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대표단 25~27일 방남·美대표단 23~26일 방한…北·美대표단 일정 겹쳐
문재인 대통령, 각각 이방카 만찬과 김영철 만남에서 '북미대화' 당부 관측
북한이 평창 동계올림픽 폐막식(25일)에 맞춰 고위급 대표단을 파견키로 했다고 우리 정부에 22일 알려왔다. 앞서 미국 측에서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장녀인 이방카 트럼프 백악관 선임고문이 대표단장 자격으로 참석키로 했다.
이에 따라 지난 개막식에 불발된 '북미대화'가 폐막식을 계기로 이뤄질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이날 춘추관서 기자들과 만나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을 단장으로 하는 북한 대표단이 25일 방남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에 따르면 북한은 김영철 통일전선부장을 비롯해 앞서 방남한 바 있는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과 수행원 6명을 포함 총 8명을 평창올림픽 폐막식에 파견한다.
대표단은 27일까지 2박3일 일정으로 머무를 예정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문 대통령은 자연스럽게 북한 대표단을 만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표단은 경의선 육로를 통해 방남 할 것이라고 통일부가 전했다.
북한 대표단의 평창올림픽 폐막식 참석 결정에 따라 지금까지 개·폐막식 동시 참석 국가는 현재까지 미국과 북한, 중국으로 확정됐다.
미국 측에서는 이방카 백악관 선임고문이 대표단장 자격으로 23일, 3박4일 일정으로 방한 할 예정이다. 25일부터 26일까지 이틀간은 북한 대표단 일정과 자연스럽게 겹치게 된다. '북미대화' 진전 가능성이 벌써부터 거론되는 이유다.
이방카 고문은 방한 당일인 23일 저녁 문재인 대통령과 청와대에서 만찬을 가질 예정이다. 이날 두 사람의 만남이 주목받는 이유는 문 대통령이 북미대화를 직접 중재할 2라운드로 분석되기 때문이다.
문 대통령은 지난 개막식에서 북한의 통보로 무산됐던 마이크 펜스 미 부통령과 김여정 북한 노동당 제1부부장 회동 중재에 이어 이번에도 트럼프 대통령의 최측근인 이방카 고문을 통해 북미대화를 위한 적극 중재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이 같은 관측에 청와대는 일단 조심스럽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청와대 관계자는 "폐막식을 계기로 북미가 접촉할 계획이나 기회는 없을 것"이라면서 "지난번에 만남을 시도했고 그 과정에서 두 나라가 상황 인식을 하고 갔기에 당장 뭘 만들어낸다든지 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관계자는 이어 "양측이 접촉할 상황은 아닌 것으로 본다"면서 "폐막식장에서도 동선이 겹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다만 "북한 대표단이 폐막식 참석 뒤 26일 하루 정도 비는데 이왕 내려온 만큼 남북관계·한반도평화 등을 위한 여러 논의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26일 일정은 아직은 확정된 것은 없다"고 여운을 남겼다.
이 관계자는 북 대표단과 우리 측과의 접촉에 대해선 "비공식 접촉은 있겠지만, 의제를 정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제한 뒤 "(김영철) 통전부장이 우리의 국정원장이니 서훈 국정원장이 카운터파트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북미 간 대화에서 한국이 가운데에 있으니 북한과의 비공식 접촉은 국정원 라인이 가동될 수밖에 없다"면서 "미국도 자연스레 중앙정보국(CIA) 라인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