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CIA, 재촉…호주 줄리 비숍 외교부, "실익 없다"며 2013~14년 연속 거부

줄리 비숍(사진) 외교장관이 이끄는 호주 외교부는 평양에 상주 대사관을 개설해 달라는 미국의 요청을 두차례 거부했다. 사진=AP/연합뉴스
[데일리한국 박진우 기자] 미국이 핵심 동맹국인 호주에 2013년과 2014년 두 차례에 걸쳐 평양에 상주 대사관을 개설해 달라고 요청했으나 거부당했다고 18일 연합뉴스가 일간 디 오스트레일리언을 인용해 보도했다.

미국 국무부는 2014년 초 북한에 상주 대사관 개설을 적극적으로 검토해 주도록 호주에 제의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호주는 서울 주재 대사관이 북한 업무까지 담당하면서 필요하면 북한을 방문하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

신문에 따르면 당시 미국 외교 및 정보당국은 북한의 중요한 정보에 접근할 수 없어 심한 좌절감에 빠진 상태였기 때문에 중앙정보국(CIA)의 재촉으로 호주 쪽에 이런 요청을 했다.

당시 토니 애벗 총리가 이끄는 호주 정부는 수용 의사를 갖고 외교부와 여러차례 논의했으나. 결국, 평양에 대사관을 개설하지 않는 쪽으로 결론을 내렸다.

줄리 비숍 외교장관이 이끄는 호주 외교부가 북한에 대사관을 둔 우호국 정부들에게 문의한 결과, 평양 주재 대사들이 북한의 중요한 정책결정론자들을 만날 수 없고 연중 내내 감시를 받고 있다는 매우 부정적인 평가가 나왔다.

또한 북한 대사관의 재개설을 허용해야 하는 점도 호주 외교부는 받아들이기 힘들었다.

북한은 2008년 재정상의 압박 때문에 호주대사관을 스스로 폐쇄했다. 북한은 2013년 초 대사관 재개설 의향을 밝혔으나 호주 정부는 제3차 북핵실험을 이유로 거부했다.

호주 정부는 2013년 노동당의 줄리아 길라드 총리 시절에도 미국으로부터 같은 제안을 받았지만, 외교부의 일관된 입장에 따라 거부한 바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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