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직히 말하면 질문이 모욕적이고 우스꽝스럽다…심각한 문제 갖고 장난 치면 안 돼"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14일 오전 서울 종로구 외교부 청사에서 열린 한미일 외교장관 공동기자회견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데일리한국 김동용 기자] 서울을 방문한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부 장관은 14일 "전 세계와 한·미·일은 CVID를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날 서울 도렴동 외교부 청사에서 강경화 외교부 장관, 고노 다로 일본 외무상과 한미일 외교장관회담을 가진 뒤 열린 공동 기자회견에서 이같이 말했다.

CVID(Complete, Verifiable, Irreversible Dismantlement)는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를 의미하는 것으로 지난 '612 북미정상회담' 결과인 공동성명에는 명기되지 않았다. 대신 공동성명에는 '완전한 비핵화'라는 문구가 담겼다.

이를 의식한 듯 폼페이오 장관은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 위원장이 비핵화를 한다면 북한에 밝은 미래가 있을 것이라 말했다"고 설명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비핵화를 마칠 타이밍의 시급성을 알고, 비핵화를 빨리 해야 함을 이해할 것으로 우리는 믿는다"고 강조했다.

앞서 이날 오전 폼페이오 장관은 'CVID 문구'를 놓고 한 기자와 사실상 '설전'을 벌이며 불편한 속내를 여과없이 드러냈다.

폼페이오 장관은 '검증 가능하고 불가역적'은 공동성명에 왜 없느냐'는 질문을 받고 해당 기자에게 "성명 안에 들어가 있다. 틀렸다"고 대놓고 면박을 줬다.

이에 '그게 어디에 들어가 있느냐'는 질문이 이어지자 "'완전한'은 '검증 가능'과 '불가역적'을 아우르는 것"이라며 "의미론이라는 관점에서 논쟁을 벌일 순 있지만 장담하건대 문서 안에 들어가 있다"고 밝혔다.

해당 기자가 '트럼프 대통령은 검증될 것이라고 말했는데, 어떻게 검증될지에 대해 어떤 논의가 있었는지 좀 더 말해줄 수 있느냐'고 재차 질문하자 마침내 폼페이오 장관은 발끈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질문이 모욕적이고 터무니없고 솔직히 말하면 우스꽝스럽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이어 그는 "솔직히 말하겠다"며 "이런 심각한 문제를 갖고 장난을 치려고 해선 안 된다"고 불쾌감을 드러냈다.

그는 "협상의 세부원칙은 이제 막 진전되기 시작했다"면서 "해야 할 많은 일이 있을 것이고 가야 할 길이 멀다. 생각해야 할 것들도 많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어리석은 이야기는 하지 마라. 생산적이지 않다'며 "여러분의 독자들을 위해서도, 청취자들을 위해서도, 그리고 이 세계를 위해서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한편 폼페이오 장관은 '한미연합군사훈련 중단'이라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을 놓고도 기자들과 신경전을 펼쳤다.

앞서 12일 트럼프 대통령은 북미정상회담 후 독자적으로 가진 기자회견에서 '한미연합 군사훈련'에 대해 '도발적'이라고 규정하고 중단을 시사했다.

이에대해 한 기자가 '북한과 중국이 연합훈련을 반대하며 사용해온 도발적이라는 용어를 대통령이 쓴 이유가 뭔가'라고 질문하자 폼페이오 장관은 방향을 돌려 "협상이 중단되면 연합훈련을 재개할 것"이라고 말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한미연합 군사훈련에 대한 대통령의 언급은) 북한이 협상에 진지하게 나선다는 걸 전제 조건으로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저작권자 © 데일리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