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희상·홍영표·안상수·장제원 등도 '지역구 예산에 끼워넣기'…민주·한국당, 예산 짬짜미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왼쪽)와 김성태 한국당 원내대표. 사진=연합뉴스
[데일리한국 김동용 기자] 국회 1, 2당인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의 실세 의원들이 올해 마지막 정기국회를 통과한 내년도 예산안 중 깎인 예산 일부를 자신의 지역구 예산에 ‘끼워넣기’ 한 것으로 확인됐다.

일각에선 ‘예산 삭감’을 요구한 한국당이 결국 정부·여당과 ‘예산 나눠먹기’를 타협 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 7일 국회를 통과한 수정예산안은 469조6000억원 규모다. 당초 야당은 정부 원안(470조5000억원)에서 최소 5조원 이상을 삭감할 것이라고 공언했으나, 실제로는 9000억원 가량 삭감됐다.

심의 과정에서는 여야 실세 의원들의 지역구 ‘쪽지 예산’이 대폭 늘었다.

국회 상임위원회와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심의에서 논의된 적 없는 쪽지예산이 1000억원 이상 추가됐다. 야3당을 배제한 채 민주당과 한국당만의 예산안 일방처리가 이뤄지면서 결국 밀실협상이 이뤄졌다는 비판이 나온다.

우선 이해찬 민주당 대표(세종시)는 정부 예산안에 없던 국회세종의사당건립(10억원), 세종산업기술단지 조성(5억원) 등이 예산안 처리 과정 막판에 추가됐다. 국립세종수목원 조성 예산도 303억원에서 556억원으로 253억원 늘었다.

김성태 한국당 원내대표(서울 강서을)는 서울 지하철 9호선 증차 예산 500억원 가량이 서울시 예산에 우회 반영됐다. 또한 김포공항 내 국립항공박물관 건립·운영예산 명목으로 60억3800만원이 증액됐다. ‘해외 건설인의 날’ 관련 예산도 3억원이 새롭게 편성됐으며, 강서 마곡지구 고도 제한 완화 용역비도 5억원으로 늘어났다.

이밖에 한국당 소속 안상수 예결특위 위원장(인천 중·동·강화·옹진)도 인천 수산기술지원센터 청사 신축 예산 10억원, 강화옥림·용정지역 하수로 정비 예산 3억원 등을 새로 편성해 가져갔다.

장제원 한국당 예결위 간사(부산 사상)는 부산 경부선 철로 지하화 35억원, 부산 노후 철도 시설 개선 106억원, 사상 도시철도 20억원, 사상 공단 재생사업 시설비 10억원 등이 늘었다.

홍영표 민주당 원내대표(인천 부평을)는 부평 반환 미군 기지에 들어서는 한국대중음악자료원 타당성 검토 예산이 신규로 2억원 반영됐다.

조정식 민주당 예결위 간사(경기 시흥을)는 죽율동 아파트 앞 도로 개선 사업비로 10억원, 시흥 공동형 장사시설 건립 5억원 등이 늘었다.

문희상 국회의장(경기 의정부갑) 지역구 예산은 망월사역 시설 개선비 등 25억여원이 증액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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