평가받는 홍 전 대표는 개인 유튜브채널인 'TV홍카콜라'와 SNS 등을 통해 현 정부의 정책을 원색적으로 비판하며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고 있다.

지지층의 결집으로 TV홍카콜라는 12월18일 첫 방송 이후 20일 만에 구독자는 20만명을 돌파, 누적 조회수도 500만을 넘어선 상황이다.

황 전 총리와 홍 전 대표는 당내 기반이 약하지만, 당원투표와 여론조사 반영비율에 따라 타후보들에게 충분히 위협이 될 수 있다. 이에 당내 일각에선 이들이 ‘전대 룰이 정해진 뒤에 출마여부를 확실히 결정하지 않겠느냐’는 분석도 나온다.

지난 2017년 4월 26일 자유한국당 공식 유튜브 채널 '오른소리'에 게시된 홍준표 당시 대선후보의 홍보영상. '오늘도 할 말은 한다'는 설명과 함께 홍 후보를 청량음료처럼 시원하게 발언한다는 의미로 '홍카콜라'라고 표현했다. 사진='오른소리' 방송화면 캡처
이밖에 당권주자 후보군으로 거론되는 인사는 심재철(5선), 정우택·주호영·정진석(이상 4선), 김성태·안상수(이상 3선), 김진태(재선) 의원과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 등이다.

한편 한국당은 이번 주 차기 지도체제를 확정하고, 다음 주에는 전대 경선 룰 작업을 마무리 지을 예정이다. 전대 장소는 일산킨텍스로 이미 확정됐다.

지도체제는 당대표와 최고위원을 분리해 선출하는 '단일성 집단지도체제'(현행)와 득표순으로 당대표·최고위원을 통합 선출하는 '합의형 집단지도체제' 중 현행 방식 유지 의견이 더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단일 지도체제는 당대표가 막강한 권한을 갖는 반면, 집단 지도체제는 최고위원이 당대표와 권한을 함께 행사한다는 차이점이 있다.

일반적으로 당대표 선출 가능성이 높은 후보들은 단일 지도체제를, 상대적으로 지지세가 약한 후보들은 집단 지도체제를 선호하는 경향을 보인다.

현재 오세훈 전 시장과 김태호 전 최고위원, 정우택·정진석 의원은 단일 지도체제를 선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당은 이번 주 내 의원총회를 열어 지도체제 형태를 결정한 뒤, 오는 17일 상임전국위원회와 전국위원회에서 지도체제 형태를 확정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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