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명숙 전 총리 "가혹한 2년, 믿어주셔서 감사…새 세상 드디어 만나"

김현 민주당 대변인 "이명박·박근혜 정치보복…검찰개혁 필요성 반증"

한명숙 전 국무총리(사진)가 23일 새벽 경기도 의정부시 고산동 의정부교도소에서 만기 출소하며 노란 풍선을 받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데일리한국 박진우 기자] 한명숙 전 국무총리가 23일 만기출소했다. 그는 "짧지 않았던 2년동안 정말 가혹했던 고통이 있었지만 새로운 세상을 드디어 만나게 됐다"고 말했다.

한 전 총리는 이날 새벽 5시10분쯤 건강한 모습으로 의정부교도소 정문을 나와 지지자들의 축하를 받았다.

그는 "이렇게 캄캄한 이른 아침에 저를 맞아주시기 위해서 의정부까지 멀리서 달려오신 여러분께 말로는 표현할 수 없는 깊은 감사의 말씀부터 드린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그는 "여러분 덕분에 제가 지금 몸과 마음이 건강하고 편안하다"면서 "짧지 않았던 2년동안 정말 가혹했던 고통이 있었지만 새로운 세상을 드디어 만나게 됐다. 여러분께 감사를 드린다"고 말했다.

그는 "저에게 닥쳤던 큰 시련 제가 이겨낼 수 있었던 것은 저의 진심 믿고 한결같이 응원해주시고 한결같이 사랑 주신 수많은 분들 믿음 덕분이었다"면서 "이자리를 빌어 정말 진심으로 그 수많은 분께 정말 감사의 말씀 드린다"고 밝혔다.

그는 "여러분 사랑에 힘입어 앞으로도 당당하게 열심히 살아나가겠다"며 인사말을 마무리한 뒤 측근들과 함께 현장을 떠났다.

이날 만기출소 현장에는 문희상, 이해찬 등 더불어민주당 의원들과 강금실 전 장관 등 한 전 총리의 정치적 동료들과 지지자 100여명이 함께했다.

한명숙 전 국무총리(오른쪽)가 23일 새벽 경기도 의정부시 고산동 의정부교도소에서 만기 출소하며 더불어민주당 우원식 원내대표와 악수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한명숙 전 총리는 2007년 열린우리당 대선 경선을 앞두고 한만호 전 한신건영 대표로부터 9억여원의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기소돼 2015년 8월20일 대법원에서 징역 2년을 선고받았다.

당시 문재인 대통령은 "정말 참담한 심정"이라며 "일련의 사건 판결들을 보면 검찰의 정치화에 이어 법원까지 정치화 됐다는 우려를 금할 수 없다"고 비판한 바 있다.

한 전 총리는 문재인 대통령 당선 소식을 접하고 강기석 노무현재단 상임중앙위원에게 '옥중서신'을 보내 "다시 봄바람이 분다"며 그간의 소회를 밝힌 바 있다.

옥중 서신에서 그는 "소박한 꿈을 가진 보통사람들과 작은 바램을 안고 살아가는 평범한 사람들이 서로 손에 손을 맞잡고 만들어 낸 역사의 봄"이라면서 "이제는 험한 길이어도 바보들이 문재인을 지켜서 망가진 나라를 바로 세워 주세요"라고 당부했다.

한편 더불어민주당 김현 대변인은 이날 서면 브리핑을 통해 "억울한 옥살이에서도 오로지 정권교체만을 염원한 한 전 총리님, 정말 고생 많으셨다"면서 "향후 사법정의가 바로 설 수 있는 나라를 만들어나가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약속드린다"고 밝혔다.

그는 "노무현 전 대통령 추도식 때 추모사를 낭독했다는 이유로 한 전 총리를 향해 이명박정권 하에서 정치보복이 시작됐다"며 "1차 곽영욱 재판 실패 후 박근혜 정권하에서 기어이 징역 2년이라는 선고로 피눈물 나는 고통의 시간을 감내해 온 한 전 총리의 석방에 먼저 죄송함과 미안함부터 전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일부 정치검찰의 무리한 기소는 검찰 개혁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반증"이라면서 "특히 한 전 총리에 대한 2번째 재판은 검찰의 기소독점주의와 더불어 잘못된 재판이라는 점을 만천하에 보여준 사건"이라고 규정했다.

그는 "정치탄압을 기획하고 검찰권을 남용하며 정권에 부화뇌동한 관련자들은 청산돼야 할 적폐세력"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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