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원 적발 가스안전공사-디자인진흥원장 낙마, 참여정부 청와대근무 박원주 실장 중용

한전 발전자회사 남동·남부·서부·중부발전 사장 일괄 사표…“현 정부 운신의 폭 배려“

[데일리한국 안희민 기자]임기가 1년 이상 남아 있는 남동·남부·서부·중부발전 사장이 주무부처인 산업통상자원부에 사표를 제출한 것으로 13일 알려졌다.

이미 동서발전의 경우 김용진 전 사장이 기획재정부 2차관으로 자리를 옮기며 공석이며, 가스공사·디자인진흥원·가스안전공사 사장 자리도 현재 비어있어 앞으로 어떤 인사들이 수장으로 올지 주목된다.

업계 관계자들은 산업통상자원부 산하기관장들이 가까운 시일 내 대폭 물갈이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현재 사장이 공석인 발전사와 가스, 디자인 관계 산하기관의 기관장들과 달리 한국전력의 경우, 조환익 사장이 임기를 마친 후에도 1년이상 임기가 연장된 상태여서 기록을 깨고 재연장이 이뤄질지도 관심사다. 특히 산업부 차관 출신인 조 사장은 한전 뿐 아니라 KOTRA와 한국수출보험공사 CEO 재임시절에도 경영실적이 뛰어나 문재인 정부에서도 새로운 공기관의 CEO로 낙점될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이관섭 한수원 사장의 거취도 설왕설래가 한창이다. 아직 정해진 것은 없는 상황이지만 최소한 신고리 5,6호기 공론화 과정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업계는 공기업 사장 교체의 기준을 ‘문재인 정부와의 코드 연관성’으로 분석하기도 한다.

‘사람이 먼저다’로 요약되는 문재인 대통령의 인사 대원칙 속에서 인사 관련 불미스러운 일로 연루된 공기업 수장들이 잇따라 곤욕을 치르고 있다.

대표적인 예가 박기동 가스안전공사 사장이다.

감사원은 12일 박 사장이 2015년 직원을 채용하며 ‘현장에 적합한 인재 채용’을 명목으로 특정 응시자 이름에 화살표를 표시해 6명의 면접점수 순위를 임의로 변경했다고 공개했다.

박 사장은 뇌물수수 혐의로 구속 중인 상태다. 검찰은 감사원의 수사요청에 딸 채용 비리를 수사하던 중 박 사장이 임원 재직시절인 2013~2014년 직무 관련 업체로부터 수천만원 상당의 금품을 받은 혐의를 포착해 지난 9일 구속했다.

박 사장은 검찰에서 "단순히 친분에 의해 받았을 뿐 전혀 대가성은 없었다"고 주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정래 석유공사 사장도 구설수에 올랐다.

감사원은 김 사장이 취임 직후 자신의 과거 직장과 학교 후배들을 1급 상당 계약직으로 채용하라고 지시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김 사장은 극구 부인하고 있다. 그는 페이스북에 “나의 전문계약직 채용이 잘못됐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사장은 사내 전산망 노조 게시판을 폐쇄하고 조합원들에게 보낸 e메일을 무단 삭제해 울산지방노동위원회로부터 부당노동행위 판정을 받기도 했다. 김 사장은 이 역시도 “잘못된 결정”이라고 반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

정용빈 디자인진흥원장은 김 사장과 달리 감사원의 지적이 있자 사표를 제출했다.

반면 문재인 정부와 코드가 맞는 인사는 중용되고 있다. 최근 에너지자원실장 자리를 꿰찬 박원주 실장이 대표적 사례다.

박 실장은 현역 국회의원인 윤상직 전 산업부 장관시절 대변인을 역임했으며, 이후 주형환 전 장관 시절에도 기획조정실장, 청와대 산업통상자원비서관 등을 지내다 박근혜 정부 말기 다시 청와대 파견을 나간바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비위 사실이 적발되는 사례도 있지만 문재인 정부의 운신 폭을 넓혀주기 위해 발전공기업 사장들이 자발적으로 사표를 냈다는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익명을 요구한 업계 전문가는 “정권이 바뀔 때마다 공기업 사장이 바뀌는 것은 좋지 않는 선례이지만 감사원에 의해 비위사실이 적발되면 어쩔 수 없는 일”이라며 “최근 산업부 산하 기관장의 교체가 현 정권의 전 정권에 대한 보복성 인사로 왜곡되는 일은 없어야 할 것”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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