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주민 자발적으로 에너지마을 조성 참여해 현재 80개 이르러

서울시 전경. 사진=위키백과 제공
[데일리한국 안희민 기자] 서울시의 에너지자립마을이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 2012년 시작한 에너지자립마을은 단순한 에너지절감에서 에너지복지, 도시재생 개념 보급까지 내용이 풍성해졌고, 현재 80개에 이를 정도로 규모도 커졌다. 서울시의 강력한 의지와 노력덕분에 2014년부터 외형뿐 아니라 내용이 실질적으로 강화되는 등 성장세가 뚜렸해졌다.

2014만 해도 에너지자립마을의 초점은 ‘에너지절약’이었다. 이 때 서울시는 에너지자립마을을 ‘에너지절약실천 지원사업’의 일환으로 다뤘다.

2013~2014년 간 서울시는 시민단체와 공동체를 선발해 30개 사업을 진행해 339회의 에너지절약 캠페인을 수행해 17만1000명에게 알리는 효과를 냈다. 보급한 에너지절약 기기는 멀티탭 1만1255개, 절전 타이머 콘센트 2192개, LED전구 1만3407개였다.

6개의 아파트 단지 6201세대, 31개 교회, 조계사, 10개 원불교 교당, 서울시내 17개 대학교 동아리, 전통시장, 상가와 어린이집 등 주체도 다양했다. 이러한 노력의 결과 전기 사용량을 전년대비 4.86%, 1만3426MWh 줄였다고 밝혔다.

◇ 혹서-혹한때마다 서울시 에너지자립마을 돋보여

사람들이 힘들어 하는 혹서와 혹한은 역으로 에너지자립마을의 위상을 높이는 촉매제가 됐다. 유난히 더웠던 2015년 여름, 에너지자립마을은 찜통더위의 어려움을 한발자국 비켜갔다. 3000세대 규모의 서울의 모 아파트는 8월 전기사용량이 전월대비 19.5% 증가하며 전기요금이 55% 증가하는 등 곤욕을 치렀다.

반면 2000세대 규모의 석관두산 에너지자립마을의 경우 8월 전기 사용량이 전월대비 16.9% 증가했지만 전기요금 증가율은 22.5%에 그쳤다.

전기요금 절감은 석관두산 에너지자립마을에만 국한되지 않았다. 신대방 현대푸르미, 제기이수브라운스톤, 금호대우 에너지자립마을의 2015년 전기료 지출폭이 줄어들어 에너지자립마을 사업을 시작하기 전보다 23~29% 절감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성과를 알아본 서울시는 2016년 에너지자립마을을 55개소로 확대한다고 발표했다.

사업 5년차인 2016년엔 이미 35개소의 에너지자립마을을 건설됐다. 이들 35개 마을은 2014년 대비 2015년 평균 4.2%의 에너지절감, 주택태양광발전기 41대와 베란다형 미니태양광발저기 284대를 설치하는 성과를 냈다. 에너지자립마을의 성과를 지켜본 서울시는 에너지자립마을을 건설하려는 주민들을 3년간 지원하는 공동체 조성 사업에 나섰다.

이를 위해 에너지자립마을로 새로 육성돼 마을에 최대 1000만원을 지원하며 대상도 에너지자립마을에 대해 관심 있는 3인 이상 주민모임, 비영리민간단체, 비영리법인, 사회적협동조합으로 확대했다.

◇ 2017년 서울시 에너지자립마을, 에너지절감에서 에너지복지, 도시재생 ‘진화’

서울시의 에너지자립마을 조성 노력은 2017년 한번 더 도약한다. 2017년엔 75개로 전년보다 20개가 늘었다. 게다가 2018년까지 100개로 늘리겠다는 사자후를 토했다. 지원금은 800만원으로 소폭 줄었지만 선례를 바탕으로 다양한 에너지생산이 모색됐다.

태양광뿐 아니라 주택용 열병합발전 보일러, 지능형전력계량시스템, 펠릿난로, 쿨루프 시공, 스마트그리드, 국민DR 실험이 에너지자립마을에서 이뤄졌다.

2017년의 에너지자립마을은 성과를 이웃과 나누는 성숙함도 보여줬다. 주민들이 에너지를 아껴 절약한 금액 966만원을 서울에너지복지시민기금에 기부해 에너지빈곤층 돕기에 나섰다. 여기에 참여한 마을은 동대문구 제기이수브라운스톤, 성동구의 성내코오롱아파트, 십자성마을, 동작구 신대방동의 현대아파트다.

2017년의 서울시 에너지자립마을의 성장은 에너지복지 실천에 머물지 않았다. 때마침 전자통신업계에서 보급하기 시작한 사물인터넷 열풍을 에너지자립마을에 어떻게 결합할지 진지하게 고민했고 에너지절감을 넘어 생산까지 넘보는 ‘에너지제로마을’이 준공됐기 때문이다.

