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경제연구소 스탠거론 선임연구원 "국제사회의 '북한=보통국가' 개선에 도움 될 것"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부인 리설주와 함께 25-28일 중국을 방문했다고 북한 조선중앙통신이 28일 보도했다. 사진은 기념촬영하고 있는 북중 정상 부부. 사진=신화/AP/연합뉴스
[데일리한국 류은혜 기자] 북한 사람들은 최고 권력자의 부인을 어떻게 부를까?

김일성과 김정일 부인의 호칭은 '동지'였다. 한동안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부인 리설주도 '동지'였다.

그런데 15일 조선중앙통신이 "존경하는 리설주 여사께서 중국 중앙발레무용단의 '지젤'을 관람하셨다"고 보도했다.

북한 매체가 리설주를 '여사'로 호칭하고, '존경하는'이라는 수식어를 사용한 것은 이례적인 일로 비상한 관심을 끌었다.

CNN은 "김정은의 부인은 북한 매체를 통해 새로운 차원의 존경을 받았다"면서 "은둔 국가의 권력구조가 진화했다는 신호일 수 있다"고 평가했다.

CNN은 한미경제연구소(KEI) 트로이 스탠거론 선임연구원과의 인터뷰를 통해 리설주의 위상 고조에 주목했다고 연합뉴스가 전했다.

스탠거론 연구원은 '여사'(First Lady·퍼스트레이디)라는 호칭은 "북한에 대한 국제사회의 인식을 바꾸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북한에서 '여사'라는 표현이 사용된 것은 1970년대 김일성의 부인 김성애가 마지막이었다"며 이번 호칭은 오랜 공산주의 잔재의 일부를 제거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북한에서는 어떤 것도 우연이 아니라며 "리설주의 위상 향상은 김씨 일가의 북한내 입지 강화를 의미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리설주는 2월8일 열병식에서 김정은 위원장과 함께 주석단에 올랐다.

또한 지난달 27일 김정은 위원장의 '깜짝 방중'도 함께 하며 북한의 퍼스트레이디로 외교무대에 데뷔했다.

당시 조선중앙통신은 "리설주 여사가 동행했다"면서 "최고 영도자 동지와 리설주 여사께서는 시진핑 동지와 펑리위안 여사와 함께 뜻깊은 기념사진을 찍으시었다"고 보도했다.

아사히신문은 지난 3일 서울발 기사에서 남북 관계 소식통을 인용해 "리설주가 지난달 5일 평양에서 한국 특사단과 만찬시 김 위원장을 '제 남편'이라고 호칭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당시 아사히는 "북한에서는 최고지도자인 김 위원장을 '원수님'으로 부르고 있다는 점에서 이러한 호칭은 지극히 이례적"이라면서 "이는 국제사회의 시선을 의식, '보통의 국가'를 연출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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