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합동신문 마무리…드라마 ‘드림하이’ 보면서 한국 사회 동경해 우발적 귀순

지난해 11월 13일 오청성(빨간 원 안)씨가 판문점을 넘어 귀순하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데일리한국 임진영 기자] 지난해 11월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에서 총상을 입고 귀순한 북한군 병사 오청성(24) 씨가 북한에서 한국드라마 ‘드림하이’ 파일을 USB에 저장해 보면서 남한 사회를 동경해온 것으로 밝혀졌다.

11일 정부 관계자에 따르면 국방부와 통일부, 국가정보원 등으로 구성된 정부 합동신문반은 최근 오 씨에 대한 조사를 대부분 마친 것으로 확인됐다.

오 씨는 조사에서 자신이 북한에서 운전병으로 일하는 동안 한국 문화를 접할 기회가 더러 있었고, 특히 '드림하이'와 '동이' 등 한국 드라마를 수시로 시청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진다.

북한에서는 오래전부터 중국을 통해 들어온 외국 영화나 텔레비전 프로그램이 암암리에 유통됐는데, PC가 널리 보급되면서 저장 매체도 과거 DVD에서 최근엔 USB로 바뀌는 추세라고 한다.

다만, 한국 사회를 동경한 오 씨가 탈북을 치밀하게 사전 준비한 정황에 대해선 파악된 바가 없다고 설명했다.

앞서 국정원은 지난 1월 24일 국회 정보위에 출석, “오 씨가 우발적으로 남측으로 내려왔다”며 일부 언론에서 보도한 것처럼 귀순 전 북한에서 사망사고나 범죄에 연루된 사실은 파악되지 않았다"고 보고한 바 있다.

한편, 정부 합동신문 결과 오 씨는 귀순 당시 만취 상태서 판문점을 넘은 것으로 나타났다,

오 씨는 귀순 당일 개성에서 친구 이모 씨와 북한 소주 10여 병을 나눠 마셨고, 이 중 7∼8병을 자신이 혼자 마셨다고 털어놨다. 북한 소주는 알콜 도수가 25도 안팎으로 국내에서 시판되는 일반 소주보다 독한 편이다.

오 씨는 술에 취한 채 "판문점을 구경하러 가자"고 제안했고, 이 씨를 차에 태우고 개성에서 판문점으로 운전해 오던 중 도로 시설물 등에 두 차례 충돌했다.

하지만 오 씨는 정부 합동신문에서 친구 이 씨의 행방이나 탈북 직전의 상황과 관련해선 기억이 안 난다는 말만 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는 오씨에 대한 조사를 마친 결과 거의 대공 혐의점이 없다고 판단, 통일부 산하 북한이탈주민정착지원 사무소(하나원)에서 수개월 간 적응 교육 등을 시킨 후 한국사회에 정착 시킬 방침이다.

이에 대해 한 국정원 고위 관계자는 최근 오씨와 관련, "북한 중요 정보를 가진 인물이 아니다. 오청성과 관련해 더 새롭게 나올 내용도 없다"고 언급한 것으로 알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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