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8일로 건군절 변경 후 北 관영매체들도 4·25에 관심 안 둬

[연합뉴스 자료사진]
북한이 올해 들어 2월 8일을 '건군절'로 지정하면서 기존의 건군절이었던 4월 25일의 분위기도 작년과 사뭇 달라져 눈길을 끈다.

4월 25일은 김일성 주석이 1932년 만주에서 항일 빨치산부대인 '조선인민혁명군'을 창설했다고 주장하는 날이다.

이 때문에 북한은 작년까지 이날을 '건군절'로 기념했으며 매년 이날이 되면 모든 매체를 동원해 북한군의 '위력'과 김씨 3대의 군사력 강화 노력을 부각하며 분위기를 띄웠다.

작년 4월 25일에도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조선인민군은 수령 결사옹위군, 혁명적 당군의 영광스러운 전통을 끝없이 빛내어나갈 것이다'라는 제목의 1면 사설을 게재하며 이날의 의미를 강조했다.

특히 북한은 지난해 4월 25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참관한 가운데 건군 사상 최대 규모의 군종 합동 타격시위를 진행하기도 했다.

하지만 올해는 이날의 분위기가 작년과 너무나 대조적이다.

노동신문은 25일 자 1면을 여러 생산현장의 경제성과를 소개하는 내용으로 채웠으며, 2면에 김일성 주석이 빨치산부대를 창설할 때의 일화를 소개하는 글을 실었을 뿐 이날에 특별한 의미를 부여하지 않았다.

작년까지는 명절로, 공휴일로 성대하게 기념하던 4·25가 이젠 평범한 기념일, 평일로 격이 떨어진 셈이다.

실제로 공휴일이면 오전 9시 30분(평양시간 오전 9시)부터 방송을 시작하던 조선중앙TV도 이날 여느 평일과 마찬가지로 오전 방송을 하지 않았다.

4·25 분위기가 이처럼 달라진 것은 북한이 올해 들어 정규군 창설일인 2월 8일을 '건군절'로 지정한 것과 직접적인 연관이 있다.

북한은 지난 1월 22일 노동당 정치국 결정을 통해 "김일성 동지께서 조선인민혁명군(빨치산부대)을 정규적 혁명무력으로 강화·발전시키신 1948년 2월 8일을 조선인민군 창건일(건군절)로 할 것"이라고 밝혔다.

북한은 이어 건군절 당일인 2월 8일에는 김정은 위원장이 참석한 가운데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대규모 열병식을 거행했다.

한 정부 관계자는 "북한이 빨치산부대 창설일이 아니라 정권 수립 이후 정규군을 창설한 날을 '건군절'로 지정한 것은 정상국가화를 지향하는 김정은의 의중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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