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김정은 위원장 부부, 장군봉·천지 동반 방문
문재인 대통령 "평양 시민들 앞에서 연설도…새 역사 썼다"
김정은 위원장 "분단 이후 그리움…북남간 새역사 써나가야"
[DDP 남북정상회담프레스센터=데일리한국 안병용 기자] 문재인 대통령은 20일 백두산을 방문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도 동행했다.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은 한반도의 가장 높은 산봉우리인 장군봉에 올라 두 손을 마주잡고 높이 들어올렸다. 양 정상은 더 많은 국민들이 백두산을 보길 원한다며 남북 관계 개선 의지를 다졌다.
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는 이날 오전 6시39분 평양에서 숙소로 쓴 백화원 영빈관을 출발했다. 이어 평양 순안국제공항에 도착해 백두산 인근 삼지연 공항으로 출발한 시간은 7시27분.
8시20분 삼지연 공항에 도착한 문 대통령 내외를 미리 기다리고 있던 김정은·리설주 부부가 영접했다. 이와 함께 군악대·의장대·시민들이 일제히 환영했다. 문 대통령은 박수를 치고 허리를 굽혀 인사하며 환한 웃음으로 고마움을 표했다.
문 대통령 내외와 김 위원장 부부는 차량을 이용해 장군봉에 도착했다. 양 정상이 같은 차량에 탑승하지는 않았다.
양 정상 일행을 태운 차량은 백두산 행 열차가 오가는 간이역인 ‘향도역’에 잠시 들렀다가 9시33분 장군봉에 동시 도착했다. 장군봉 정상에서는 천지를 내려다볼 수 있다.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은 남북간 새로운 역사를 쓰자는 의지를 다졌다.
김 위원장은 “백두산 천지에 새 역사의 모습을 담가서, 백두산 천지의 물이 마르지 않도록 이 천지 물에 다 담가서 앞으로 북남 간의 새로운 역사를 또 써 나가야겠다”고 언급했다.
이에 문 대통령이 “이번에 제가 오면서 새로운 역사를 좀 썼다. 평양 시민들 앞에서 연설도 했다”고 화답하자 리 여사가 “연설 정말 감동 깊게 들었다”고 치켜세우기도 했다.
이날 처음으로 백두산을 방문한 문 대통령은 “나는 중국으로 가지 않겠다, 반드시 나는 우리 땅으로 해서 오르겠다 그렇게 다짐했었는데 그런 세월이 금방 올 것 같더니 멀어졌다”면서 “그래서 영 못 오르나 했었는데 소원이 이뤄졌다”고 소감을 밝혔다.
김 위원장은 “오늘은 적은 인원이 왔지만 앞으로는 남측 인원들, 해외동포들도 와서 백두산을 봐야되지 않겠느냐”면서 “분단 이후에는 남쪽에서는 그저 바라만 보는 그리움의 산이 됐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제 첫걸음이 시작됐으니 이 걸음이 되풀이되면 더 많은 사람들이 오게 되고, 남쪽 일반 국민들도 백두산으로 관광 올 수 있는 시대가 곧 올 것으로 믿는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천지 방문에 대한 강한 욕심도 나타냈다.
문 대통령은 김 위원장이 “오늘 천지에 내려가겠느냐”고 묻자 “천지가 나무라지만 않는다면 손이라도 담궈보고 싶다”고 답했다.
문 대통령 내외와 김 위원장 부부는 10시10분 같은 케이블카를 이용해 나란히 마주보고 천지로 이동했다. 장군봉에서 천지까지는 케이블카로 10분이 소요됐다.
양 정상 내외는 10시20분 천지 쪽 승강장에 도착해 물가에서 약 30분 동안 기념촬영과 담소를 나누는 시간을 보냈다.
문 대통령 내외는 백두산 인근 삼지연 초대소에서 김 위원장 부부와 함께 2박3일간 만남의 마무리를 장식할 마지막 오찬을 갖고 서울을 향한 귀환길에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