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3 당선자] '사람 사는 세상' 꿈꾸는 대의(大醫)…'문재인 케어' 조정자 역할 기대
조선시대 최고의 명의로 꼽히는 구암(龜岩) 허준이 집필한 '동의보감'에 따르면 육체의 병을 고치는 이는 소의(小醫), 사람 마음을 고치는 이는 중의(中醫)), 사회와 국가를 고치는 이는 대의(大醫)라고 한다.
윤일규 당선 유력자는 '대의'에 가깝다.
그는 오랜 기간 신경외과 의사 겸 시민운동가로 활동하면서 환자의 치료와 더 나은 지역사회를 만들기 위해 헌신한 독특한 이력의 소유자다. 이제는 현실정치 무대에 올라 건강한 나라를 만들기 위한 치료도 첫 선을 보이게 됐다.
이번 선거는 양승조 전 충남천안병 의원이 더불어민주당 충남도지사 후보로 출마하면서 치러지게 됐다. 윤 후보를 비롯해 이창수 자유한국당 후보, 박중현 바른미래당 후보, 최기덕 대한애국당 후보가 출마했다.
여야 모두 공천에 고민을 거듭한 지역이었다. 2석의 의원직이 걸려있는 천안 지역은 지방선거와 같은 날 치러지는 이번 선거 특성상 광역·기초단체장 선거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었다. 그의 승리가 더욱 값지게 느껴지는 이유다.
그는 경남 거제 출생으로 부산동아고, 부산대 외과대학·대학원(석사)과 전남대 대학원(박사)을 졸업했으며, 순천향대 천안병원 수련·진료부장, 노무현재단 대전·세종·충청위원회 상임대표, 19대 대선 당시 문재인 후보 충남 상임 선대위원장, 문재인 대통령 자문의 등을 역임했다.
의료인 출신답게 희망하는 국회 상임위원회는 보건복지위원회다. 이에 의료계에서 여전히 찬반논란이 진행 중인 '문재인 케어'를 조정할 역할의 적임자로도 기대를 모으고 있다.
그의 이번 선거 구호는 '노무현의 친구, 문재인의 자문의, 문재인정부 정책을 뒷받침할 후보!'였다.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과 문재인 대통령의 정치철학을 함께 해온 진보진영의 숨은 조력자이자, 든든한 맏형 이미지를 앞세워 선거 초반 불거졌던 '인지도 논란'도 극복했다.
그는 특히 노 전 대통령이 강조했던 '사람 사는 세상'의 뜻을 이어받아, 문 대통령이 꿈꾸는 '나라다운 나라'의 실현이 목표라고 말해온 그는 민주당 내에서 당의 가치와 철학이 완벽하게 부합하는 인물로 평가받는다.
그는 과거 의학적 신념을 지키는 의사로도 화제가 됐다.
지난 2015년 11월 민중총궐기 시위 중 경찰이 쏜 물대포를 맞고 2016년 9월 숨을 거둔 고(故) 백남기 농민의 사인을 서울대병원이 '병사(病死)'로 발표하자, 그가 공개적으로 '외인사(外因死)'를 주장한 것.
결과적으로 그의 의견은 틀리지 않았다. 서울대병원 측은 2017년 6월 백남기 농민의 사인을 외인사로 수정하고 공식 사과했다.
그의 이번 핵심공약은 '천안지역 공공의료시스템 확충'이다. 서울과 수도권에 집중돼 있는 전문 의료진과 의료시설을 유치할 방안으로 전문 공공병원을 건립하는 방안이 골자다.
그는 천안을 자유와 평등 이념을 대표하는 '정신적 수도'로 만들겠다는 원대한 포부도 밝혔다. 3·1운동의 발상지이자, 독립기념관이 있는 도시, 천안에 시민정치학교·민주주의연구소 등을 설립해 대한민국의 미래를 이끌어 갈 인재를 양성하는 메카로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평생을 의사로, 시민사회 운동가로, 정당인으로 천안을 위해 살아온 그가 앞으로 대한민국 정치권에 일으킬 건강한 변화의 바람을 기대해본다.
◇ 윤일규 국회의원(충남천안병) 당선 유력자 약력
-1950년 경남 거제 출생
-1996년 부산 동아고 졸업
-1973년 부산대 의과대학 의학과 졸업(의학사)
-1982년 부산대 대학원 의학과 졸업(의학석사)
-1987년 전남대 대학원 의학과(의학박사)
-전)순천향대 천안병원 신경외과 과장
-전)순천향대 천안병원 수련부장
-전)순천향대 천안병원 진료부장
-전)대한신경외과학회 회장
-전)참여정부 대통령자문 정책기획위원회 복지노동 정책위원
-전)19대 대선 민주통합당 충남상임선대본부장
-전)18대 대선 후보경선(문재인 후보) 충남상임선대본부장
-전)19대 문재인 대통령 자문의
-전)노무현재단 대전·세종·충청 위원회 상임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