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국감] ‘20일간의 열전’ 첫날 주목받은 화젯거리

[데일리한국 안병용 기자] 문재인정부 2년차 국회 국정감사가 10일 막을 올렸다. 상임위 곳곳에서 여야 충돌이 예상됐지만, 의외로 ‘단합’하는 모습도 보여 ‘웬일이냐’는 반응이 나왔다. 야구 국가대표팀 감독과 벵갈 고양이가 국감장에 등장하는 등 눈길을 끈 이색 증인도 있었다. 국감 첫 날 눈길을 끈 이슈들을 정리했다.

이낙연 총리가 10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 앞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여야 모두 말린 ‘가짜뉴스와의 전쟁’

정부의 ‘가짜뉴스와의 전쟁’ 방침이 급브레이크 걸렸다. 여야 모두 말렸다. 제윤경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가짜뉴스와 허위조작정보 유통에 대해 뭐를 하겠다는 것은 굉장히 위험한 이야기”라고 지적했다. 성일종 자유한국당 의원은 “가짜뉴스에 대응하겠다면 과거 선례를 조사하고 헌법 가치를 훼손하는 게 아닌지 검토해야 한다”고 언성을 높였다. ‘가짜뉴스와의 전쟁’은 이낙연 국무총리의 지시사항이다. 국회에서 ‘냉정함’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옴에 따라 향후 정부의 대응에 눈길이 쏠린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1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외교부에서 열린 2018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북핵 폐기와 제재 해제와 관련한 자유한국당 유기준 의원의 이어진 질의를 듣다 미소짓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대북제재 해제 본격화?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이날 오전 “(5·24 해제를) 관계부처와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이에 야당의 반발이 쏟아지자 강 장관은 식사후 “관계부처는 늘 검토하고 있을 것이라는 취지였다”고 고개를 숙이며 물러섰다. 그러자 야당이 발끈하며 질타를 가했다. 김무성 자유한국당 의원은 “왜 주무부처도 확인하지 않은 사실을 함부로 발언하느냐”라고 쏘아붙였다. 종일 진땀 흘린 강 장관의 하루였다. 5·24조치는 이명박정부 시절인 2010년 3월26일 천안함 폭침 사건에 따라 같은 해 5월 정부가 내놓은 독자적인 대북제재 조치다.

선동열 야구 국가대표팀 감독이 10일 국회에서 열리는 문화체육관광위원회 문화체육관광부 국정감사에서 선서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선수선발 논란 휩싸인 ‘야구 국보’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야구팀 감독을 맡아 금메달을 딴 선동열 감독이 국감장에 불려 나왔다. 선수 시절 국보급 투수로 명성을 날렸던 그였지만 이날만큼은 타자로만 나설 수밖에 없었다. 대표선수 선발 논란에 대해 김수민 바른미래당 의원이 ‘청탁이 있었느냐’고 강속구를 날리자 선 감독은 “없었다”고 회피했다. 손혜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사과를 하든지 사퇴를 하든지 하라’며 두 번째 속구를 던지자 선 감독은 “선수들 경기력만 생각했다”며 파울볼을 쳐냈다. 선 감독은 “시대적 흐름과 청년들의 마음을 헤아리지 못한 점은 죄송하지만 선발하는 건 제 생각이 맞다고 생각한다”며 끝까지 투구력 못지않은 강력한 타력을 뽐냈다.

10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자유한국당 김진태 의원(오른쪽)이 푸마를 닮은 벵갈 고양이를 놓고 대전동물원 푸마 사살 관련 질의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벵골 고양이’ 국감 소환은 ‘동물학대’죠?

국감장에 벵골 고양이가 등장했다. 김진태 자유한국당 의원이 데리고 왔다. 지난달 19일 대전 동물원을 탈출한 퓨마를 사살한 것에 대해 ‘동물학대’로 따지겠다는 생각이었다. 하지만 국감장에서 수많은 사람들에게 둘러싸인 벵갈 고양이는 귀를 접고 눈을 이리저리 굴리며 불안한 기색을 보여 오히려 ‘동물학대 하려 데리고 왔느냐’는 질타를 받아야만 했던 김 의원이다. 또 김 의원은 “퓨마는 불과 3시간 여 만에 사살이 됐고, NSC가 소집된 것은 퓨마 탈출 1시간35분 만이었다”면서 “작년에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했을 때는 2시간33분 만에 열렸다”고 지적하기도 했는데, 홍남기 국무조정실장은 “제가 NSC 멤버인데, 그날 NSC 회의는 열리지 않았고 실무자가 개인 화상회의를 했다”고 반박하며 질문을 무색케 했다. 결국 소득 없이 국감장을 떠난 김 의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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