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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한국 안병용 기자] 대한민국 수도를 이끄는 서울시장은 흔히 ‘소(小)통령’이라 불린다.

27일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서울은 지난해 제19대 대통령 선거 선거인명부 기준으로 전국 지방자치단체 중 경기도(약 1026만 명)에 이어 두 번째로 유권자가 많다. 약 838만 명이다.

다만 한나라의 수도라는 상징성과 실질적인 예우·권력 등을 고려하면 서울시장의 파워는 경기도지사와는 실상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막강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실제 서울시장은 수도 서울의 수장이라는 이유로 정부와 유기적인 협력관계를 구축하기 위해 지자체단체장 중 유일하게 국무회의에 배석한다.

또 경기도지사를 포함한 15개 시·도지사는 차관급 대우를 받지만, 서울시장에겐 장관급 예우가 주어진다. 서울시장이 올해 주무르는 예산만 하더라도 31조8000억원 수준에 달한다. 서울시에 ‘작은 정부’라는 이름이 붙는 이유다.

특히 서울시장은 대권으로 가는 주요 통로로 꼽힌다는 점에서 용꿈을 꾸는 정치인들에게는 지방선거 때마다 군침을 흘리는 지역으로 지목된다.

멀리 살펴볼 것도 없이 2000년대 이후만 하더라도 고건 전 시장부터 시작해 이명박·오세훈·박원순 등이 모두 대통령 당선에 성공했거나 유력 대권후보로 거론돼왔다.

이종훈 시사평론가는 “서울시장 선거엔 대체적으로 중량급 및 대선 주자군들이 출마한다고 보는게 맞다”고 말했다.

올해 6·13지방선거에서 치러질 서울시장 선거는 ‘정치는 움직이는 생물’이라는 경구에 따라 확정적으로 얘기할 순 없지만, 與野대결보단 與與구도가 일단 유력하다는 정치권의 분석이 나온다.

  • 오는 6.13 지방선거에서 서울시장 선거에 도전장을 낸 더불어민주당 후보들. 사진 좌측 위에서부터 시계방향으로 박원순 서울시장, 박영선·우상호 의원, 정봉주 전 의원, 전현희·민병두 의원.
문재인 천하를 맞이한 정치권…서울시장은 이번에도 민주당?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 게이트’에 이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사태는 이른바 ‘문재인·민주당 천하’ 시대를 가져왔다. 이는 여권의 지지율로 쉽게 확인된다.

문재인 대통령의 지지율은 취임 이후 9개월 동안 잠깐의 50%대를 기록한 것을 제외하면 대부분 70%대의 고공행진을 벌여왔다.(2018년1~2월은 60%대 초·중반. 리얼미터 기준.)

자연스레 서울시장 후보들을 대상으로 하는 여론조사에서도 박원순 현 시장을 필두로 ‘누가 나와도 야당엔 이긴다’는 여당 필승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다.

전지현 정치평론가는 “대통령의 지지율이 높은 상황에서 민주당 후보들은 친문의 표심을 위한 마케팅을 펼칠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민주당에선 중량급 인사들이 줄줄이 출사표를 던진 상황이다. 지난해 대권 경쟁에서 예상외로 일찍 발을 뺐던 박 시장은 서울시장 3선 도전을 일찌감치 공식화했다.

박 시장 경쟁자로는 박영선·우상호·민병두·전현희 의원과 정봉주 전 의원 등이 나섰다. 박 시장의 관건은 이들의 ‘3선 피로감’ 공세를 어떻게 이겨내느냐다.

4선 박영선 의원은 “서울을 경쟁력 있는 도시로 만들겠다”면서 “25개구의 특징을 살려 서울을 글로벌화 된 랜드마크로 만들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다.

박 의원은 지난해 10월부터 최근까지 ‘박영선, 서울을 걷다’는 이름으로 시민들과 함께 서울 속의 역사와 사람의 삶을 주제로 소통의 시간을 늘려왔다. 서울의 비전을 찾기 위해 곳곳의 명소를 탐방해온 이 같은 행보는 서울시장 출마 준비를 위한 사전 정지작업의 일환이었다.

