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파롤린 교황청 국무원장, '한반도 평화 기원 특별미사' 뒤 2시간여 만찬
문재인 대통령 "한반도 평화, 꼭 이뤄질 것 같다"…파롤린 국무원장 "계속 잘될 것"
이탈리아를 방문 중인 문 대통령은 이날 로마 주교황청대사 관저에서 피에트로 파롤린 교황청 국무원장(추기경)과 만찬을 갖고 “오늘 미사에서 나는 평화에 대한 우리의 갈구와 간절함이 한데 모였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이같이 밝혔다고 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이 서면브리핑을 통해 전했다.
앞서 문 대통령은 대한민국 현직 대통령으로선 처음으로 교황청 미사에 참석했다. 이날 미사는 ‘한반도 평화 기원 특별미사’란 이름으로 열렸다.
문 대통령은 기념연설을 통해 “한반도 평화를 위한 기도는 남북한 국민과 평화를 염원하는 세계인 모두의 가슴에 희망의 메아리로 울려 퍼질 것”이라면서 “기필코 평화를 이루고 분단을 극복해내겠다”고 다짐했다.
문 대통령에 이어 강론에 나선 파롤린 국무원장은 “특별히 오랫동안의 긴장과 분열을 겪은 한반도에도 평화라는 단어가 충만히 울려퍼지도록 기도로 간구하자”고 말했다.
파롤린 국무원장은 비교적 또박또박한 한국어 발음으로 “한반도 평화를 위해 기도합시다”라고 말해 미사에 참석한 회중(청중)들로부터 박수를 받기도 했다.
문 대통령과 파롤린 국무원장의 만찬은 미사가 끝난 뒤 이날 오후 8시20분~10시16분 약 2시간 동안 이뤄졌으며, 한반도 평화를 위한 미사’에 대한 소회와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 정착 등을 주제로 환담이 진행됐다.
문 대통령은 “국무원장님의 강론에도 한반도 평화를 간절히 희구하는 뜻이 담겨있어 너무 좋았다”고 평가했다.
이에 파롤린 국무원장은 “제 생각에도 주님께서 우리의 기도에 응답을 하셔야 할 것 같다. 우리의 기도가 정말 강렬했고 주님께서 우리 기도를 꼭 들어주시리라 믿는다”면서 “그동안 대통령께서 북한 지도자를 만나 큰 걸음을 떼셨는데 앞으로도 계속 잘될 것”이라고 화답했다.
문 대통령은 “강력한 적대 관계속에서 평화를 만들어내는 일은 용기를 필요로 하는데 오늘 우리 미사가 우리에게 큰 용기를 줬다”면서 “제가 베드로 성당에서 미사를 드리고 연설까지 한 것은 꿈만 같다”고 한반도 평화 미사에 대한 소회를 전했다.
문 대통령은 환담에 함께 참석한 폴 갈라거 외교장관이 지난 여름 판문점을 다녀온 일화를 언급하자 “(판문점은) 평양공동선언을 통해 판문점에서 군인과 무기를 철수하고, 지뢰를 제거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면서 “이제 판문점은 한반도 평화의 상징이 될 것”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이에 파롤린 국무원장이 “대통령 말씀대로 이제 판문점이 한반도 평화의 상징이 될 것 같다”면서 “한반도 남과 북 사이에 띠 같은 것이 있던데”라고 물었다.
문 대통령이 “군사분계선을 중심으로 남북 2km씩 비무장지대를 만들었다. 많은 군인과 무기가 배치돼 있다”면서 평양에서 김정은 위원장을 만나 비무장지대에서 병력과 무기, 지뢰를 제거하고 생태평화공원을 만들자고 합의했다“고 설명하자 파롤린 국무원장은 ”아주 좋은 계획“이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