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3 선거] 홍준표, 당대표직 사퇴 시사…김성태 "우리가 부족했다"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와 김성태 원내대표가 제7회 전국동시지방선거 및 국회의원 재보궐선거가 열린 13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출구조사 결과를 시청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데일리한국 6·13특별취재팀 김동용 기자] 13일 치러진 6·13지방·재보궐 선거 출구조사 결과가 공개되자 자유한국당 지도부는 침통한 표정을 숨기지 못했다.

이날 오후 6시 투표종료와 동시에 발표된 방송3사의 출구조사 결과에 따르면 한국당은 17개 광역지방자치단체장 선거구 가운데 경북도지사·대구시장 단 2곳에서만 승리가 예측됐다. 12개 선거구에서 치러진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는 경북 김천시 1곳에서만 우세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의도 당사에 마련된 상황실에서 이를 지켜보던 홍준표 대표와 김성태 원내대표는 참담한 심정을 표정으로 드러냈다. 매서운 눈빛으로 방송화면을 응시하던 홍 대표는 갑자기 알 수 없는 미소를 짓더니, 그대로 자리를 떠났다. 기쁨이 아닌, 분노의 미소에 가까웠다.

홍 대표가 상황실을 떠나자, 그동안 말없이 방송화면만 지켜보던 당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한숨소리가 들려왔다. “이상한 결과다” “믿기 어렵다”는 등 불만을 토로하는 목소리도 곳곳에서 터져 나왔다.

홍 대표 옆자리에 앉아있던 김 원내대표는 내내 좌불안석이었다. 손수건으로 이마를 닦다가 눈을 감고 천장을 바라보는 등, 당황한 나머지 집중하지 못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김 원내대표는 상황실에서 나온 후 기자들을 만나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에 대한 국민적 분노가 아직도 사그라들지 않고, 보수혁신과 변화에 대한 그런 기대가 있었다”며 “국민적 기대에 우리가 부응하지 못했다”고 고개를 숙였다.

그는 이어 “여실없이 오늘 그 결과가 (투표로) 나온 것 같다”며 “말이 필요없이 모든 결과를 겸허히 수용하겠다”고 입장을 밝혔다.

출구조사 결과 발표 1시간 후 당대표실을 나선 홍 대표는 귀가하던 중 기자들을 만나 입장을 묻는 질문에 “페이스북 글을 보라”고 답했다.

출구조사 결과 확인 후 홍 대표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The Buck Stops Here(모든 책임은 내가 진다)”이라고 남겨 대표직 사퇴를 시사하는 듯한 뉘앙스를 풍겼다.

강효상 의원은 이와 관련 “(홍 대표의 글이) 어떤 뜻인지는 언론에서 해석하면 될 것”이라며 “함축적 의미가 들어가 있다. 내일 최고회의에서 입장을 밝히실텐데, (홍 대표의) 페이스북을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가 제7회 전국동시지방선거 및 국회의원 재보궐선거가 열린 13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TV를 통해 출구조사 결과를 지켜보다 고개를 숙이고 상황실을 나서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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