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침 전쟁소동 벌어지는 정세에서 중지 않을 수 없어"

세계 최강이라고 불리는 미 공군의 F-22 전투기. 북한은 F-22가 최초로 참가하는 한미 맥스선더훈련을 문제삼아 16일 예정된 고위급 회담을 일방적으로 중지했다. 사진=위키디피아 제공
[데일리한국 박진우 기자] 북한이 16일 새벽 '한미 공군의 대규모 연합공중전투훈련인 맥스선더 훈련'을 문제삼아 이날 오전 판문점에서 예정됐던 남북고위급회담을 '무기 연기'한다고 일방 통보했다.

통일부는 이날 새벽 기자들에게 긴급 문자를 보내 "북측은 금일 0시30분경 리선권 단장명의의 통지문에서 우리측의 맥스선더 훈련을 이유로 고위급회담을 무기연기한다고 알려왔다"고 밝혔다.

조선중앙통신도 이날 새벽 3시(미국 동부시간 15일 오후 2시) '맥스선더 훈련을 이유로 16일 남북고위급회담을 중지한다'고 보도했다.

다만 통신은 "우리는 남조선에서 무분별한 북침전쟁소동과 대결란동이 벌어지는 험악한 정세하에서 16일로 예견된 북남고위급회담을 중지하는 조치를 취하지 않을수 없게 되였다"고만 보도해 '무기 연기'라는 표현은 사용하지 않았다.

이날 통신은 다음달 12일로 예정된 미북정상회담을 겨냥해 "미국도 남조선 당국과 함께 벌리고 있는 도발적인 군사적 소동 국면을 놓고 일정에 오른 조미 수뇌상봉의 운명에 대해 심사숙고해야 할 것"이라고 으름장을 놓았다.

남북 정상회담 이후 북한이 이처럼 한·미 양국에 불만을 표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맥스선더 훈련은 이달 11~25일 진행되는 한미 공군의 연례훈련이다. 세계 최강의 전투기로 불리는 F-22 8대가 최초로 참가하기는 했지만 한미 당국은 북한에 이미 안내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통신은 "남조선 당국과 미국은 역사적인 4.27선언의 잉크가 마르기도 전에 우리 공화국을 반대하는 대규모 연합공중훈련을 벌려 놓았다"고 날을 세웠다.

이어 통신은 "지금까지 우리가 보여준 평화 애호적인 모든 노력과 선의에 무례무도한 도발로 대답해 나섰으며 선언 이행을 바라는 온 겨레와 국제사회에 커다란 우려와 실망을 안겨주고 있다"고 주장했다.

통신은 "북남고위급회담이 중단되게 되고 첫걸음을 뗀 북남관계에 난관과 장애가 조성된 것은 전적으로 제정신이 없이 놀아대는 남조선당국에 그 책임이 있다"고 비난했다.

정부는 현재 북한이 보내온 전통문과 조선중앙통신을 분석하면서 북한의 정확한 의도를 파악하기 위한 대책 회의를 거듭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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