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마지막 수보회의 주재…“개혁, ‘밑빠진 독에 물붓기’라도 지쳐선 안돼”

“청와대 직원들, 더 엄격한 윤리적·도덕적 기준 따라 처신·언행 조심해야”

문재인 대통령이 31일 오후 청와대 여민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데일리한국 안병용 기자] 문재인 대통령은 31일 "한반도의 비핵화와 평화를 되돌릴 수 없는 단계로까지 진도를 내야 한다"며 "사람중심 경제가 옳은 방향이고 국민들의 삶을 좋아지게 했다고, 더 많은 국민들이 공감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청와에서 열린 올해 마지막 공식일정인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이같이 말한 뒤 "그러려면 경제의 활력을 높이면서 국민들이 피부로 느끼는 고용과 분배 등 민생의 어려움을 개선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문 대통령은 "올해는 사람중심경제로 경제 패러다임이 전환된 원년이기도 하다"며 "최저임금 인상으로 가계 실질소득이 높아졌고, 보육비와 의료비 등 필수생계비는 낮아졌다. 기초연금, 장애인연금, 아동수당 등을 올려 사회안전망도 확충했다"고 평가했다.

문 대통령은 "소득주도성장뿐만 아니라 갑을관계 개선, 일감 몰아주기 근절 같은 공정경제 분야, 규제혁신과 사상 최고치의 벤처 투자, 전기·수소차의 보급 확대 등 혁신성장에서도 성과가 있었다"며 "보호무역주의와 통상마찰의 어려움 속에서 우리는 수출 6000억달러, 세계 6위 수출 대국이라는 역사를 새로 썼다"고 힘줘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어 "국민소득 3만달러와 인구 5000만명을 넘는 경제 강국 '30-50클럽'에 세계에서 7번째로 가입하게 됐다"며 "모두 국민이 흘린 굵은 땀방울로 이룬 것들이다. 다시 한 번 국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존경의 마음을 바친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그러나 올해 우리가 이룬 전환은 아직 미완성이라고 할 수 있다. 더 완성된 상태로 발전시키는 게 새해에 우리 정부가 해야 할 과제"라며 이같이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31일 오후 청와대 여민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문 대통령은 또 최근 불거진 청와대 특별감찰반 비위 의혹을 의식한 듯 "정권의 선의로 권력기관 운용을 개혁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며 "제도적 개혁으로 이어져야 개혁이 연속성을 갖고 정착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개혁은 더 많은 개혁의 요구로 이어지기 때문에 '밑빠진 독에 물붓기'처럼 느껴질 수 있다"며 "힘들게 이룬 개혁은 당연시 되고, 더 많은 개혁의 요구가 이어지는 '개혁의 역설'이 있을 수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문 대통령은 "그렇다고 지치거나 낙담해선 안 될 일"이라며 "그 요구에 응답해 또박또박 할 일을 해나가야 된다"고 격려했다.

문 대통령은 "정부와 청와대는 국민에게 무한대의 의무를 갖고 있다. 우리가 해해 새로운 자세로 다짐해야 할 일"이라며 "오직 국민만 바라보고 국민의 눈높이에 서서 다시 한 번 신발끈을 동여매어줄 것을 당부한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청와대 직원들을 향해서도 "국민들께서는 청와대에 근무한다는 이유만으로 권력을 갖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어떤 부처나 기관보다 높은 기준을 요구받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더 엄격한 윤리적, 도덕적 기준에 따라 행동하고 처신은 물론 언행 조차 조심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문 대통령은 "스스로를 거울에 비춰보듯 또 살얼음판을 걷듯 '자중자애'해야 한다"며 "그것을 요구하는 국민의 눈높이에 맞출 수 없다면 청와대에 있을 수 없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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