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 리셉션 환영사…"평화씨앗 2.7g 탁구공이 170g 퍽으로 커져"

문재인 대통령이 9일 오후 강원도 용평 블리스힐스테이에서 열린 올림픽 개회식 리셉션에서 올림픽을 계기로 방한한 정상급 외빈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데일리한국 안병용 기자] 문재인 대통령은 9일 각국 정상들이 참석한 평창올림픽 리셉션에서 "우리가 함께하고 있다는 사실 그 자체가 세계 평화를 향해 한 걸음 더 다가갈 소중한 출발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강원도 용평 블리스힐스테이에서 주최한 평창 동계올림픽 사전 리셉션 환영사에서 이같이 밝혔다.

문 대통령은 "남북은 1991년 세계탁구선수권대회에서 단일팀을 구성해 여자단체전에서 우승했다. 2.7g의 작은 공이 평화의 씨앗이 됐다"며 "오늘 평창에서는 올림픽 역사상 최초의 남북 단일팀인 여자아이스하키팀이 출전을 준비하고 있다. 2.7g의 탁구공이 27년 후 170g의 퍽으로 커졌다"고 말했다.

이날 리셉션에는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과 김영남 북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아베 신조 일본 총리,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특별대표인 한정 상무위원 등 각국 정상급을 포함한 국내외 주요 인사 200여명이 참석했다.

문 대통령은 "이 자리에 함께하고 있지만, 세계 각국은 서로 풀어야 할 어려운 문제가 있고 한국도 몇몇 나라와 사이에 해결해야 할 어려운 숙제가 있다"며 "평창올림픽이 아니었다면 한 자리에 있기 어려웠을 분들도 있지만, 우리가 함께하고 있고 함께 선수들을 응원하며 미래를 얘기할 수 있다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여기에는 세계 각국 정상과 지도자들이 함께하고 있고 이 순간 갈등과 대립이 상존하는 지구촌에 이런 스포츠 대회가 있다는 게 얼마나 의미 있고 다행스러운 일인지 깊이 실감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제가 존경하는 한국의 사상가 신영복 선생은 겨울철 옆 사람 체온으로 추위를 이기는 것을 정겹게 일컬어 '원시적 우정이라 했는데, 오늘 우리의 우정이 강원도 추위 속에서 더욱 굳건해 지리라 믿는다"며 "스포츠는 이념·체제·종교·문화 차이를 뛰어넘는 몸·마음·의지의 향연을 펼쳐준다"고 언급했다.

문 대통령은 "여러분 모두 공정하고 아름다운 경쟁을 보게 될 것이며, 한반도 평화의 주인공이 될 것"이라며 "우리 미래세대가 오늘을 기억하고 '평화가 시작된 동계올림픽'이라고 특별하게 기록해주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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