뚝심있는 대북 제안으로 ‘평화 대통령’ 면모 부각…평창올림픽 北참여 ‘물꼬’

최초 남북공동성명에 ‘한반도비핵화’ 명시…한중일 이어 미북 정상회담 개최

남북분단 잔재 ‘이념갈등’에 상처입은 국민들 ‘치유’…국민화합·사회통합 기대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달 27일 오후 판문점 평화의 집에서 열린 남북정상회담에서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 통일을 위한 판문점 선언문에 서명 후 서로 손을 잡고 위로 들어 보이고 있다. 사진=한국공동사진기자단
[데일리한국 김동용 기자] 취임 1주년을 맞이한 문재인 대통령의 ‘한반도 평화행보’가 다시 한 번 주목받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2월 평창동계올림픽에 이어 4·27남북정상회담까지 성공적으로 이끌면서 이른바 ‘평화 대통령’ 면모를 보였다.

문 대통령은 지난해 5월 취임 후 북한의 거듭되는 미사일 발사와 핵실험 등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꾸준히 남북 간 대화·협력을 통해 평화와 번영의 한반도를 만들어야 한다는 입장을 일관되게 견지해왔다.

이에 미국과 북한이 호응하면서 한반도 정세는 대전환을 맞았다.

우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2018년 신년사를 통해 북한의 평창동계올림픽 참가 입장을 표명했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3월8일 한국의 제안을 받아들여 미북 정상회담을 결정했다.

이렇듯 남북미 3국의 한반도 평화 분위기 조성이 무르익자 김정일 위원장은 4월27일 분단 후 최초로 남측 군사분계선을 넘어와 ‘한반도 비핵화’가 명시된 판문점선언문에 서명했다. 복수의 외신들은 ‘역사의 순간 목격’ ‘한반도 평화에 서광’ ‘남북분단의 새로운 한 페이지’ 등의 표현을 써가며 놀라움을 숨기지 않았다.

문 대통령의 이같은 ‘한반도 평화행보’는 대북 문제에만 국한되지 않았다. 남북분단 후 ‘이념갈등’으로 새겨진 국민들의 상처를 치유했고, 과감하게 과거의 잘못을 반성·청산 의지를 보이면서 국민화합·사회통합의 첫 걸음을 내딛었다.

이에 데일리한국은 출범 1년을 맞은 문재인정부의 한반도 평화구축을 위한 ‘발자취’를 중심으로 주요 행보를 되돌아봤다.

◇ 제37주년 5·18민주화운동 기념식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해 5월 18일 광주 5.18국립묘지에서 열린 ‘제37주년 5·18 민주화운동 기념식’에서 유가족 김소형 씨를 위로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문 대통령은 지난해 5월17일 광주광역시 북구 운정동 국립 5·18민주묘지에서 열린 5·18민주화운동기념식에서 5·18의 역사적 의의·희생자들에 대한 기억·민주화정신 계승의지 등을 담은 기념사를 낭독했다.

또한 당시 5·18민주화기념식은 △1997년 기념일 지정 이후 최대 규모(1만여명) 참석 △입장절차 생략·역대 민주화운동 관련 단체 초청 △2009년 이후 처음으로 5월 단체 경과보고 △식전행사 기념공연 추가 △2009년 이후 식전 비공식 행사였던 ‘임을 위한 행진곡’ 제창의 공식 식순 포함 △4년 만의 대통령 참석·여야 지도부 전원 참석 등이 이뤄져 과거와 비교해 높은 수준을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았다.

과거 일각에서는 5·18민주화운동을 폄훼하기 위해 북한에서 파견된 무장공비들이 개입해 폭동을 일으킨 것이라는 왜곡된 내용을 반복적으로 퍼트려 유족들의 가슴에 대못을 박기도 했다.

◇ 제30주년 6·10민주항쟁 기념식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해 6월 10일 서울광장에서 열린 6·10민주항쟁 기념식에 참석해 유족들과 악수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문 대통령은 지난해 6월10일 서울광장에서 열린 6·10민주항쟁 기념식에서 “문재인 정부는 6월 항쟁의 정신 위에 있다. 부산의 박종철과 광주의 이한열을 기억하겠다”며 “이제는 분열을 딛고 화합의 시대로 나가자”고 당부했다.

9년 만에 대통령이 참석한 이날 행사에서 문 대통령은 이한열 열사의 어머니 배은심 여사·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이사장 지선 스님 등과 악수를 나눈 뒤 6월 항쟁 유족들과 함께 기념식장에 입장했다.

◇ 베를린 구상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해 7월 6일 베를린 쾨르버 재단에서 한반도 평화구축과 남북관계·통일을 주제로 연설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문 대통령은 지난해 7월6일 독일 베를린 쾨르버 재단 초청연설 자리에서 한반도 평화구상을 담은 ‘베를린 구상’을 연설해 전 세계의 주목을 끌었다.

베를린 구상은 △북한의 붕괴·인위적 통일을 배제한 평화 추구 △북한 체제의 안전을 보장하는 비핵화 달성 △남북 합의의 법제화와 관련국이 참여하는 한반도 평화협정 체결 △한반도 新경제지도 추진 △남북 간 비정치적 교류협력 사업 지속으로 구성된 5대 기조가 담겼다.

