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문재인정부 인사기준 위반" vs 與 "‘안돼’라고 말할 정도는 아냐"

조명래 환경부 장관 후보자가 23일 오후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회의실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데일리한국 김동용 기자] 23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가 진행한 조명래 환경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에서 야당은 조 후보자의 ‘장남 위장전입’ ‘차남의 증여세 탈루 의혹’ 등을 집중 질의했다. 여당은 조 후보자의 해명기회를 제공하며 방어에 집중했다.

이장우 자유한국당 의원은 “문재인정부의 고위공직자 인사기준에 세금탈루와 위장전입이 있는데, 조 후보자는 모두 해당된다”며 “장남의 강남 8학군 진학을 위해 위장전입을 했고, 단국대 도시계획부동산학과 교수로 재직하면서 차남은 증여세 탈루 의혹도 있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임이자 한국당 의원도 “조 후보자가 걸어온 길을 보면 전형적인 폴리페서(polifessor : 입신양명을 위해 정치에 적극 참여하는 교수)”라며 “단국대 교수 재직 중 내부 규정을 어기고 겸직했고, 서울시 조례를 위반하면서 각종 위원회를 싹쓸이했다”고 비난했다.

강효상 한국당 의원은 조 후보자가 지난 2012년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 ‘종북세력보다 각하가 더 문제’라고 쓴 글을 두고 “환경부 장관으로임명되면 해당 조직을 정치적 중립성을 띤 채 이끌 수 있을지 의구심이 든다”고 지적했다.

강 의원은 “이명박 전 대통령을 지칭한 것 같은데, 양식있는 교수 직함을 가진 분이 일국의 대통령을 ‘종북세력보다 더 문제’라고 하는 건 균형감각이 없는 건지, 철이 없는 건지 판단이 서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반면 설훈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런 저런 지적을 할 순 있지만, (환경부 장관이 되선) ‘안돼’라고 말할 정도는 아닌 것 같다”며 “다운계약서 의혹도 양도세는 탈루한 게 없는 것 같다”고 방어했다.

한정애 민주당 의원은 “부동산 실거래가 공시 제도 이전이지만, 다운계약서 작성 등 문제는 지금 봐선 부족한 게 사실”이라면서도 “혹자들은 예수나 부처가 와도 인사청문회를 통과하긴 어려운 것 아니냐는 말도 나온다”고 엄호했다.

한 의원은 이어 “(조 후보자가) 몇 가지 의혹에 대해 투명하게 얘기하고 국민께 하고 싶은 말은 지금 해달라”며 해명할 기회를 줬다.

이에 조 후보자는 “아들의 위장전입 문제는 당시 충분한 생각을 못했고, 사려 깊은 행동이 아니었다”며 “관행이라고 하더라도 준법적이고 투명한 삶을 살아야 했는데 그러지 못해 사죄드린다”고 고개를 숙였다.

조 후보자는 다만 “장남은 저와 함께 영국에서 생활하다 입국해 초등학교 5학년 때 입학했는데, 폭력과 체벌에 적응 못해 중학교 진학을 앞두고 친구가 있는 학교로 전입한 것”이라며 “아들만 생각하고 국민의 눈높이는 고려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조 후보자는 다운계약서에 관해서도 “머리 숙여 사죄드린다”며 “당시엔 관행일지라도 지금 보면 그렇지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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