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3 당선자] 13년의 기다림…고향 골목길·논밭 누비며 표심 다진 열정

이규희 6·13 천안(갑) 국회의원 당선자. 사진=이규희 당선자 측 제공
[데일리한국 6·13특별취재팀 김동용 기자] 오랜 기간 논밭과 골목을 누비며, 지역민과 함께 호흡한 이유 때문일까. 6·13 지방선거와 동시에 치러진 국회의원 재·보궐선거에서 천안(갑)의 민심은 더불어민주당의 이규희 후보를 선택했다.

충남의 '정치1번지'로 불리는 천안, 그중 (갑)지역구는 농촌지역과 낙후된 원도심으로 이뤄진 지역이다. 때문에 이 같은 지역특성을 이해하고, 지역주민의 마음을 이해하기 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다.

천안 출생의 이 당선자는 2002년 천안에 내려온 뒤, 약 13년 동안 지역구민들과 함께했다. 친숙함으로는 어느 후보에게도 밀리지 않았다.

그런 이규희 당선자에게도 6·13재·보선은 쉽지 않은 승부였다.

특히 올해 초 여권의 유력 후보였던 허승욱 전 충남도 정무부지사가 안희정 전 충남지사의 성폭행 파문 후 출마를 철회해 야권 내에서도 '해볼 만 한 싸움'이라는 분위기가 형성됐다. 민심수습을 위해 민주당 지도부가 충남에서 심기일전(心機一轉)했지만, 승리를 장담할 수는 없었다.

보수정서가 다소 강한 지역민심도 쉽지 않은 승부를 짐작케 했다. 앞서 지난 20대 총선에서도 박찬우 자유한국당 후보가 3만6705표(45.46%)를 얻어 당선됐다. 당시 민주당 한태선 후보는 2만7954표(34.62%)였다.

이 당선자는 '동남구 원도심 살리기' 공약에 집중했다. 그간 논의만 진행됐던 낙후지역 활성화 방안으로 △백화점 건립 △광장 복원 및 문화거리 조성 △독립기념관 일대 교육코스 조성 등 구체적 대안을 제시했고, 균형발전을 강조했다.

주요 공약은 △원도심 활성화 △농촌지역 교육·의료·문화 인프라 확대 △농촌복합복지센터 건립 △육묘산업 활성화를 위한 육묘장 조성 △폐교를 활용한 농업창업지원교육 등이다.

연세대 법학과 재학 중 학생운동가로 활동한 이 당선자는 연세대 써클연합회장·학원민주화 추진위원회 위원장 등을 지낸 민주화운동가 출신이다. 이 과정에서 구속됐지만 1심에서 집행유예로 풀려났고, 학교에서는 재적을 통보했지만 사면복권 뒤 복학해 학교를 졸업했다.

이렇듯 열정적으로 민주화운동의 길을 걸어온 그였지만, 훗날 민주화 유공자 신청을 하지 않은 건 학생운동의 진정성을 보상금을 이유로 훼손시키고 싶지 않다는 진정성이었다.

이 당선자는 대학 졸업 후 1994년 빈민운동가 출신인 제정구 의원(당시 민주당)의 비서로 정계에 입문했으며, 2002년 노무현 대통령 후보 선대위원장을 거쳐 2004년 열린우리당 천안갑 국회의원 경선에 참여했지만 패배했다. 경선에 패배한 후에는 2005년부터 2년간 당의 정보통신윤리위원회 사무총장으로 일했다.

이후에도 고향을 위해 헌신할 기회는 쉽게 찾아오지 않았다. 2010년 제5회 지방선거에서 민주당 소속으로 천안시장에 출마했으나, 당시 성무용 한나라당 후보에게 패했다. 이때부터 약 1년 동안 택시기사로 생활하면서 시민들의 다양한 목소리를 경청한 경험은 소중한 자산이 됐다.

2014년 다시 천안시장 출마를 선언했지만, 당내 구본영 후보에게 경선에서 밀렸고, 2016년 20대 총선에서는 한태선 후보에게 경선에서 패배했다.

13년의 기다림은 결국 국회 입성으로 보답 받았다. 오랜 기간 천안(갑) 지역 동부 6개면의 논밭과 원도심의 골목길, 경로당을 누빈 열정의 결과물이었다.

이 당선자의 향후 의정활동 목표는 두 가지다.

원도심 활성화와 농촌지역 균형발전으로 이사 오고 싶은 천안을 만들고, 최근 심화되고 있는 양극화를 해소·중산층 확대를 위한 경제정책을 펼치는 것이다.

그가 꿈꾸는 천안과 대한민국의 미래를 기대해본다.

◇ 이규희 국회의원 당선자 약력

-1961년 충남 천안 출생
-충남고 졸업
-연세대 법학과 졸업
-문재인대통령 후보 충남공동선대위원장
-더불어민주당 천안갑 지역위원장
-노무현대통령후보 천안갑 선대위원장
-한국청소년재단 이사
-민주당 천안시장 후보
-청와대 신행정수도기획단 자문위원
-(현)더불어민주당 정책위원회 부의장
-(현)충남장애인당구협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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