당시 이 같은 구상이 담긴 문 대통령의 베를린 연설에 의아한 반응을 보이는 시선도 적지 않았다. 문 대통령의 발표가 있기 불과 14일 전인 6월22일 북한이 탄도미사일을 발사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문 대통령은 베를린에서 한반도 평화에 대한 의지를 다시 한 번 내비쳤다. 베를린연설은 현재 4·27남북정상회담의 마중물이 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 문무대왕함 장병 격려 오찬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해 9월 28일 문무대왕함 소속 장병 격려오찬에 참석한 모습. 사진=청와대
문 대통령은 지난해 9월28일 한국형 구축함 문무대왕함 내에서 장병들과 오찬을 가졌다.

문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북한의 핵과 미사일 도발을 보며, 혹시 우리가 북한에 대해 군사력이 부족한 것 아니냐고 의구심을 가진 국민들도 있다”며 “오늘 국군의 날을 통해 육·해·공 3군의 위용을 보면서 국군장병과 국민께서 자부심과 자신감을 갖게 됐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방한·문 대통령, 한미장병 격려 오찬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해 11월 7일 방한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평택 미군기지에서 한미장병들과 오찬을 함께 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지난해 11월7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방한하자, 문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의 첫 번째 방문지인 평택 미군기지에 먼저 도착해 트럼프 대통령을 맞이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한반도평화 유지의 핵심으로 꼽히는 한미동맹의 상징이자 해와 최대 규모인 주한미군 기지를 트럼프 대통령과 둘러보며 동향을 보고 받고 한미 장병들과 격려오찬을 함께 했다.

◇ ‘2018 평창동계올림픽’ 개막식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가 지난 2월 9일 강원도 평창 올림픽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평창동계올림픽 개회식에 참석해 행사를 바라보고 있다. 사진=청와대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2월 9일 강원도 평창 올림픽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평창동계올림픽 개회식에서 참석자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사진=청와대
문 대통령은 올해 2월9일 열린 평창동계올림픽 개회식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여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중앙위 제1부부장과 첫 대면을 하고 함께 개막식 행사를 지켜봤다.

당시 김여정 제1부부장은 남북 정상의 만남을 원한다는 내용이 담긴 김정은 위원장의 친서를 들고 내려와 문 대통령에게 전달했다.

◇ 제99주년 3·1절 기념식

서대문형무소에서 열린 3.1절 기념식에 참석한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 사진=청와대
문 대통령은 3월1일 서울 서대문형무소 역사관에서 열린 3·1절 기념식에 참석해 “3·1운동과 대한민국 100주년을 항구적 평화체제 구축과 평화에 기반한 번영의 새로운 출발선으로 만들어 나가겠다”며 “그러기 위해서 우리는 잘못된 역사를 우리의 힘으로 바로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일본군 위안부 문제에 대해서는 “가해자인 일본정부가 ‘끝났다’라고 해서는 안 된다”며 “전쟁시기에 있었던 반인륜적 인권범죄행위는 끝난다는 말로 덮어지지 않는다. 불행한 역사일수록 그 역사를 기억하고 역사로부터 배우는 것만이 진정한 해결”이라고 강조했다.

◇ 베트남 국빈방문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가 베트남 국빈 방문 사흘 째인 24일 숙소 근처 Pho 10 Ly Quoc Su라는 쌀국수집에서 식사를 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문 대통령은 3월23일 하노이 주석궁에서 열린 ‘쩐 다이 꽝’ 베트남 국가주석과의 정상회담에서 한국군의 베트남전 참전과 민간인 학살과 관련 “양국 간의 불행한 역사에 유감의 뜻을 표한다”고 사과의 뜻을 밝혔다.

양 정상은 이날 사랑·평화·상생번영·공동체 구현을 위한 ‘한-베트남 미래지향 공동 선언’을 발표했으며, 공동 기자회견에서 △양국민 사이의 유대 강화 △한반도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 정착을 위한 협력 등의 방안을 발표했다.

◇ 제70주년 제주4·3 희생자 추념식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달 3일 제주 4·3 평화공원에서 열린 제70주년 4·3사건 희생자 추념식에 참석해 유족을 위로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문 대통령은 지난달 3일 4.3평화공원 일원에서 열린 제주4·3 희생자 추념식에서 “4·3의 완전한 해결이야말로 제주도민과 국민 모두가 바라는 화해와 통합, 평화와 인권의 확고한 밑받침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제주4·3사건은 해방 이후 남한 단독정부 수립을 반대한 남로당 제주도당의 무장봉기에 대한 진압과정에서 당시 제주도민 1/10에 해당하는 3만여명이 희생당한 한국현대사의 비극이다.

여야 합의로 지난 2000년 제정된 4·3특별법에 따라 구성된 정부 진상조사 및 희생자명예회복위원회는 진상보고서에 ‘진압’이 아닌 ‘집단학살’이라는 표현을 사용했다.

◇ 4·27 남북정상회담

문재인 대통령이지난달 27일 남측 군사분계선을 넘어온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평화의집으로 안내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내외가 지난달 27일 남북정상회담 환송행사를 관람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문 대통령은 지난달 27일 남북정상회담을 위해 판문점 군사분계선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역사적인 첫 만남을 가졌다.

양 정상은 이날 평화의집 1층에서 ‘판문점선언’을 발표하면서 한반도의 항구적이며 공고한 평화체제 구축을 위해 적극 협력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판문점선언에는 △한반도 비핵화 △올해 종전선언 추진△정전협정의 평화협정으로 전환 △남·북·미 3자 또는 남·북·미·중 4자회담 개최 적극 추진 등의 내용이 담겼다.

저작권자 © 데일리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