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 베이징대 연설…“북핵, 中에도 큰 위협…韓中 평화적 해결 공감”

“양국이 협력한다면 전 세계 4차 산업혁명 미래 함께 그려나갈 수 있을 것”

“일대일로와 ‘신북방정책·신남방정책’ 연계 희망…경제만큼 정치 협력 필요”

문재인 대통령이 15일 오전 중국 베이징대학교를 방문해 '한중 청년의 힘찬 악수, 함께 만드는 번영의 미래'를 주제로 연설하고 있다. 문 대통령의 연설에는 교수와 교직원, 학생 300여명이 참석했다. 사진=연합뉴스
[데일리한국 안병용 기자] 문재인 대통령은 15일 “우리가 원하는 것은 북한과의 대립과 대결이 아니다”면서 “북한이 올바른 선택을 하는 경우 국제사회와 함께 밝은 미래를 제공할 것이라는 것을 다시 한 번 강조한다”고 밝혔다.

중국을 국빈 방문 중인 문 대통령은 이날 베이징대학에서 연설을 통해 “한중 양국은 북한의 핵 보유는 어떠한 경우에도 용인할 수 없으며, 북한의 도발을 막기 위해 강력한 제재와 압박이 필요하다는 확고한 입장을 공유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문 대통령은 “북한은 올해 들어서만 15차례의 탄도미사일을 시험 발사하였고, 6차 핵실험도 감행했다”면서 “특히 최근에 발사한 ICBM급 미사일은 한반도와 동북아를 넘어서서, 세계 평화에 대한 심각한 위협이 되고 있다”고 언급했다.

문 대통령은 또 “북한의 핵과 미사일 문제는 비단 한국만의 문제가 아니다”면서 “북한은 중국과도 이웃하고 있으며, 북한의 핵개발 및 이로 인한 역내 긴장 고조는 한국뿐만 아니라 중국의 평화와 발전에도 큰 위협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문 대통령은 “한중 양국은 한반도에서 전쟁이 재발하는 것은 결코 있어서는 안 되며, 북핵문제는 궁극적으로 대화를 통해 평화적으로 해결되어야 한다는데 대해 깊이 공감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양국이 근대사의 고난을 함께 겪고 극복한 동지로 이번 중국 방문이 이러한 동지적 신의를 바탕으로 관계를 한 차원 더 발전시켜 나가는 출발점이 되길 희망한다”면서 “‘식민제국주의’를 함께 이겨낸 것처럼 지금의 동북아에 닥친 위기를 함께 극복해 나가길 바란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중국에 도착한 13일은 ‘난징대학살’ 80주년 추모일이었다. 한국인들은 중국인들이 겪은 이 고통스러운 사건에 깊은 동질감과 상련의 마음을 가지고 있다”면서 “이 불행했던 역사로 인해 희생되거나 여전히 아픔을 간직한 모든 분들에게 위로의 뜻을 전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러한 불행한 일이 다시는 되풀이 되지 않도록, 우리 모두 과거를 직시하고 성찰하면서 동북아의 새로운 미래의 문, 협력의 문을 더 활짝 열어나가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한반도에서의 평화 정착을 위한 중요한 전기를 맞고 있다”면서 “내년 2월 한국 평창에서 동계올림픽과 패럴림픽이, 2020년에는 일본 동경에서 하계올림픽이, 2022년에는 이곳 북경에서 다음 동계 올림픽이 개최된다”고 언급했다.

문 대통령은 “동북아에서 연속 개최되는 올림픽의 성공을 한반도와 동북아의 평화와 공동 번영을 도모하는 좋은 계기로 만들 것을 제안하고 싶다”면서 “두 달 남은 평창 올림픽이 평화의 올림픽으로 개최될 수 있도록 많은 응원을 해달라”고 당부했다.

그는 “중국은 드론과 VR(가상현실), AI(인공지능) 같은 4차 산업혁명 분야의 중심지이다. 한국의 젊은이들도 ICT 강국의 전통 위에서 4차 산업혁명 분야에서 미래를 찾고 있다”면서 “무한한 잠재력을 가진 양국 젊은이들이 강점을 가지고 있는 분야에서 함께 협력한다면 양국은 전 세계의 4차 산업혁명 지도를 함께 그려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역설했다.

그는 또한 “수교 25년의 역사가 다시 한 번 증명하듯이, 양국은 일방의 번영이 서로에게 도움이 되는 운명공동체의 관계라고 믿는다”면서 “그간 전통적 제조업을 중심으로 이루어져 온 양국간 경제·통상 협력을 ICT, 신재생 에너지, 보건의료, 여성, 개발, 환경 등 다양한 분야로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또 한·중 간 전략적 정책 협력을 확대하는 것이 필요하다”면서 “중국의 일대일로(一帶一路) 정책과 우리 정부가 새롭게 추진하고 있는 ‘신북방정책’과 ‘신남방정책’간의 연계를 희망한다”고 제안했다.

그는 특히 “중국의 ‘소강사회’의 꿈과 한국의 ‘사람중심 경제’ 목표가 서로 일맥상통 한다고 생각한다“면서 ”양국이 정책 목표의 유사성을 기반으로 관계를 발전시켜 나간다면 공동발전을 실현하고 지역평화에 기여하게 될 것이고, 아시아의 발전 더 나아가 인류 공영을 촉진하는 동반자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중국과 한국의 관계가 역지사지하며 서로를 알아주는 관계로 발전하기를 바란다”면서 “양 정상 간, 양 국가 간, 양 국민 간에도 소통을 강화하는 것이 관계 개선을 하는 방법이라고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문 대통령은 “두 나라가 모든 분야에서 마음을 열고 서로의 생각과 목소리에 귀를 기울일 때, 진정성 있는 ‘전략적 소통’이 가능할 것”이라면서 “양국이 긴밀히 소통하고 서로에 대한 이해를 높일 수 있도록 노력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두 나라가 어려움을 극복하고, 평화와 번영의 운명을 함께 만들어 가는 것이야말로 양국 국민 공통의 염원이며, 역사의 큰 흐름이라고 믿는다”면서 “그러기 위해선 양국 간의 경제 협력만큼 정치·안보 분야의 협력을 균형 있게 발전시켜 나가는 노력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25년 전의 수교가 그냥 이루어진 것이 아니듯이, 양국이 함께 열어나갈 새로운 25년도 많은 이들의 노력과 열정을 필요로 한다”면서 “미지의 길을 개척하는 여러분의 도전정신이 중국과 한국의 ‘새로운 시대'를 앞당길 것이라 믿는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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