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AP' 통신 "블라인드 올리지 말라고 요구받아"…러시아 '리아노보스티' 통신 "사진 촬영도 금지"

5월21일 찍힌 풍계리 일대의 위성사진을 보면 남쪽 갱도에 작은 작업장이 세워져있다. 사진=38노스/연합뉴스
[데일리한국 류은혜 기자] 북한 핵실험장 폐기 행사에 초청된 5개국 기자들이 24일 함경북도에 도착했다. 이들은 곧 풍계리 현지에 도착할 예정이다.

기자들은 하루전 오후 7시 원산 프레스센터에서 열차를 타고 416km를 이동, 12시간 만인 이날 오전 7시 재덕역에 닿았다. 이어 기자들은 21㎞가량 떨어진 풍계리 핵실험장까지 차량과 도보로 이동했다.

북한 함경북도 지역에 하루 뒤 오후부터 제법 많은 양의 비가 예보된 만큼 풍계리 핵폐기장 폐기 행사는 이날 오후 중에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날 폐기 행사가 진행되도 뉴스로 전달되기까지는 17시간 이상 시간이 지난 25일 오전에나 가능할 전망이다. 위성전화나 인터넷 등 기사전송 인프라가 원산 프레스센터에서만 제공되기 때문이다.

한편 AP통신은 23일 밤 기자들을 태운 열차가 원산역을 출발했다고 원산발로 보도했다고 연합뉴스가 전했다.

이 보도에 따르면 기자들은 4개의 침대가 놓인 객차를 배정 받았다.

객차의 창문은 블라인드가 내려져 있었고 북측 관계자들은 기자들에게 블라인드를 올리지 못하게 요구했다.

결국 기자들은 북한의 바깥 풍경을 보지 못한채 12시간을 이동한 샘이 됐다.

기자들이 지불한 왕복 열차표 가격은 75달러(약 8만1000원), 식사는 20달러(약 2만1000월) 이었다.

취재진은 원산역에서 풍계리에 인접한 재덕역까지 416㎞ 구간을 열차로 먼저 이동할 예정이다.

열차는 열악한 철로 사정 때문인지 시속 35㎞의 느린 속도로 이동했다.

러시아 리아노보스티 통신도 이날 원산발로 외국 기자단이 탑승한 기차가 풍계리로 출발했다고 전하면서 "열차 탑승이 엄격한 분위기에서 이뤄졌다"고 보도했다고 연합뉴스가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낡은 군청색 객차의 입구에는 제복을 입고 제모를 쓴 검표원들이 2명씩 서 있었으며 이들은 사진 촬영을 하지 말라고 했다.

기자들은 나란히 붙은 두 객차에 태워졌으며 객차 양편 창문은 모두 틈이 없는 블라인드가 쳐져 있었다.

객실 칸에는 재떨이와 각종 음료가 비치돼 있었다.

식당 객차는 서방 기자들이 앉는 쪽과 아시아 국가 출신 기자들이 앉는 쪽으로 양분돼 있었다.

메뉴에는 칠면조·닭고기·양고기·김치 등이 포함돼 있으며, 각종 음료와 빵·통조림·소시지·차 등도 구매할 수 있다고 통신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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