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2016년 '무혐의처분'으로 사건 종료…문희상측 "명예훼손으로 형사고소"

16일 자유한국당 당사에서 문희상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취업청탁 의혹 폭로 기자회견에 나선 문 의원 처남 김승수씨(오른쪽). 김씨 왼쪽은 이번 기자회견을 주선한 천강정 한국당 의정부갑 당협위원장. 사진=데일리한국
[데일리한국 이정현 기자] 문희상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처남 김승수씨가 16일 문 의원의 대한항공 취업청탁 의혹을 다시 주장하고 나섰다. 김씨는 조양호 대한항공 회장도 자신의 취업 청탁을 직접 지시했다며 관련 증거를 추가로 공개했다.

그러나 앞서 검찰은 문 의원에 대한 형사고발사건에 대한 1년반에 걸친 수사 끝에 2016년 7월8일 김승수씨의 취업 청탁 관련 주장이 모두 허위사실이라면서 불기소처분(무혐의처분) 했다.

이에 문희상 의원 측은 이날 김승수씨에 대해 허위사실에 의한 명예훼손 혐의로 형사고소하겠다고 밝혔다.

김승수씨는 이날 오전 자유한국당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민사 1심에서 문 의원이 조양호 회장에게 취업청탁을 했다는 점이 인정됐음에도 검찰은 납득할 수 없는 이유로 기소 조차 하지 않았다"며 문 의원의 취업청탁 정황을 공개했다.

김씨는 또한 "문 의원이 곧 국회의장 선거에 나간다고 한다"며 "이런 분이 국회의장이 되면 안 되지 않겠나. 벌써 3년 전 일이지만 이제라도 진실을 밝히려고 나선 이유"라고 강조했다.

김씨의 주장에 따르면 문 의원은 자신의 대한항공 취업청탁에 직접 관여했으며 이는 문 의원 부인의 빚 탕감 차원이었다.

앞서 문 의원 부인이자 누나 김양수씨는 지난 2001년 처남 김씨가 소유한 건물을 담보로 돈을 빌렸다가 제때 갚지 못해 같은 해 건물 소유권을 채권자에게 뺐겼다.

이에 건물 임대료를 받지 못하게 된 김씨는 누나 김양수씨에게 문 의원을 통해 대한항공에 납품을 할 수 있게 해달라고 부탁했다. 문 의원과 조 회장은 경복고등학교 선후배 사이다.

그러나 김씨는 대한항공으로부터 납품 대신 취업을 역제안 받았고 2004년 대한항공과 연관된 미국 회사 브릿지 웨어하우스 아이엔씨에 컨설턴트로 취업했다는 설명이다.

김씨는 해당 업체에서 2012년까지 미화 74만7000달러(한화 약 8억원)를 급여 명목으로 받았다. 그러나 김씨는 실제로는 회사에 가지도 않았고 일을 한 적도 없다고 했다.

김씨는 누나 김양수씨가 자신에게 '매형에게 고맙다고 인사하라'고 했으며, 문 의원 집에 찾아가 감사 인사를 할 때 '일은 안하고 돈만 받는' 취업 조건을 상세히 말했다는 점도 피력했다.

김씨는 "문 의원은 제가 일은 하지 않고 돈만 받게 된다는 사실을 분명히 알고 있었다"며 "문 의원은 자신의 빚을 탕감하기 위해 대기업 돈을 갈취한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특히 이날 김씨는 문 의원의 인사청탁 개입 추가 증거를 공개하며 "조양호 회장도 자신은 몰랐던 일이고 밑에서 알아서 한 일이라고 하지만 저는 결정적 증거를 갖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김씨가 '결정적 증거'로 공개한 것은 브릿지 웨어하우스 아이엔씨 대표가 김씨에게 보낸 편지였다.

이는 김씨의 취업에 '조양호 회장의 배려가 있었다'는 내용이었다. 다만 김씨가 이날 공개한 편지는 이미 검찰에 제출된 것으로 알려져 증거로 인정받지는 못한 것으로 보인다.

한편 한국당은 김씨의 이날 기자회견과 직접적인 연계는 없으며 장소 대여차원에서만 협조했다고 선을 그었다.

이날 기자회견은 천강정 한국당 의정부갑 당협위원장의 주선으로 이뤄졌고 천 위원장은 김씨와 함께 회견장에 나섰다. 천 위원장은 6·13 지방선거에서 의정부시장 한국당 후보로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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