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결위서 만장일치로 삭감된 바둑예산, 본회의서 다시 '부활'

빙모 상중인 안지찬 의장, 본회의 참석해 '수정안' 직권 상정

의정부시의회 본의회장 전경
[의정부(경기)=데일리한국 김동영 기자] 지난달 31일 개의한 의정부시의회 제282회 임시회 본회의에서 예산결산특별위원회(위원장 구구회, 이하 예결위)가 만장일치로 전액 삭감한 예산에 대한 '수정안'을 민주당 시의원들이 회의 절차도 무시한 채 본회의에 상정, 통과시켜 비난 여론이 쇄도하고 있다.

특히, 본회의 전날 빙모 상중(喪中)인 안지찬 의장을 대신해 임호석 부의장이 본회의를 주재하기로 상의된 일정을 번복하고 안 의장이 직접 등원해 수정안을 직권 상정함에 따라 논란이 일고 있다.

앞서 예결위는 자치·행정위원회(위원장 김정겸, 이하 자행위원회)가 심의해 올린 해당 예산이 타 단체와 차별되고, 시민들과도 직접적인 연관이 없는 낭비성 예산으로 판단, 예결위원 만장일치로 전액 삭감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날 개최된 본회의에서 자행위원장인 김정겸 의원이 '수정안'을 발의하고 안지찬 의장이 직권으로 상정해, 결국 한국당 의원들이 퇴장한 가운데 진행된 회의에서 민주당 의원들이 수정안에 찬성하면서 전액 삭감됐던 '프로암 바둑리그' 출전비 3000만원이 다시 복원됐다.

이날 수정안을 발의한 김 의원은 "이 예산을 적절히 사용함으로써 의정부시 발전이 곧 의정부시민의 행복 수준을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이 예산은) 의정부시를 대표할 수 있는 스포츠단에 대한 지원이지, 개인에 대한 지원이 아니라는 점을 고려해 원안가결 부탁드린다"고 밝혔다.

그동안 의정부시의회는 본회의장에서 의결할 안건들을 본회의에 앞서 열리는 사전 간담회에서 논의해 왔다. 그러나 이날 직권 상정된 '수정안'은 간담회에서 일체 거론되지 않아 한국당 시의원 모두는 이러한 내용을 전혀 모른 채 본회의에 참석했다. 민주당 시의원들이 그동안의 회의 절차를 무시한 셈이다.

예결위원장을 맡았던 구구회 의원은 "이번 예산안 통과는 민주당이 숫자의 우위를 앞세워 의정부시민을 철저히 무시한 처사"라며 "해당 예산을 심의할 당시, 출전 선수 중에 의정부 거주자가 별로 없고, 1인당 출전비가 200만원, 1인당 단체복 구입비도 20만원이나 편성되는 등 낭비성 예산으로 판단돼 삭감을 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특히, 구 의원은 "이번 예결위의 결정은 한국당이 실력행사를 하기 위해 해당 예산을 삭감한 것이 아니라 집행부의 올바른 예산 집행을 위해 삭감한 것"이라며 "예결위원 중에는 민주당 의원들도 2명이나 있었으나, 그들 또한 예산집행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해 기꺼이 동의해 주었다"고 밝혔다.

생활체육 관련 한 소식통은 이에 대해 "의정부시가 어떠한 근거로 특정단체에만 차별적인 예산을 지원하는지 궁금할 따름"이라며 "시의원들은 행감에서 바둑협회가 의정부시를 위해 어떠한 활동을 해 왔으며, 또 홍보효과는 얼마나 있었는지 철저히 밝혀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한편 이번 '2018 제2차 추경예산안' 심의를 위한 예산결산특별위원회는 한국당 구구회, 김현주, 임호석 의원과 민주당 김연균, 정선희 의원 등 5명으로 구성됐다.

저작권자 © 데일리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