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국감] 노회찬 빈소 들리지 못했던 윤석열, 뒤늦게나마 “바른 검찰” 다짐하며 애도

윤석열 서울중앙지검장이 19일 오전 서초구 서울고등검찰청에서 열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서울고등검찰청, 서울중앙지방검찰청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업무보고를 한 뒤 인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데일리한국 안병용 기자] 윤석열 서울중앙지검장이 19일 국정감사장에서 고(故) 노회찬 전 정의당 원내대표에 대해 애도를 표했다. 누구도 시키지 않았던 상황이었다. 윤 지검장은 왜 세상을 떠난지 3개월여이나 된 지금에서야 노 전 원내대표에게 애도를 표했을까?

노 전 원내대표가 유명을 달리한 게 지난 7월23월이다. 무덥던 여름은 어느덧 쌀쌀한 바람이 부는 가을로 변했다. 당시 그의 빈소에서 얼굴을 볼 수 없었던 인물이 법제사법위원회 국감장에서 노 전 원내대표를 언급해 시선을 끌었다. 빈소에 발걸음을 옮기지 못했던 미안함 때문이었을까.

윤 지검장은 이날 서울 서초동 서울고등검찰청에서 열린 국감에서 “인사 말씀에 앞서 지난 2년간 법사위원으로 계시다 유명을 달리하신 고 노회찬 위원님께 심심한 애도를 표한다”면서 “정의로운 사회를 만들기 위해 마음에 새기고 국민을 위한 바른 검찰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노 전 원내대표는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의혹으로 특검 수사를 받다 지난 7월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당시 정계·재계·관계 등 수많은 인사들이 그의 빈소를 찾은 가운데 윤 지검장이 빈소를 찾지 않은 이유는 특검수사가 진행되던 와중 지검장 신분으로 빈소를 찾는 것에 대한 부담감을 느꼈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노 전 원내대표는 법조인 출신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생전 법사위에 각별한 애정을 보여왔다. 지난 2004년 국회에 처음 등원했을 때 첫 상임위 선택이 법사위였다. 2013년 ‘삼성X파일’ 사건에서 떡값을 받았다는 검사 실명을 처음 밝힌 장소도 법사위였을 만큼 그와 법사위의 인연은 깊다.

노 전 원내대표는 윤 지검장에게 개인적으로도 각별한 관심을 보여왔다. 지난 2016년 박영수 특별검사가 당시 대전고검에서 근무하던 윤 지검장을 수사팀장으로 특검에 파견해 줄 것을 법무부와 검찰에 요청하자 자신의 트위터에 “참! 좋은 소식”이라는 짧은 글을 게재하기도 했다.

노 전 원내대표의 이 같은 관심에 윤 지검장은 생전에 차마 “고맙다”는 말 한 마디 못한 모양이다. 하지만 이날 윤 지검장의 노 전 원내대표 언급을 통해 시간이 흐르면서 조금씩 흐려져 가던 그에 대한 기억은 다시금 그의 흔적이 묻은 국회 법사위에서 한순간이었지만 강렬하게 되살아났다.

한편 이날 윤 지검장은 최근 부인상을 당한 박지원 민주평화당 의원에 대해서도 “50년 가까이 해로한 아내를 떠나보낸 박지원 의원께도 심심한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고 조의를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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