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순병 혼자 지프 타고 MDL 접근, 차 내려 뛰어서 MDL 넘어…이 과정에서 北측 총격

합참 "현재 유엔사 군사정전위에서 상황 조사 중…결과 나오면 소상히 설명 드리겠다"

노재천 합참 공보실장이 14일 오전 서울 용산구 국방부에서 열린 정례브리핑에서 전날 판문점 공동경비구역을 통한 북한군의 귀순과 관련한 질문에 답하고 있다. 오른쪽은 문상균 국방부 대변인. 사진=연합뉴스
[데일리한국 박진우 기자]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을 통해 13일 오후 귀순한 북한군 병사는 혼자 군용 지프를 타고 MDL(군사분계선) 북한측 초소까지 접근한 뒤 차에서 내려 MDL을 넘는 과정에서 수십발의 총격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노재천 합참 공보실장은 14일 오전 서울 용산구 국방부에서 열린 정례브리핑에서 이같이 밝혔다.

노재천 실장은 "이 차량은 MDL(군사분계선) 북한측 초소 인근 배수로에 타이어가 빠졌다. MDL을 넘지 않았다"면서 "이후 귀순병이 차에서 내려서 남쪽으로 도주하는 상황에서 추격조 수명의 총격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유엔군사령부도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이같은 사실을 밝혔다.

노재천 실장은 '귀순병이 MDL을 넘은 상태에서 북한군의 총격이 있었느냐'는 질문에는 "현재 유엔사 군사정전위원회에서 상황을 조사 중에 있기 때문에 결과가 나오면 소상히 설명 드리겠다"며 신중한 입장을 나타냈다.

MDL을 넘은 상태에서 북한군이 총격을 한 것이라면 정전협정 위반이 된다. 또한 JSA 매뉴얼상 우리 군은 응사를 해야 한다. 그러나 당시 우리 군의 응사는 없었고 합참도 이날 "교전 상황은 없었다"고 밝혔다.

이 때문에 'CCTV를 통해 북한 쪽에서 총이 날아와서 귀순병이 총 맞는 상황을 확인했느냐'는 등의 질문이 이어지졌지만 노 실장은 "질문에 대해서는 이해를 하지만 조사결과가 나와야 한다는 부분을 다시 한번 말씀을 드린다"는 원론적인 답변을 이어갔다.

군에 따르면 이 귀순병은 13일 오후 3시15분 MDL을 달려서 넘었다. 이 과정에서 북한군의 총격을 받아 몸 곳곳에 5∼6군데 총상을 입었다.

우리 군은 오후 3시31분 MDL 남쪽 50m 지점에서 쓰러져 낙엽 사이에 들어가 있는 귀순병을 발견했다. 이후 오후 3시56분쯤 우리 군 간부 3명이 포복으로 접근해 이 귀순병을 끌어냈다.

이 귀순병은 즉각 헬기에 실려 오후 4시40분쯤 아주대병원 경기남부권역외상센터에 도착했다.

이후 이국종 교수에게 5시간에 걸친 수술을 받았다. 수술 중 귀순병의 장기 손상이 확인됐다. 병원 측은 귀순병의 상태를 48∼72시간 관찰한 뒤 2차 수술에 들어갈 전망이다.

한편 서욱 합참 작전본부장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국방위원회 업무보고를 통해 "JSA 지역으로 귀순한 북한군 병사를 향해 북한군 4명이 40여발의 사격을 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송영무 국방부 장관은 이날 정진석 의원(자유한국당)이 'JSA에서 북한의 총탄이 우리 쪽으로 넘어온 최초의 사건 아니냐'고 질문하자 "맞다"고 답한 뒤 "유엔사 군사정전위를 통해 북한 측에 적절한 조치를 요구하는 한편 요구가 안 받아들여지면 법적 조치를 하고 성명서를 발표하는 등 조치를 취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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