멜라니아, 불법이민 아동 격리시설 방문길에 "난 상관안해, 너는?" 재킷 입어

멜라니아 트럼프 여사는 21일(현지시간) "난 정말 상관 안 해, 너는?"이라는 문구가 쓰인 재킷을 입고 이민자 아동 수용시설을 방문했다. 사진=AP/연합뉴스
[데일리한국 박창민 인턴기자] 수습되는 듯했던 '트럼프정부의 불법이민 아동 격리' 비판 여론이 이른바 '재킷 게이트(Jacket gate)'로 재점화 되고 있다.

영부인인 멜라니아 트럼프 여사는 21일(현지시간) "난 정말 상관 안 해, 너는?"이라는 문구가 쓰인 재킷을 입고 이민자 아동 수용시설을 방문했다.

미 일간 워싱턴포스트(WP)는 이를 '재킷 게이트'로 명명하며 강하게 비판했다.

WP의 국제 오피디언 담당 에디터인 카렌 어티아는 '멜라니아 트럼프가 남편 행정부의 속내를 드러냈다'는 제목의 칼럼에서 "재킷 게이트는 우리를 덮친 카테고리 5(가장 강력한 태풍)"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어티아는 "그녀는 전직 모델로서 대중의 눈에 노출되는 것을 낯설어 하는 사람이 아니다"라고 환기시킨 뒤 "그녀와 그녀의 팀은 메시지를 전달하는 옷의 힘을 잘 안다"고 강조했다.

어티아는 "세계에서 가장 눈에 띄는 여성의 한 명으로서 그런 메시지가 적힌 재킷을 선택한 것은 고통받는 아동들의 면전에서 완전한 둔감함이나 잔인하고 계산된 냉담함을 보여준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발 더 나아가 어티아는 "그녀의 재킷은 유색인종에 대한 트럼프 행정부의 태도에 관해 우리가 익히 아는 바를 강화한다"고 주장했다.

어티아는 "그녀가 '자라(Zara)' 브랜드의 재킷을 입음으로써 거대 비즈니스의 이름 아래서 벌어지는 아동착취의 생생한 구현자가 됐다"고 말했다.

어티아는 "스페인 브랜드인 자라는 남미에서 미성년 노동을 이용해 비난 받았고, 브라질에서는 이주 노동자들이 156∼290달러의 월급만 받고 하루 12시간 교대근무를 강요받은 것으로 밝혀진 뒤 사과하고 벌금을 냈다"고 지적했다.

어티아는 다음에 만약 텍사스에 위기 상황이 닥친다면 "그녀는 집에 머물러야 한다"며 "고통받는 이들에 대한 연민은 그녀나 남편에게 어울리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멜라니아 여사 측은 "그저 재킷일 뿐"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멜라니아 여사는 지난해 여름 메이저 허리케인 하비(Harvey)의 공격으로 초토화된 텍사스주 피해지를 위로 방문했을 당시에도 검은색 애비에이터 선글래스에 뾰족구두를 신고 나타나 눈총을 받은 전력이 있어 '재킷 게이트' 파문은 쉽게 사그라들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당시 뉴욕타임즈(NYT)는 "한 켤레의 신발이 그 이상을 의미할 때가 있다"며 "트럼프 행정부와 현실의 불협화음을 상징한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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