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유공자 초청 오찬서 “독립운동은 오늘날 대한민국 정신…보훈은 강한국가의 뿌리”

이태원 독립유공자 “광복회관 새 건물 국가 소유, 가슴 아파…광복회가 관리·운영해야”

문재인 대통령이 14일 오전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독립유공자 및 유족 초청 오찬에서 참석자들을 기다리고 있다. 뒤의 태극기는 대한민국임시의정원 태극기. 사진=연합뉴스
[데일리한국 안병용 기자] 문재인 대통령은 광복절을 하루 앞둔 14일 “내년 3·1운동과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맞아 정부는 북한과 공동사업으로 안중근 의사의 유해 발굴 사업을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독립유공자·유족 초청 오찬을 주최하고 “자유와 평화를 향한 안중근 의사의 위대한 정신과 발자취는 오늘날까지 이어지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문 대통령은 “독립운동은 오늘 대한민국을 있게 한 힘이자 정신”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1904년 한일의정서가 체결되자 전국에 배일통문을 돌린 것은 당시 평리원 서리재판장이었던 왕산 허위 선생이었고, 1926년 6.10 만세운동을 주도한 중앙고보 이선호 선생은 그해 11월 경성지방법원 공판에서 ‘자유를 절규하면 자유가 생긴다는 결심으로 거사에 임하였다’고 거침없이 진술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또 “안중근 의사가 여순감옥에서 저술한 ‘동양평화론’에서는 동양평화를 위한 일본의 역할을 강조했고 한중일이 공동으로 은행과 군대를 창설하자는 시대를 앞선 비전을 제시하기도 했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일본 미야기 현에는 여순감옥의 간수 지바 도시치가 모신 안 의사 영정이 있고 동양평화론을 연구하는 일본 학자들도 있다. 중국 하얼빈에도 안 의사의 기념관·동상이 있다”고 언급했다.

그는 “그러나 우리는 여태까지 안 의사 유해조차 찾지 못했고 김구 선생이 효창공원에 마련한 가묘는 여전히 비어있다”면서 “‘해방이 되거든 고국으로 반장해 달라’는 안 의사의 마지막 유언을 지키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문 대통령은 “보훈이야말로 강한 국가를 만드는 뿌리라는 신념을 가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나라를 위한 헌신에 예우를 다 하는 것은 국가의 마땅한 도리이자 미래를 위한 최고의 투자”라면서 “독립운동가 가문의 현재 삶의 모습이야말로 다음 세대에게 애국의 지표가 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경제적 지원 확대는 제대로 된 보훈의 시작”이라면서 “약속대로 올해부터 애국지사에게 드리는 특별예우금을 50% 인상했고, 독립운동가의 3대까지 안정적으로 생활하실 수 있도록 1만7천여 명에게 지원금을 드리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는 또 “독립유공자 후손 곁을 지키고 보살피는 따뜻한 보훈도 시작됐다”면서 “올해부터 독립유공자 자녀·손자녀 자택을 방문하는 찾아가는 보훈복지서비스를 하고 있고, 국내로 영주 귀국한 모든 독립유공자 후손에게 주택을 지원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문 대통령은 “여러분의 몸과 마음의 건강도 중요하게 챙길 것”이라면서 “이번 달에 인천보훈병원과 보훈의학연구소가 개원할 예정으로, 제대로 된 보훈은 나라를 위한 모든 희생을 끝까지 찾아내 기억하고 보답하는 것으로 완성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번 광복절부터 독립운동가 포상 기준을 세심히 살핀 결과 여성 독립운동가 202명을 새로 발굴했다. 늦었지만 정말 반가운 소식”이라면서 “앞으로도 여성은 물론 학생·의병까지 후세들에게 널리 기억되고 합당한 예우를 받을 수 있도록 적극 발굴해나가겠다”고 약속했다.

문 대통령은 “다시는 이런 고통과 아픔이 되풀이돼선 안 된다”면서 “정의와 진실로 역사를 바로 세우고 평화로 나라를 튼튼히 지키겠다는 다짐의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독립운동으로 나라를 찾고 임시정부로 대한민국 법통을 세운 자랑스러운 조국 역사는 이 자리에 계신 여러분이 만든 것”이라면서 “보훈으로 국민 마음을 하나로 모아 현재와 미래의 대한민국을 더욱 강하게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이에 앞서 이날 오찬에 참석한 이태원 독립유공자는 “오는 8월 하순, 독립운동의 상징적인 건물인 광복회관이 새 건물이 돼 준공된다. 우리 광복회원은 새 건물을 갖게 된다는 큰 기대와 희망을 가지고 있다”면서 “막상 준공이 돼 오니 정부에서 순직 선열 애국지사 기금으로 건축했다 하여 국가 소유로 바꾸겠다고 한다. 너무나 가슴 아픈 일”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우리 광복회원들은 지난 37년간 소유해온 광복회관을 도저히 넘겨줄 수가 없다. 새 정부에서 광복회관을 국가 소유로 한다는 것은 도저히 이해 갈 수 없다”면서 “대한민국은 50년간의 처절한 독립운동으로 나라를 되찾았는데, 독립운동 정신을 계승하는 총 본부인 광복회관은 종전과 같이 반드시 광복회가 관리 운영해 나가도록 해달라”고 청원했다.

이날 오찬에는 안중근 의사 증손 토니 안, 안 의사 외증손 이명철 씨, 이회영 선생 손자 이종찬.이종광 씨, 의병장 허위 선생 현손 키가이 소피아 씨 등 생존 애국지사 13분과 국내외 독립유공자 후손 220명이 함께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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