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도 상당 부분 힘들 수 있지만 위기·침체에는 동의하지 않아"

홍남기 경제부총리 후보자. 사진=연합뉴스
[데일리한국 조효민 기자] 문재인 정부의 두 번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으로 지명된 홍남기 후보자(전 국무조정실장)가 내년도 경기 회복을 보수적인 시각으로 바라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홍 후보자는 지난 9일 부총리로 지명된 뒤 광화문 인근에서 진행된 기자간담회를 통해 "고용지표 등이 부진하고 민생경기도 굉장히 어려워서 엄중하게 보고 있다"라며 "아마도 올해 어려움이 내년에 금방 개선되지는 않을 전망"이라고 밝혔다고 연합뉴스가 11일 전했다.

홍후보자는 특히 "내년도에 상당 부분 힘들 수 있겠지만, 지금의 경기상황이 경기 침체나 위기라고 말하는 것에 대해서는 동의하지 않는다"며 "어려움이 있지만, 얼마든지 극복할 수 있는 만큼 경제가 심리라는 말을 각인하고 가능한 희망적 관점에서 접근하겠다"고 강조했다.

다만 홍 후보자는 "고용과 설비투자가 부진한 것은 사실이지만 지표를 자세히 보면 성장률 등 견고한 지표가 보인다"라며 "현재 잠재성장률 아래에 있지만, 그것만으로 경기가 위기나 침체라고 하는 것은 성급한 판단"이라고 지적했다.

홍 후보자는 전임자 및 현 정부에서 추진 중인 소득주도성장을 앞으로도 추진하되, 문제점에 대해서는 조정 및 보완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그는 소득주도성장은 역대 정부가 다 해온 것이고, 의도하지 않게 일부 문제가 제기되면 그런 점을 조정·보완할 수 있을지 경제팀과 고민하겠다고 약속했다.

홍 후보자는 소득주도성장의 4가지 방향성으로 △일자리가 없는 사람에게 일자리를 줘서 고용시장 밖의 사람을 끌어들여 소득을 주는 것 △노동시장 내 사람의 임금을 보전해서 소비력을 강화하는 것 △가계지출을 경감하는 것 △사회복지망을 강화해서 튼튼한 가계가 되도록 하는 것 등을 꼽았다.

그는 "탄력 근로제 단위 기간을 3개월 이상으로 늘리는 방안은 여·야·정에서 협치를 통해 신속하게 이뤄질 것"이라며 "사회적 대화가 이뤄지면 최저임금 등 여러 분야에서 협치 방향을 찾을 수 있고, 경제영역에서도 경제부처 장관과 노동·경영자 단체 간 사회적 대화, 빅딜을 추진해나가겠다"라고 밝혔다.

그는 "최저임금이 고용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쳤느냐는 단언적으로 말할 수는 없지만, 부분적으로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생각된다"며 "2020년까지 시급 1만원까지 올리기 어렵다고 대통령이 지난 번 언급했으므로 이미 속도 조절이 됐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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