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장수 서울시장 '잠룡' 박원순, 국회의원 보궐선거 출마 가능성

추미애·박영선·민병두 등 중진들 '자천타천'…우상호·이인영 등 386계도 언급

野에선 현역 사퇴 부담 없는 '원외' 홍준표·안철수 등 거론하기도

·박원순 서울시장.사진=데일리한국 자료사진.
[데일리한국 안병용 기자] '지방선거의 꽃'은 서울시장 선거다.

서울시장은 지방자치단체장들 가운데 유일하게 국무회의에 참석한다. 대한민국 수도의 장(長) 이라는 상징성을 띠고 있다. 때문에 서울시장 선거는 차기 대선을 노리는 잠룡들의 예비 전장으로 분류되기도 한다.

2018년 제7회 6·13 지방선거가 7개월 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지방선거 압승을 기대하고 있는 여권에서 서울시장 후보자들의 도전장이 하나둘씩 쌓이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의 가장 유력한 서울시장 후보자는 역시 박원순 현 시장이다.

박 시장은 지난 17일자로 '최장수 서울시장' 기록을 세웠다. 박 시장은 2011년 10월27일 제35대 서울시장으로 취임한 이후 2014년 6월4일 지방선거에서 연임에 성공했다. 고건 전 서울시장의 재임기록 2213일을 넘어섰다.

박 시장은 3선 도전 여부를 놓고 고심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비록 중도포기 했지만 대선 경선 레이스까지 도전했던 박 시장의 정치적 무게감을 감안하면 3선 도전이 유력하다는 분석이다.

시민사회운동가와 인권변호사라는 한정된 스펙트럼에 갇혀있던 박원순이라는 인물이 대선에 도전할만한 정치적 비중이 커지게 된 데엔 역시 서울시장 당선이 큰 역할을 했다.

박 시장이 전격적으로 중앙정치무대를 노릴 수도 있다. 여권 잠룡으로서 상대적으로 중앙 조직세가 약하다는 점을 극복하기 위해서다. 역시 지난 대선 경선 레이스를 펼쳤던 안희정 충남도지사가 3선 도전 대신 국회 입성을 노릴 것이라는 전망과 마찬가지다.

박 시장은 지난 16일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여의도 정치에 진출하는 방안은 저의 위상, 저의 문제기도 하지만 서울과 대한민국의 미래도 걸려있는 일이기 때문에 좀 더 고민이 필요하다"며 조심스럽게 말했다.

박 시장이 만일 국회 입성을 노린다면 지난 대선 과정에서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사퇴했던 서울 노원병 지역구 보궐선거를 노릴 수 있다. 내년 지방선거에선 보궐선거가 함께 실시된다.

이 같은 박 시장의 고민에 3선 민병두 민주당 의원은 '링 교체론'을 촉구하고 있다.

서울시장 선거 출마를 공식화한 민병두 의원은 지난 15일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당내에는 박 시장이 다음에 대통령 선거에 나가기 위해선 서울시장 3선에 도전하면 행정가로 비춰진다는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민 의원은 17일에는 "박 시장이 만들어놓은 로드맵은 누가 우리 당에서 서울시장이 되든 다 승계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민 의원은 "도시 재생이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사람 재생"이라면서 "상위 20%의 대학이 한 도시에 모두 모여 있는 것은 전 세계에서 서울이 유일하다. 도시의 청년 창업률이 제일 낮고 실업률이 높다고 하면 사람의 가능성에 투자하지 않은 것"이라고 거듭 박 시장을 향해 견제구를 날렸다.

4선 박영선 민주당 의원 역시 지난 14일 라디오 방송에서 "마음의 준비를 하고 있다"며 서울시장 선거 출마 의지를 적극적으로 피력했다.

박영선 의원은 최근 서울 명소를 돌아보는 '박영선, 서울을 걷다' 프로젝트로 매주 시민들과 스킨십을 늘려가고 있다. 박 의원은 해당 프로젝트에 대해 "서울의 장점을 우리가 너무 무시하고 있었던 것 아닌가라는 생각에서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박영선 의원은 '강연정치'도 이어갈 계획이다.

지난 17일 서울 관악구 서울대학교 캠퍼스에서 '어떤 4차산업혁명 사회인가?'를 주제로 강연한 박 의원은 21일에는 숙명여자대학교 강연이 예정돼 있다. 박 의원은 자신이 가진 정치리더십과 도시경쟁력 강화 방안에 강연의 방점을 두고 초석을 다지고 있다.

민주화 운동을 이끈 386 학생운동 세력의 대표주자들인 민주당 우상호·이인영 의원(이상 3선)도 거론되고 있다.

두 사람은 일종의 '동지적 관계'를 끈끈하게 유지하고 있다. 당 관계자는 "두 사람 중 한 사람이 출마한다면 386계의 '대표 선수'로 출마하는 형태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이외 지난해 20대 총선에서 보수색이 강한 강남에서 24년 만에 민주당 깃발을 꽂은 재선의 전현희 민주당 의원도 언급된다. 전현희 의원은 문재인 대선 캠프에서 직능총괄본부장으로 활약했다.

추미애 당대표도 언급된다. 추 대표는 대한민국 헌정사상 최초의 지역구 5선 여성 국회의원이라는 관록과 경험이 빛난다. 그는 당대표직을 지내며 대중적 인지도를 한껏 끌어올린 상태다. 임기는 내년 8월까지로, 지방선거에 임박해서 출마를 타진할 가능성이 있다.

당 관계자는 "추 대표가 지방선거 출마에 관심이 있는 것은 사실이나, 정권 초기인데다가 대내외적으로 할 일이 많다"면서 "현재로선 말을 아낄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편 야권 서울시장 후보로는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와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황교안 전 국무총리, 홍정욱 전 한나라당 의원 등의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다.

이들은 현역 국회의원이 아닌 '원외' 인사라는 특징을 갖고 있다.

공직선거법상 현역 국회의원이 광역단체장 선거에 출마하기 위해선 선거 30일전까지 사퇴해야 한다. 따라서 현역이 아닌 이들은 정당 의석수가 줄어들 부담이 없는 가운데 출마 할 수 있다.

지난 6회 지방선거에선 선거 출마를 위해 10명의 국회의원이 사퇴해, 절반인 5명만이 당선의 기쁨을 누렸다.

당선된 이들은 전남도지사 선거에 출마한 이낙연과 경기도지사 남경필, 부산시장 서병수, 인천시장 유정복, 울산시장 김기현 등이다.

낙선한 이들은 서울시장에 출마한 정몽준과 경기도지사 김진표, 충북도지사 윤진식, 대전시장 박성효, 광주시장 이용섭 등이다.

문재인 정부 초대 국무총리로 지명 받은 이낙연 총리를 제외한 당선자들은 모두 내년 지방선거에서 재선을 노리는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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