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아시아 소사이어티' 초청 강연…"트럼프, 글로벌 리더십 복귀하길"

홍콩을 방문한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14일(현지시간) '아시아 소사이어티' 주최 갈라 디너에서 강연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데일리한국 박진우 기자]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북한의 김정은 위원장은 어떠한 국가도 고립된 상태에서 홀로 살아남을 수 없다는 역사의 교훈을 배워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홍콩을 방문중인 반 총장은 14일(현지시간) JW메리어트호텔에서 비영리재단 '아시아 소사이어티'가 주최한 갈라 디너 초청 강연에서 "북한이 핵·미사일 프로그램의 진전을 이루더라도 북한에 돌아오는 것은 고립과 몰락 뿐일 것"이라면서 이같이 북한의 핵 개발 포기를 촉구했다고 연합뉴스가 15일 전했다.

반 전 총장은 이날 북핵 문제를 중동 위기, 지구 온난화와 함께 인류가 직면한 3대 위기로 규정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세계 각국의 지도자들이 '세계 시민' 의식을 가져야 한다고 제안했다.

그는 "각국 지도자는 국민에게서 인기를 얻기 위한 포퓰리즘에 빠져들 것이 아니라, 더 나은 세계를 만들기 위한 세계 시민의 의식을 가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 사진=연합뉴스 자료
반기문 전 총장은 이날 "사람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말이 아닌 행동으로 사람들에게 모범을 보일 수 있는 지도자가 미래를 이끌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군림하려는 지도자, 지배하려는 지도자는 21세기에 적합한 지도자가 결코 아니다"라고 지적한 뒤 이같이 말했다.

그는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파리협약 탈퇴, 예루살렘의 이스라엘 수도 인정 등 '일방적인 외교 정책'도 비판했다.

그는 "지금의 세계는 분열과 고립주의, 갈등과 불안에 휩싸여 있다. 미 트럼프 대통령은 이러한 분열과 갈등을 일으키는 주요 원인의 하나가 되고 있다"고 지적한 뒤 "미국이 진정 세계를 선도하길 원한다면 트럼프 대통령은 '글로벌 리더십'으로 복귀해야 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반 전 총장은 더 나은 세계를 만들기 위해 유엔의 더욱 적극적인 역할이 필요하다고도 강조했다.

그는 "유엔은 지구 온난화, 이란 핵 문제 해결 등에서 각국을 협상 테이블에 앉히고, 각국 지도자의 합의를 끌어낸 위대한 전통을 가지고 있다"면서 "지금이야말로 유엔의 이러한 역할이 필요한 시기"라고 말했다.

그는 "북핵 문제보다 더욱 걱정스러운 것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은 물론 사우디아라비아, 이란, 시리아, 레바논 등이 복잡하게 얽혀있는 중동의 지정학적 위기"라며 "세계 각국과 유엔은 중동 위기를 해결하기 위해 지혜와 힘을 모아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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