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의회 의장 만나 북미협상 논의…"미국이 약속을 지켜야 하는 데, 거부하고 있다"

리용호 북한 외무상이 8일 로하니 이란 대통령을 만나 회담하고 있다. 사진=이란 대통령실 제공/연합뉴스 자료
[데일리한국 전현정 기자] 이란을 방문 중인 리용호 북한 외무상이 9일(현지시간) 미국은 비핵화협상 관련 약속을 지키기를 거부하며, 적대를 포기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핵지식은 보존하겠다고 말했다고 현지 언론들이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리 외무상은 알리 라리자니 이란 의회 의장을 만나 북미간 비핵화협상에 대해 논의하며, 이같이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리 외무상은 라리자니 의장에게 미국과의 협상에서 어려움을 호소하며 “우리의 목표인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이루려면 미국이 약속을 지켜야 하는 데, 거부한다”고 주장했다.

리 외무상은 이어 “미국과 협상에서 한 약속을 지키기 위해 비핵화에 동의했지만, 미국이 북한에 대한 적대를 포기하지 않을 것을 알기 때문에 핵지식을 보존하겠다”고 말했다.

리 외무상은 또 북한의 경제개발정책을 위해 안보를 확보함과 동시에 한국과는 좋은 관계를 증진하기 위해 도로와 철도가 곧 이어질 것이라며, 기대감을 드러냈다고 현지 언론들은 전했다.

라리자니 의장은 이에 “이란은 미국과 여러 번 협상한 경험이 있다”며 “미국은 명백히 합의한 의무를 한 번도 지킨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

그는 특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북한의 비핵화를 조건으로 약속했던 ‘번영된 미래’를 의식한 듯 “미국은 협상을 할 때는 온갖 감언이설을 동원해 밝은 미래를 약속하지만, 행동으로 옮기지는 않는다”고 강조했다.

라리자니 의장은 또 “북한과 더 많이 만나 얘기를 나누면서 정치적인 상호협력을 발전시키길 원한다”며 “강대국(서방)에 직면한 북한의 국익을 이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8일 로하니 이란 대통령도 리 외무상을 만나 국제사회는 미국을 믿을 만하다고 여기지 않는다고 말한 바 있다.

한편 북한은 이날 외무성 대변인이 발표한 담화를 통해 “조미 관계를 진전시키려는 트럼프 대통령의 의지에 역행해 일부 미 행정부 고위관리들이 터무니없이 우리를 걸고 들면서 국제적인 대북제재압박 소동에 혈안이 돼 날뛰고 있다”고 비판했다.

담화는 이어 “신뢰구축을 위한 우리의 성의에 찬물을 끼얹고 대화상대방을 모독하면서 그 무슨 결과를 기대하는 것이야말로 삶은 닭알에서 병아리가 까나오기를 기다리는 어리석은 일”이라며, 미국의 화답 조치를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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