86그룹(1980년대 학번·1960년대 출생) 대표주자로 민주당 원내대표를 역임한 3선 우상호 의원은 최근 화제가 된 영화 ‘1987’ 당시 연세대학교 학생회장을 지낸 인물이다.

우 의원은 ‘친문’ 마케팅을 적극적으로 펼치고 있다. 그는 출마선언에서 “문재인 정부의 성공을 돕겠다”며 과거 ‘김대중 대통령·고건 서울시장’ 조합을 예로 들었다.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 등 문재인 정부의 청와대 참모진과 가깝다는 점도 장점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3선 민병두 의원은 당 내의 대표적인 ‘전략통’으로 평가된다. 그는 서울시정과 관련해 ‘준비된 서울시장’ 임을 강조하고 있다. 일자리·자영업자 대책과 강남·북 균형 발전 등이 대표적이다.

민 의원은 “서울에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라며 △여의도 중심 아시아 창업 중심도시 구축 △청년·신혼부부 위한 주택 제공 등을 약속했다.

재선 전현희 의원은 당 내 유일한 강남 지역구 의원이라는 점을 내세우고 있다. 전통적인 민주당 약세 지역인 강남에서부터의 표몰이로 서울 전 지역에 새로운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다는 계산을 하고 있다.

전 의원은 지난 2010년 ‘오세훈 한나라당 후보 vs 한명숙 민주당 후보’의 지방선거를 언급하며 “한명숙 후보는 서울 전 지역에서 이겼지만 강남에서 패배해 선거에서 졌다”면서 “강남의 지지를 확보해야 서울시장 선거의 압승을 보장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10년 만에 현실 정치 현장으로 돌아온 정봉주 전 의원은 “명분 있는 일이라면 기득권층의 반발이 있어도 강단 있게 밀고 나갈 뚝심을 갖춘 리더, 부당한 횡포나 적폐에 맞설 수 있는 단호한 리더”라고 자신을 소개했다.

정 전 의원은 특히 “청년이 즐겁게 버티고 살면서 생활의 터전으로 삼을 서울, 이 서울을 공정하고 활기차게 바꿀 서울시장에 도전하는 것으로 정치 복귀의 명분을 찾았다”면서 “안철수 등 구태정치, 한풀이 정치 지긋지긋하다. 끝내버리겠다”고 선전포고를 했다.

  • 2011년 서울시장 보궐선거 당시 박원순 당시 희망제작소 상임이사는 안철수 당시 서울대학교 융합과학기술대학원 원장의 지원을 받아 서울시장이 됐다는 평가를 받는다. 사진=연합뉴스
극심한 인물난 겪는 야당…‘박원순과 채무관계’ 안철수, 유일한 대안으로 떠올라

정 전 의원이 바른미래당 소속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를 직접 겨냥해 “구태·한풀이”라며 이같이 직격탄을 날린 데는 이유가 있다. 지난 2011년 서울시장 보궐선거 때 안 전 대표의 양보로 박 시장이 사실상 ‘무혈입성’ 했다는 점을 정치권 관계자들이라면 모두가 인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를 일각에서는 ‘채무관계’라고까지 표현한다. 따라서 국회의원 보궐선거보다 서울시장 도전에 비중을 높게 두고 있는 안 전 대표가 최종적으로 출마를 결심할 경우엔 6월 지방선거 최대의 ‘빅매치’가 될 전망이다.

박 시장과 안 전 대표의 상호 견제는 이미 시작됐다. 서울시에 미세먼지가 자욱하던 지난 1월, 안 전 대표는 서울시의 미세먼지 저감조치에 따른 대중교통 무료화와 관련해 “서울시가 100억 원짜리 포퓰리즘을 150억원까지 키웠다”고 비판했다.

