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치 > 정치일반
  • 오거돈 부산시장 당선자…'노무현의 꿈' 지역주의 타파 이뤄낸 '바보같은 도전'
  • 기자김동용 기자 dy0728@hankooki.com 승인시간승인 2018.06.13 23:10
[6·13 당선자] 보수텃밭 부산민심 뒤흔든 '3전4기' 열정의 '고향사랑'
  • 오거돈 6·13 부산시장 당선자. 사진=오거돈 당선자 측 제공
[데일리한국 6·13특별취재팀 김동용 기자] '칠전팔기(七顚八起)' 못지않은 '삼전사기(三顚四起)'의 드라마였다. 그간 보수정당의 견고한 벽을 구축했던 '우리가 남이가'라는 부산의 외침은 이번만큼은 오거돈 부산시장 당선자를 향했다.

역대 최다 5명의 후보가 출사표를 던진 부산은 이번 6·13지방선거 주요 관전 포인트 중 하나였다.

지난 1995년 지방자치단체장 선거가 시작된 이래 7번의 선거에서 모두 현 자유한국당의 전신 소속(민주자유당·한나라당·새누리당) 후보가 승리했지만, 지난 4·13총선에서 더불어민주당이 5명의 국회의원을 배출하는 등 조금씩 민심의 변화가 감지됐기 때문이다.

'보수의 텃밭'으로 불리는 부산은 과거 거물급 정치인들이 야당 후보로 나선 뒤, 줄줄이 고배를 마셨던 곳이기도 하다. 이는 부산에서 태어나 30년 공직생활 대부분을 고향에서 헌신한 오 당선자에도 예외는 아니었다.

'지역주의 타파'를 정치신념으로 삼았던 고 노무현 전 대통령도 1회 지방선거에서 당시 민자당 문정수 후보에게 13.8%p 차로 패배해 꿈을 접어야 했다. 한 때 당 내에서 정체성을 의심받으며 '고독한 친노(親盧)'라고도 불렸던 오 당선자의 이번 승리가 더욱 각별하게 느껴지는 이유다.

그와 노 전 대통령의 인연은 2003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해 10월 부산시장 권한대행을 맡게 된 오 당선자는 2005년 예정이던 APEC 정상회담의 부산 유치 필요성을 설득하기 위해 청와대로 향했다.

그 때 노 전 대통령과 부산 발전을 위한 공감대가 형성됐다고 회고하는 그는 APEC 정상회담 부산 유치를 조건으로 민주당의 전신인 당시 열린우리당에 입당해 부산시장 선거에 나섰다.

이후 비록 선거에서 낙선했지만, 그의 유별난 '부산사랑'과 오랜 관료생활로 증명된 행정능력을 높이 사 해양수산부 장관에 임명한 것도 노 전 대통령이었다.

해수부 장관을 지낸 후 총선출마 권유도 있었지만, 오 당선자는 오로지 부산발전에 기여하고 싶다는 마음으로 2006년과 2014년 두 번이나 더 부산시장에 출사표를 던졌다.

하지만 고향의 변화와 발전만을 꿈꿔온 그의 진심을 부산민심이 받아주기까지 과정은 험난하고 길었다.

특히 무소속으로 출마했던 2014년 선거에서 50%에 가까운 득표율을 올리며, 1.31%p 차로 석패한 것은 큰 아쉬움으로 남았다.

감동의 드라마는 네 번째 만에 찾아왔다. 지역주민들을 직접 만나 다양한 목소리를 듣기 위해 지난 선거에서 계획했던 '부산 네 바퀴 민생 대장정'은 이번에도 어김없이 펼쳐졌다.

한 가지 달라진 점이 있다면 기초단체장·기초의원 등 출마 예정자들과 '원팀'을 구성, 듣는 데 그치지 않고 지역주민들의 의견을 정책으로 담아냈다는 것이다.

하루 8시간 이상 부산 구석구석을 돌며 온종일 시민들을 만나고 대부분의 사람들이 잠든 시각 귀가할 때도 있었지만, 결과적으로 밑바닥 민심을 얻게 된 원동력이 됐다.

해양 전문가로 꼽히는 그가 가덕도 신공항 건설을 중심으로 내걸었던 항만·철도·공항 구축 관련 산업 육성, 2030 월드엑스포 북항 개최, 해양수산 R&D 글로벌 혁신 클러스트 조성 등의 해양산업 육성 대표공약도 부산시민들의 마음을 훔치기엔 충분했다.

이러한 오 당선자의 고향을 향한 열정은 '특정 세력·정당'만의 전유물이 돼선 안 된다는, 변화와 쇄신을 갈망하게 된 민심과 맞물려 역사적인 최초의 부산 자치정권 교체로 이어졌다.

그가 이번마저 낙선할 경우 상당 기간 부산 정치지형이 바뀌기 어려울 것이라던 선거 전 정치권의 예상을 감안하면 더욱 값진 승리였다.

노 전 대통령을 연상케 할 정도로 '바보 같은 도전'을 멈추지 않았던 오 당선자의 열정은 이제 그가 꿈꿔왔던 '동북아 해양수도 부산'을 위해 펼쳐질 것이다.

◇ 오거돈 부산시장 당선자 약력

-1948년 부산광역시 중구 부평동 출생
-1967년 부산경남고 졸
-1971년 서울대 문리대 철학과 졸
-1973년 서울대 행정대학원 행정학과 석사 졸
-1978년 해군 중위 전역
-1988~1989년 대통령비서실 정책보좌관실 행정관
-1993년 부산광역시 동구청 청장
-1997 부산광역시 개발사업추진단 단장
-2001~2003 부산광역시 행정부시장
-2005~2006 제13대 해양수산부 장관
-2008~2012 제5대 한국해양대학교 총장
-2010~2012 세계해사대학총장협의회 의장
-2012~2017 대한민국 해양연맹 총재
-2016~2017 제8대 동명대학교 총장
-2017 부산대학교 석좌교수

기자소개 김동용 기자 다른기사보기
데일리한국 뉴스스탠드
본 기사의 저작권은 한국미디어네트워크에 있습니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입력시간 : 2018/06/13 23:10:49 수정시간 : 2018/06/13 23:10:49
AD

오늘의 핫 이슈

A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