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용호, 유엔총회 연설차 뉴욕 도착…'로켓맨' 발언에는 "트럼프 보좌진 불쌍"

북한의 리용호 외무상이 제72차 유엔총회 기조연설을 위해 20일(현지시간) 오후 미국 뉴욕의 JFK공항을 통해 입국했다. 그는 기자들의 질문에는 일절 대답하지 않은 채 유엔주재 북한대표부 직원들의 안내를 받으며 뉴욕 시내로 향했다. 사진=연합뉴스
[데일리한국 박진우 기자] 리용호 북한 외무상이 "개들이 짖어도 행렬은 간다"는 북한 속담을 인용하면서 "개 짖는 소리로 우리를 놀라게 하려 생각했다면 그야말로 개꿈"이라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유엔총회 연설을 맞받아쳤다.

제72회 유엔총회 북한대표단 단장으로 미국 뉴욕에 20일(현지시간) 도착한 리용호 외무상은 '로켓맨 발언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는 "트럼프 대통령의 보좌관들이 불쌍하다"고 말했다고 연합뉴스가 보도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19일 유엔총회 연설에서 "미국은 엄청난 힘과 인내가 있지만, 미국과 동맹을 방어해야만 한다면 우리는 북한을 완전히 파괴하는 것 외에 다른 선택이 없을 것"이라고 말폭탄을 쏟아냈다.

그는 "북한은 전 세계의 엄청난 인명을 죽게 할 수 있는 핵과 미사일을 무모하게 추구하고 있다"면서 "미국은 준비돼 있고 의지와 능력도 있지만 이러한 것들이 필요하지 않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미국인 대학생 오토 웜비어, 이복형 김정남 등의 사망을 언급하며 김정은 정권을 '타락한 정권(depraved regime)'으로 규정하고 "로켓맨(김정은)이 자신과 그의 정권에 대해 자살 행위를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리용호 북한 외무상은 20일 오후 뉴욕의 존 F. 케네디(JFK) 공항을 통해 입국하면서 취재진의 질문에 일절 답변하지 않았다. 그러나 숙소인 맨해튼의 한 호텔에 도착해선 작심한듯 입을 열고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을 조롱했다.

한편 리 외무상의 유엔총회 기조연설은 22일 예정돼 있다. 북한 외무상은 지난 2014년부터 매년 기조연설을 해왔다. 리 외무상은 23일에는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과 면담할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리 외무상의 뉴욕 방문을 계기로 북·미 접촉이 이뤄질지도 관심사였으나 트럼프 대통령의 19일 발언으로 가능성은 희박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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