이에 박 시장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공개편지 형식의 글을 올려 “지난 2011년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대표님의 아름다운 양보는 국민을 감동시켰다. 제게도 평생 잊지 못할 고마운 순간이었다”면서도 “정치가 이렇게 사람을 바꾸어 놓는가 절망감이 든다”며 씁쓸함을 감추지 못했다.

황장수 미래경영연구소장은 “안 전 대표가 결국 출마할 것으로 본다”면서 “2등을 유지해가면 마지막에는 단일화 카드가 등장될 수 없을 것이라고 보고 일단 출마 선언을 해서 2등을 유지하는, 한국당에선 자신을 앞설만한 카드가 나오기 어려울 것이라는 계산을 한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바른미래당에선 서울시장 후보를 낸다면 안 전 대표 외엔 당선 가능성이 높지 않은 것으로 자체 분석하고 있다.

바른미래당 관계자는 이날 기자와 만나 “유승민 공동대표도 한 때 고려됐지만, 당 통합 과정에서 ‘투톱’ 전면으로 나서게 돼 사실상 출마 여지는 없어졌다”면서 “안 전 대표는 현직 국회의원이 아니라는 점도 출마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고 전했다.

야권 전체적으로도 안 전 대표 외엔 대안이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 정치권 관계자들의 분석이다.

자유한국당의 경우 오세훈 전 시장과 홍정욱 전 의원에게 출마 의사를 타진한 것으로 전해졌지만, 이들은 공개적으로 불출마를 선언했다.

이들 외에 나경원 의원과 노무현 정부에서 정책실장을 지낸 김병준 전 국민대학교 교수 등이 거론되지만, 경쟁력 측면에서 여권 후보에 비해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박근혜정부에서 국무총리를 지낸 황교안 전 총리도 언급되지만, 홍준표 대표가 지난해 "서울시장 후보로 황교안 전 총리는 절대 아니다"라고 일찌감치 선을 긋는 등 ‘친박 인사’들에 대해선 철저히 공천 불가 방침을 고수할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박상헌 정치평론가는 “6·13 지방선거는 문재인 정부의 중간 평가인데, 여권에 여러 가지 악재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큰 흐름에서 한국당이 반등할 수 있는 모멘텀이 없다고 본다”면서 “5년 단임제에서 상반기에 치러지는 선거는 문재인 정부가 유리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정의당에선 자천타전 서울시장 후보로 꾸준히 이름을 올려온 심상정·노회찬 의원의 출마 가능성이 거론된다. 하지만 의석수가 적은 정당(6석)이라는 현실이 장점이자 단점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거대 정당에 맞서 과감히 승부수를 던져야 하는 것이 군소정당의 숙명이라지만, 경선을 거쳐 본선에서 선거 준비에 돌입할 경우 의원직 사퇴를 해야 한다는 점이 고민거리다.

낙선할 경우, 지방선거 이후 당의 입지를 스스로 좁히는 결과를 가져온다는 것이다. 물론 이는 정의당뿐만 아니라 모든 원내 정당이 숙고해야 할 문제다.

민주평화당은 ‘호남당’이라는 이미지 개선 작업이 우선이라는 목소리가 크다.

쉽게 말해 이른바 ‘전국정당’을 위해선 호남은 물론 수도권에도 후보를 내야 하지만, 민주당에 압도적인 지지를 보내고 있는 호남민심에 기대고 있는 민평당의 구조적인 한계는 지방선거에서의 선전을 벌써부터 회의적으로 보는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유창선 정치평론가는 “민주평화당이 (국민의당에서) 따로 나왔지만 호남 지역에서의 경쟁구도 변화, 그 정도의 의미이지 전국적으로 봤을 땐 특별히 의미가 있을 것 같진 않다”고 말했다.

  • 박원순 서울시장. 사진=한국아이닷컴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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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시간 : 2018/02/27 09:00:24 수정시간 : 2018/03/01 03:3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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