서울시는 4월 에너지자립마을 성과와 발전방향 모색 토론회에서 서울시 미니태양광 보급과 DIY 사업, 사물인터넷(IoT) 기술을 통한 새로운 에너지 수요관리 사업 현황 등을 공유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사물인터넷은 무선통신(Wi-Fi)를 통해 집 밖에서도 집안의 전력 및 가스 등 에너지 사용량 측정, 냉장고, 세탁기, 에어컨 등 가전기기 개별 전력사용량 측정 등이 가능하다. 캠코더를 통해 24시간 집 내부의 상태를 파악할 수 있고 동시에 불필요한 전원을 제어할 수 있다.

미니태양광 보급과 DIY 사업은 서울시의 또다른 성과였다. 규모가 작은 건물 지붕에도 미니태양광을 설치해 전기료 절감혜택을 누리고 공동주택(아파트) 베란다에도 태양광발전설비를 내걸어 ‘숨어있는’, ‘틈새’ 전기요금 절약을 실천했다.

7월엔 서울시는 에너지자립마을 2회 신산업 포럼을 개최해 시민드링 에너지 미래 트렌드를 주도적으로 이끌어 갈 수 있도록 사례를 공유했다. 이 포럼은 10월 노원 에너지제로주택단지 완공과 더불어 한번 더 개최됐다.

2017년에 주목할 점이 있다면 서울시가 에너지자립마을을 ‘도시재생’ 개념과 결합했다.

도시재생은 상권 이전 등으로 활기를 잃어버린 지역을 경제적, 예술적으로 리모델링해 다시 온기를 복돋는 작업이다. 미국의 할렘가 재개발, 영국의 석탄도시 재개발 사례에서 찾아볼 수 있는데 서울시도 2017년 서울역 고가도로 재단장 사업 등을 시행하며 개념을 도입했다.

◇ 2018년 1월 현재 서울시 에너지자립마을 80개소로 늘어나...계속 확산 중

이러한 노력의 결과 2018년 2월 현재 서울시의 에너지자립마을은 80개소에 이르고 확장일로를 걷고 있다.

서울시는 에너지자립마을을 지원하고 숫자를 늘리기 위해 지난달 22~24일간 평가대회를 서울시청에서 개최했다.

서울시 에너지자립마을 지원 1~3년차 마을의 성과와 계획 보고에서 새내기 에너지자립마을이 각자의 특성에 맞는 자신들의 경험을 선보였다.

노인인구가 상대적으로 많다는 서대문구 호박골은 지난 3년간 미니태양광발전설비를 250가구 달았다. 전문기관의 손을 거치지 않고 주민이 미니태양광발전설비를 DIY 방식으로 달았다. 공유지에 '빗물저금통'을 24개 설치하고 화단엔 '빗물분수대'를 설치해 빗물을 흘려버리지 않고 모아뒀다가 재활용했다. 특히 빗물분수대는 활동가들이 신안특허를 낼 정도로 출중한 아이디어로 인정바닸다.

관악에코마을은 에너지진단 사업을 중심으로 에너지효율화 사업을 진행했다. 태양광발전을 에너지복지 확산 차원에서 진행하고 특히 마을 도서관 공간을 활용해 에너지절약과 효율화 사업 확산을 도모했다.

에너지강사 양성은 물론 꼬마 지구지킴이 교육, 청소년과 함께하는 태양의 걸음 프로그램은 에너지절감과 효율제고를 후손들에게 전파하는 고귀한 사업이다.

돈의문 센트레빌은 이미 유명한 에너지절약마을이다. 'KBS2 아침이 좋다'는 지상파 방송에 소개됐고 2016년에 에너지자립마을 대상을 수상할 저도로 유명하다.

에너지지킴이, 에너지 사랑방, 태양광발전 설치, 다른 에너지자립마을 견학과 마을 주민과의 교류 등을 진행해 주민 스스로 에너지절약을 생활화했다. 이러한 노력으로 전기를 금액기준 7.4%, 사용량 대비 2.7% 줄이는 성과를 거뒀다.

성내코오롱2차는 3년간 에너지절약 활동을 벌여 전기를 17% 절감했다. 태양광발전설비 설치는 물론 음식물쓰레기를 퇴비로 재활용하고 목재펠릿 등을 활용했다. 이러한 노력으로 주민들간에 에너지 절약이 필수라는 인식이 자리잡았다.

한라비발디아파트는 2017년 에너지자립마을 최우수상을 시상후 에너지절감과 효율화에 대한 주민들의 의식이 달라졌다. 에너지홍보관을 설치하며 내방객을 늘기기 위해 무딘 가정용 칼의 재생(칼갈이) 서비스 등을 함께했다. 일반전구를 LED로 교체하는 사업을 37세대에 벌였고 가정에너지진단 컨설팅을 시행했다. 향후 아파트옥상을 활용해 태양광대여사업을 진행할 계획이다.

광진자양마을을 처음에 광진구 전지역을 대상으로 에너지절감과 효율화활동을 진행했지만 2년차엔 자양동으로 범위를 좁혔다. 현제 에코마일리지에 참여하는 가구는 50가구이며 태양광발전설비를 설치한 가구는 18가구다. 주택창호개선을 이룬 가구는 27가구며 시민참여자가 130명에 이른다. 우리동네 불끄기 작은 음악회 등을 열어 '즐거운 에너지절약'을 실현하고 있다.

서울시는 이러한 노력으로 2018년 주민이 선도하는 에너지자립마을을 100곳으로 확산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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