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출전선수 5명 보장 요구…두 차례 회담거쳐 3명만 출전 합의

단일팀 사령탑은 한국 대표팀 지휘하는 캐나다 출신 새러 머리 감독

2006년 열린 이탈리아 토리노 동계올림픽 개회식 당시 남북이 한반도기를 흔들며 공동입장하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데일리한국 동효정 기자] 2018 평창 동계올림픽 여자 아이스하키 남북 단일팀이 꾸려졌다. 북측은 출전 선수 5명을 보장하라고 요구했으나 우리 대표단은 3명으로 제한하면서 막판까지 순탄치 못 했다. 두 차례 회담을 거쳐 남북은 북한 아이스하키 선수 12명을 우리 팀(23명)에 추가하기로 합의했고 북한 선수는 경기에 3명만 출전하는 것으로 남북은 뜻을 모았다.

지난 20일(현지시간) IOC는 여자 아이스하키 단일팀에 우리 선수 23명과 북한 12명 등 모두 35명을 엔트리로 결정했다. 또 북한 선수단 규모를 선수 22명, 코치를 포함한 임원 24명 등 46명으로 확정했다.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 주재로 남북 대표단이 참석해 열린 ‘남북한 올림픽 참가 회의'는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이끄는 남측 대표단과 김일국 북한 체육상 겸 민족올림픽위원장으로 구성된 북측 대표단이 참석했다. 도 장관과 김 체육상은 합의문에 도장을 찍고 북한의 평창행이 확정됐다.

남북 단일팀을 꾸리는 남과 북의 합의까지는 난항을 겪은 것으로 알려졌다. 대표단 실무 협상에 참여한 김기홍 평창조직위원회 사무차장은 “아이스하키 출전 선수 5명을 보장하라는 북한과 이를 수용하라는 바흐 위원장에 맞서 우리 대표단은 배수진을 치고 3명으로 제한했다”고 밝혔다.

협상에 돌입하자 북한은 5∼6명의 선수를 출전하게 해달라고 요구했고, 바흐 위원장도 이를 수용하라고 우리를 압박했다. 북한선수 1~2명 출전을 예상한 남측 대표단은 수용 불가론을 내세우며 단일팀 논의를 접을 수 있다고 강력 대응했다. 이에 북한 아이스하키 선수 12명이 우리 대표팀에 가세하되 북한 선수는 경기에 3명만 출전하는 것으로 남북은 합의했다. 단일팀 사령탑은 한국 대표팀을 지휘하는 캐나다 출신 새러 머리 감독이 맡는다.

한편 북한은 쇼트트랙 선수 2명 출전권도 보장하라고 요구했다. 2014년부터 북한 쇼트트랙과스키 선수들의 올림픽 출전을 지원해 온 IOC는 국제빙상연맹(ISU)과의 협의로 쇼트트랙 와일드카드 2장을 추가 배정했다.

남과북이 한 팀을 이뤄 경기에 출전하는 건 세번째지만 올림픽과 같은 국제 종합대회에서 단일팀이 참가하는 것은 사상 처음이다. 올림픽 단일팀 구성 노력은 1964년 도쿄 하계올림픽, 1984년 LA 올림픽, 2008년 베이징 올림픽 등을 앞두고 진행된 바 있다. 한반도기를 들고 공동입장을 한 경우는 있으나 단일팀 합의에 이른 것은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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